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해 상차림‘한해의 소망’기원을 담아

2006-12-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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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야 양력설보다 음력설을 주로 세지만, 특별한 상차림 하나 없이 새해를 맞이하기는 왠지 허전하다. 음식 차림에 유난히 민감한 한인들은 절기마다 특별한 상차림을 즐기는데, 새해에는 설 상차림을 뺄 수는 없다. 미국에서는 그리 많지 않지만 예로부터 설과 추석에는 조상들의 넋을 기리는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이 전통이다. 그러나 주부들 입장에서는 수십 번을 차려도 헷갈리고 일 많은 차례상 차리기란 적잖은 스트레스라 하겠다. 지역마다, 집안마다 차리는 법도 다르므로 각자 집안에서 내려오는 방식에 맞춰, 조상을 추모하는데 어느 차례상에서나 공통적인 점은 바로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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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후면 대망의 2007년 새해가 밝는다>

물론 기독교인들이 많은 이곳에서는 차례를 지내지 않고 추도 예배로 대처하지만 그래도 손님용으로라도 음식은 준비해야 하는 법. 오순도순 모여앉아 만두 빚고 전 부치며 정성과 온정이 넘치는 우리만의 전통 명절을 꾸며보자.
차례상은 밥과 떡, 탕, 국, 구이요리, 나물요리, 김치, 포, 식혜와 과일 등으로 차리며, 설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이 추가된다. 차례상에는 세 가지 색의 나물(삼색나물)과 세 가지 종류의 전(삼색전), 세 가지 종류의 구이(삼적)를 올리는데, 이 때 나물은 파, 마늘, 참기름 등 향이 강한 양념을 섞지 않는 것이 원칙으로, 재료 본래의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차례상에 올리는 전은 타지 않고 윤기 나게 부치는 것이 포인트인데, 약한 불에 은근히 익혀 색이 선명해야 한다. 3적은 육적, 어적, 그리고 채소로 만드는 소적이나 닭적, 세 가지 구이를 말하며, 양념이나 고명을 얹지 않고 통째로 굽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미주 한인들에게 차례상은 어느새 생소한 개념이 돼 버렸는지 모르겠다. 차례상까지는 아니어도 새해 음식을 즐기며 조상을 기념하고 가족 간의 정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희망찬 새해를 맞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전통 차례상 음식인 삼색나물 중 고사리나물과 삼색전 중 애호박전, 삼적 중 조기적, 새해하면 늘 먹는 떡국 대신, 조금은 색다른 분위기의 토란탕과 디저트인 수정과와 식혜 레서피를 소개한다.


떡국에 삼색나물·삼색전
전통 차례상의 격식 대신
토란탕·호박전‘간소하게’

■토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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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료 : 토란 150g, 쇠고기 300g, 무 100g, 두부 1/4모, 다시마 3장, 어슷 썬 파 1큰술, 다진마늘 1 1/2큰술, 쌀뜨물 3컵, 국간장 1큰술, 물 6컵, 무침양념(다진마늘 1/2큰술, 국간장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 토란은 껍질을 벗겨 소금물로 문질러 씻은 후 찬물에 여러번 헹군다. 작은 것은 그대로 쓰고 큰 것은 2~4쪽으로 쪼갠다. 쌀뜨물을 팔팔 끓여 소금을 넣고 토란을 넣어 삶은 후 찬물에 여러번 헹군다. 쇠고기에 물을 붓고 끓여 육수를 내다 국물이 우러나면 다시마를 넣고 10분정도 더 우린다. 고기와 다시마는 건지고 국물은 체에 받쳐 거른다. 다시마는 먹기 좋게 썰고, 고기는 얄팍하게 썬다. 그릇에 고기와 토란을 넣고 마늘과 국간장, 참기름, 후춧가루를 넣고 살살 무친다. 무는 얄팍하게 나박 썰고, 두부는 비슷한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위의 걸러놓은 맑은 장국에 무를 넣고 끓이다 말갛게 익으면 양념한 고기와 토란, 두부, 다시마, 파를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춰 한 소끔 끓여낸다.

