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산책 한인 부동산시장, ‘흑’아니면 ‘백’인가?

2007-01-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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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미 전역의 주택판매량 감소율이 전년도 대비 약 15~40% 정도가 낮아진 반면에, 남가주 지역의 한인 주택시장 판매량 감소율은 대략 85~95% 정도에 이르고 있어 한인들의 주택 판매량이 타민족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미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상태라고는 하나, 각 지역에 따라 판매량이 차등적으로 감소된 것 외에는 적어도 전년도 대비 50~60% 이상의 판매량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어서, 남가주 한인 주택시장의 주택 판매율이 5~15% 정도에 불과한 것은 다소 의아한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LA 주변 도시들의 타민족 주택시장은 꾸준히 움직이고 있으나 한인들의 주택시장은 완전히 침체되어 있는 상황으로써, 중국인 주택시장이나 히스패닉 시장, 그리고 미국인의 주택시장들은 한인 주택시장의 침묵적인 매매 활동에 비하면 활발한 모습으로까지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인 주택시장의 움직임이 타민족들에 비해 유독 이렇게 조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모’가 아니면 ‘도’, ‘흑’이 아니면 ‘백’에 속하려는 경향의 민감한 특성에 의해 마켓의 둔화 움직임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지난해 연초를 기점으로 ‘올인’에서 ‘올아웃’으로 마음을 돌렸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타민족들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우리와 같이 ‘흑’과 ‘백’으로 선명히 갈라지는 움직임은 안보이고 있다.
그들에게는 핑크색이나 그린색도 있고, 회색이나 노란색깔의 매매 상황들이 골고루 섞여 있어 필요에 따라 일년내내 꾸준히 움직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 한인들에게는 한쪽으로 치우치는 성향이 강하다는 뜻인데, 물론 피부에 닿아 오는 짜릿한 감정을 소유하고, 또 생각하나로 앓아누울 수 있을 만큼의 감성도 풍부하여 돌아가는 세상의 분위기를 빠르게 감지하는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려될 만큼 지나치게 움츠리는 경향으로 치달아 안타까울 때도 많은 것이다. 그것이 뚝심이고 통찰의 판단력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말이다.
지난 90년 초~중반에도 미국의 부동산시장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던 한인들의 대다수는, 그 이후 98~99년 상승시기에서도 “곧 무너질지 모른다”는 심증을 갖고 버티고 버티다 어느 정도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2002~3년 후에야 뒤늦게 부동산구매에 집중적으로 달려들어 주택경기의 마지막 불씨를 지피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이제 막 시작하는 2007년 한해의 주택시장, 이자율은 여전히 낮게 유지될 것이고, 마켓은 바이어스 마켓이 될 것이며, 매물은 다양하게 쌓일 것이 분명하나 주택가격은 지난해와 같거나 살짝 내리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각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불확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2007년에는 각자의 상황과 처지에 맞게 자신만의 다양한 색깔로 주택시장에 대처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각자의 ‘몫’에 너무 강박되지도 말고, 또 지나치게 ‘흑’과 ‘백’ 어느 한편에도 휩쓸리는 일이 없이 여유 있고 특징 있는 2007년의 멋진 그림을 만들자.
(909)641-8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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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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