한국일보

‘두번째 임신 어떻게 준비하나’

2007-01-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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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런츠’1월호가 알려주는‘두번째 임신 어떻게 준비하나’

둘째 낳기전 큰 아이 마음 다독여라

인생에는 피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독차지하고 싶은 애정과 관심을 그 누구와 나누어야만 하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부모의 사랑을 독점하던 첫째들은 그래서 동생이 태어나면 갑자기 말을 더듬기도 하고 떼었던 젖병을 다시 찾기도 하고 밤에 침대를 적시는 야뇨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심한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진통과정이다. 이런 고통을 겪고나면 마음이 자라고 영이 영글게 된다. 두 번째 임신, 모든 임신은 그 나름대로의 독특함을 지니고 있지만 두 번째 임신은 큰 아이의 마음까지 다독여야 한다는 점에서 엄마에게는 더 깊은 강이다. 두 번째 임신이 첫 번의 것과 어떻게 다르며 무엇을 더 챙겨야 하는지 페어런츠 1월호가 질의응답으로 다뤘다.


“엄마 뱃속에서 네 동생이 자란단다”
상실감 느끼지않게 자연스럽게 설명해줘야
엄마도 유제품·비타민 섭취해 영양 챙기길

Q> 지난번 임신 때 3개월 동안 매일 아침 토했습니다. 입덧이지요. 이번에도 입덧을 하게 될까요 ? 그리고 이를 큰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요?
A> 임신한 여성의 70%가 임신 첫 3개월 동안 입덧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더 심하지요. 첫 번 임신에서 입덧을 경험했다면 두 번째 임신 때도 입덧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입덧은 약점이 아니라 현상입니다. 고민스러운 지점이지만 아이에게는 유머러스하게 해석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엄마 스스로도 이를 하나의 지나가는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Q> 첫 번 임신 때는 영양에 신중하게 신경을 썼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가 먹다 남긴 샌드위치 조각이나 먹고 지낼 정도로 무신경합니다. 그래도 괜찮은지요?
A> 괜찮지 않습니다. 첫 번 임신으로 이미 몸에 축적되어 있던 영양소가 다 소진되었습니다. 특히 큰 아이를 낳은 지 채 1년이 안되어서 임신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 철분이 풍부한 붉은살 고기를 충분히 먹고 칼슘과 인, 비타민 D 섭취를 위해서 적어도 유제품을 하루 3번은 먹어줘야 합니다. 에너지를 위해 도정되지 않는 통곡류와 과일도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임산부용 비타민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겠지요.

Q> 처음보다 태동을 더 빨리 느낄 수 있는지요?
A> LA의 산부인과 의사 앤 홉스테터에 의하면 두 번째 임신은 14주면 태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태아가 첫 번보다 더 빨리 성장해서가 아니라 엄마의 인지력이 더 예민해졌기 때문입니다. 또 배도 첫 번 아기 때보다 더 일찍 불러옵니다. 이는 근육이 첫 임신 때 한번 확장됐었기 때문에 쉽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첫 아기는 임신 5개월쯤 직장에서 임신사실을 공표해도 되지만 두 번째 임신은 3개월 정도면 표시가 나므로 일찍 공표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Q> 첫 번 임신 때보다 몸무게가 더 불어날까요?
A> 두 번째 임신이 몸무게가 더 나간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임신 전 몸무게에 임신으로 불어난 몸무게가 완전히 빠지기 전에 두 번째 임신을 하면 체중이 더 나갈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를 가진 엄마는 운동할 시간이나 여력이 별로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 10분만 걸어도 아무 운동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Q> 두 번째 아이를 가진 몸으로 무거운 토들러인 첫 아이를 들어 올리며 안아줘도 됩니까?
A> 정상임신이라면 아이를 들어 올려도 됩니다. 그러나 조심은 해야 합니다. 임신으로 체중의 무게중심이 변했기 때문에 균형을 잘 잡지 않으면 아이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산 경험이 있거나 쌍둥이를 임신하는 등 평범한 임신이 아니라면 의사와 상의해서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Q> 분만 과정이 첫 번보다 쉬울까요?
A> 첫 아이를 자연분만 했다면 분만과정이 더 쉽고 빠를 수 있습니다. 만약 제왕절개를 했다면 이번에도 제왕절개의 확률이 높습니다.


Q> 첫 아이에게 아직 모유를 먹이고 있는 도중 두 번째 아이를 가졌습니다. 첫아이에게 수유를 계속해도 되는지요?
A> 임신이 모유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임신 중이면 분비되는 양이 줄고 모유가 짜질 수 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제인 모턴 의사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두 번째 임신 중에 모유를 먹는 큰 아이들이 더 칭얼대고 짜증을 냅니다. 엄마에게 힘든 부분의 하나입니다.

Q> 두번째 아이도 첫 번 아이만큼 사랑하게 될까요?
A> “첫 아이에게 흠뻑 빠져 있는데 두 번째 아이에게 정이 갈까” 라고 은근히 걱정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아이마다 각자 독특하고 다른 타입의 애정과 관심을 필요로 합니다. 사랑은 능력이라기보다는 감정입니다. 아이 모두 각기 나름대로의 사랑스런 고유 모습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동생이 태어난단다” 늦게 알릴수록 좋아
신생아실 투어 함께 하면 도움

큰 아이에게 동생이 태어날 것이라고 언제 말해줘야 할까?
서두르지 말라고 페어런츠지 고문 아리 브라운 의사는 말한다. 아직 정확한 시간개념이 없는 토들러나 프리스쿨러들에게 9개월은 영원과 같은 개념이므로 어리면 어릴수록 늦게 뉴스를 전하는 것이 좋다는 것.
동생을 보게 될 것에 관해 큰 아이에게 해야할 것과 삼가야할 것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사실을 말한다
“엄마 뱃속에서 아기가 자라고 있단다. 충분히 자라면 세상으로 나와서 우리 가족이 될거야”라고 진실을 알려준다. 황새가 아기를 가지고 온다는 식의 동화식 얘기는 이제 큰 아이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간단하게 설명한다
“아기가 충분히 컸단다. 나올 준비가 되면 아기가 엄마에게 알려줄거야” 정도면 충분하다. 분만과정을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해줄 필요까지는 없다. 그건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7학년에 ‘건강’ 과목을 통해 배우게 된다.
◆병원 신생아실 투어를 큰 아이와 함께 해 본다
분만 후 병원에 있을 때 큰 아이가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분만대기실이나 회복실, 신생아실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큰 아이에게 이제 빅보이가 됐으니 동생을 위해 크립을 내놓으라는 식의 압력은 가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큰 아이는 지금 약간의 혼돈과 전환기에 놓여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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