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석이야기 유색 보석 토르말린

2007-01-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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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투명한 보석에 짓눌려 있던 유색 보석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많이 알고 있던 big three(루비, 에메랄드, 사파이어)가 아닌 다소 이름도 생소한 그린 토르말린, 루벌 라이트, 쿤자이트, 블루 지르콘, 칼세도니, 문스톤 등이 특유의 아름다운 컬러와 합리적인 가격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보석들이 각광을 받게 된 이유는 크기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more stone, less metal-큼직큼직한 대담한 느낌의 세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이런 유색 보석을 선호할 뿐만 아니라 보석의 대중화란 측면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그 중 각광받고 있는 토르말린은 그동안 주요 유색 보석의 아류 정도로만 인식되어, 그린 토르말린은 에메랄드와 레드 토르말린은 루비와 블루 토르말린은 블루 사파이어와 흔히 비유되어 왔다.
토르말린은 이집트 전설에 의하면 지구의 중심에서 부터 긴 여행을 할 때 무지개를 지나왔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컬러를 갖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토르말린의 어원인 tura mali는 stone with mixed colors란 뜻으로 다른 어떤 보석도 압도하는 칼라 스펙트럼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gemstone of the rainbow라 불린다.
이렇게 다채로운 컬러를 내는 이유는 작은 혼합물의 차이가 완전히 다른 칼라를 내기 때문인데 토르말린의 트레이드마크는 풍부한 컬러뿐만 아니라 각도, 농도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이는 특징(dichroism)도 있어 여러모로 흥미로운 보석이다.
토르말린은 컬러 변화에 따라 고유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베르데라이트라 불리는 그린 토르말린은 미국시장에서 이미 10대 보석 안에 진입하며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에머랄드와 같은 그린 칼라는 약간의 크롬 때문으로 크롬 토르말린으로도 언급된다. 루비의 사촌 동생 정도로만 인식되어 온 레드 토르말린 즉 루벌 라이트도 비슷한 수준의 인기를 예상하고 있다. 루벌라이트는 자연광에서 뿐만 아니라 인공조명 아래서도 루비 레드 컬러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 만약 빛의 근원에 따라 색이 변한다면 핑크 토르말린으로 불린다. 하지만 블루 토르말린인 인디코라이트는 거의 다이아몬드에 필적할 만큼 비싸기 때문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나 할까. 브라질의 Paraiba에서 발견된 진한 blue-blue green 컬러의 Paraiba 토르말린또한 토르말린 가운데 절대적인 하이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 외 말라위에서 생산되는 선명한 노란색의 Canary 토르말린이 있다. 이런 유색 보석이 최신 트렌드인 요즘 화창한 날씨의 LA와 다양한 컬러 스펙트럼의 토르말린. 참 궁합이 절묘하다. 고대로부터 사랑과 우정을 더 견고하고 오래 지속시켜 주는 마술적 힘, 해로움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수호천사의 힘까지 있다고 믿어져 온 토르말린 어떤 컬러로 하나 키워 볼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볼까나.

메이 김
<젠 보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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