▼토란탕 만드는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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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란 껍질을 벗긴다.
2. 쌀뜨물에 토란을 넣고 삶는다.
3. 쇠고기, 다시마 국물을 만든다.
4. 무 나박 썬다.
5. 고기, 토란을 양념한다.
6. 맑은 장국에 재료 넣고 끓인다.

간소한 차림에도 정성은 듬뿍


■수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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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와 수정과>

재 료 : 생강 100g, 통계피 100g, 곶감 10개, 설탕 2컵, 물 10컵

만들기 : 생강은 껍질을 벗겨서 얇게 저민다. 물을 붓고 은근한 불에서 서서히 끓여 생강물이 충분히 우러나면 고운체에 거른다. 통계피는 씻은 후 은근한 불에서 서서히 끓여 고운 체에 거른 후 위의 생강물과 합쳐 설탕을 넣고 끓여 식힌다. 곶감은 꼭지를 떼고 달여 놓은 국물에 곶감을 담가 부드러워지면 그릇에 담고 잣을 띄운다.

■식혜
재 료 : 엿기름 4컵, 멥쌀 3컵, 잣 2큰술, 생강 20g, 설탕 4컵, 물 30컵

만들기 : 엿기름을 미지근한 물에 풀어 두었다 어느 정도 불면 찌꺼기는 체에 걸러내고 그대로 두었다가 윗물은 따라내고 찌꺼기는 버린다. 멥쌀은 고슬고슬하게 밥을 지어 뜨거운 밥에 엿기름물을 섞고 고루 저어 보온밥통에 담가 화씨 120~140도의 따뜻한 온도에서 5시간 정도 두어 밥알이 삭아서 떠오르면 밥알을 건져 냉수에 말끔히 헹군 뒤 냉수에 담아서 차게 보관한다. 남은 물은 냄비에 옮겨 얇게 썬 생강 조각을 넣고 끓어오르기 전에 거품을 걷고 설탕을 넣어 끓여 차게 식힌다. 식혜 국물과 밥알을 따로 두었다 먹을 때 국물을 담고 밥알 한 스푼과 잣을 띄운다.

■생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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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료 : 참조기 3마리, 굵은 소금 조금, 양념장(국간장 2큰술, 다진파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청주 1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후춧가루 조금)

만들기 : 조기는 비늘을 긁어내고 지느러미를 다듬은 뒤 아가미에 나무 젓가락을 넣고 비틀어 감아가며 내장을 빼낸다. 흐르는 물에 씻은 뒤 등 쪽에 칼집을 넣고 소금을 살짝 뿌렸다가 물기를 닦아낸다. 생선 머리는 왼쪽, 배는 앞쪽을 향하게 접시에 담은 뒤 양념장을 만들어 고루 끼얹고 350도로 예열한 오븐에 20분가량 굽는다.

■고사리 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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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료 : 고사리 400g, 국간장 1큰술, 다진파 1큰술, 깨소금 1큰술, 다진마늘 1/2큰술, 쌀뜨물 적당량, 참기름 2큰술, 쇠고기 육수 1/2컵, 소금 조금

만들기 : 고사리는 쌀뜨물에 불려 그 물에 삶은 후 잠시 두었다가 헹궈 물기를 짠다. 줄기 밑 부분은 다듬어 먹기 좋게 썬다. 고사리는 국간장과 소금, 다진파, 마늘을 넣고 무친 후 팬에 중간 불로 볶는다. 젓가락으로 충분히 볶다가 쇠고기 육수를 붓고 뚜껑을 덮어 익힌다. 마지막에 깨소금과 참기름을 섞는다.

■애호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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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료 : 애호박 1개, 소금 1작은술, 밀가루 1/2컵, 식용유 2컵, 양념장(간장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식초 1/2작은술, 통깨 1/2작은술)

만들기 : 애호박을 1/2인치 두께로 둥글게 썰어 소금을 약간 뿌린다. 애호박에 밀가루를 묻힌 후 나머지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을 한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애호박을 반죽해 놓은 밀가루 반죽으로 옷을 입혀 노릇노릇하게 지져서 양념장과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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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은 밥과 떡, 탕 국, 구이요리, 나물요리, 김치, 포, 식혜와 과일 등으로 차리며, 설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이 추가된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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