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게임의 규칙’ (Rules of the Game)

2006-12-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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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발발전 프랑스
아둔한 특권층 스토리

로맨틱한 사랑의 부침 그린 희비극

‘시민 케인’과 함께 역대 영화중 최고작

영화비평가와 학자들에 의해 ‘시민 케인’과 함께 역대 영화 중 최고로 꼽히는 프랑스의 인본주의적 감독 장 르놔르의 1939년작. 2차대전 2개월 전 개봉되면서 전쟁을 예고한 통찰력을 보여준 작품이다. ‘
관객들이 보다 덜 고독을 느끼게 하기 위해 영화를 만든다’는 르놔르의 이 영화는 세월과 무관하게 시의에 맞고 또 영향력 있는 작품이다. 복원판으로 흑백.
앙상블 캐스트가 나오는 영화는 로맨틱한 사랑의 부침과 프랑스를 전쟁의 심연으로 몰아넣는 아둔한 특권층에 관한 희비극이다. 스타일이 물 흐르듯 유연한 걸작으로 필견의 명화다.
멋쟁이 비행사 앙드레가 대담무쌍한 비행을 마치고 르 부르제 공항에 도착하면서 군중들의 환영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장면은 영화가 나오기 10여년 전 대서양 단독비행에 성공한 찰스 린드버그에 대한 환영을 연상시킨다. 앙드레는 자기가 사랑하는 아름다운 귀부인 크리스틴의 독려로 비행을 한 것인데 크리스틴도 앙드레의 사랑에 마음이 이끌린다. 크리스틴의 남편 로베르는 아내를 방치하고 정부 즈느비에브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
한편 앙드레는 자기 친구로 크리스틴을 오래 전부터 잘 알면서 멀리서 그녀를 사모하고 있는 덩지 크고 구겨진 옷을 입고 다니는 옥타브(르놔르 자신이 나온다)에게 로베르의 사냥터 솔로뉴에 있는 성에서 있을 파티에 자기도 포함시켜 달라고 당부한다.
온갖 사람들이 모여든 성과 사냥터에서 잔인한 토끼 사냥과 아마추어 연극이 공연되면서 성은 서로 상충되고 또 혼란스런 감정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리고 로베르는 뒤늦게 자기가 아내를 진짜로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으나 크리스틴은 앙드레와 옥타브에 대한 감정과 겨루느라 정신이 없다.
여기에 크리스틴의 하녀는 남편의 질투심에 불을 댕기기 위해 성의 남자 하인에게 추파를 던지는 등 처음에는 게임의 규칙을 지키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규칙을 완전히 무시한다. 1월4일까지 뉴아트 (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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