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치즈 퐁듀’ 집에서 만들기

2006-12-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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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치즈에‘콕’… 널 찍었어!

3가지 치즈-화이트 와인 녹여‘보글보글’
꼬치에 빵 꿰어 찍어먹는 서양식 샤브샤브
연말연시 파티에 에피타이저로‘안성맞춤’

테이블 위에 버너를 놓고 가열하면서 직접 요리해 먹는 퐁듀(Fondue)는 ‘녹이거나 섞는다’는 뜻으로 치즈와 초컬릿, 눈 덮인 알프스하면 생각나는 스위스의 전통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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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나 연말 파티에 에피타이저로 좋은 치즈 퐁듀>


퐁듀의 종류로는 치즈에 화이트 와인이나 체리 브랜디 같은 소량의 알콜, 마늘, 레몬즙 등을 첨가하여 부드럽게 녹인 후 빵조각을 찍어 먹으며 오이 피클을 곁들이는 치즈퐁듀, 달군 기름에 소고기나 해산물을 익혀서 칠리, 레몬, 머스터드, 타르타르 소스 등 7가지 종류의 소스에 찍어먹는 퐁듀 부르귀뇽, 감칠맛 도는 육수에 육류나 야채를 넣어 익혀먹는 퐁듀 시누아즈 정도가 있고 디저트용으로 녹인 초컬릿에 과일이나 마시멜로를 담가 먹는 초컬릿 퐁듀가 있다.
퐁듀 전문 레스토랑에 간다면 먼저 치즈 퐁듀와 함께 마른 빵, 오이피클을 에피타이저 격으로 맛보고 메인 코스로 기름이나 육수 퐁듀 중에 선택하여 육류의 종류나 해산물을 익혀 먹고 디저트로 초컬릿 퐁듀를 맛볼 수 있다.
지금은 낭만적인 음식으로 여겨지지만 그 기원은 결코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
스위스는 겨울동안 키를 넘는 눈이 쌓이고 바깥출입이 어려워 식량을 조달하기가 불가능할 때를 대비한 비상 식량 개발이 많은 곳이다.
겨울 내내 이렇게 개발되어진 겨울나기용 음식 샘으로 저장해둔 치즈를 녹여서 마른 빵을 촉촉이 적셔 부드럽게 해서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추운 겨울 가족들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즐기는 따뜻하고 부드럽게 녹은 치즈의 그 맛 만큼은 한겨울 추위도 녹여줄 만큼 충분히 사랑스러웠으리라 생각된다.
퐁듀를 먹을 때에는 재미있는 규칙이 있다고 한다. 빵이나 고기 조각이 꼬챙이에 단단히 끼워지지 않아 그만 냄비에 빠지게 되면 남자들은 와인 한병을 벌칙으로 내야하며 여자는 그 횟수만큼의 키스를 허락해야 하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도 이 규칙을 적용해 본다면 먹으면서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 같다.
퐁듀를 만들때는 퐁듀용 냄비와 가열 도구, 꼬챙이, 찍어먹을 음식을 놓을 접시 등이 필요한데 냄비와 가열도구는 10달러 대의 저렴한 포셀린 제품부터 300달러가 넘는 고가의 스텐레스 스틸이나 더치오븐 제품 등의 다양한 종류가 있다.
꼬챙이는 색깔을 달리하여 자기 것을 구분하지만 에피타이저 용으로 많은 수가 필요할 때는 일회용으로 꼬치용 대나무 꼬챙이를 이용하면 무난하다.
치즈 퐁듀에 사용하는 치즈로는 주로 단단한 치즈가 사용되며 지방 함량이 45%가 넘어야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톡쏘는 맛과 진한 향이 특징인 원반형의 그뤼에르(Gruyere)가 치즈 퐁듀로는 가장 많이 이용되며 에멘탈, 아펜젤러, 체다, 구다 등의 치즈도 무난하다.
오래된 치즈일수록 깊고 풍부한 맛과 함께 더욱 크리미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뤼에르를 베이스로 하여 원하는 대로 3가지 정도의 치즈를 섞어서 만들 수도 있는데 스위스, 파마쟌, 크림치즈 등을 섞어 볼 수도 있고 후추, 머스터드, 넛맥, 카이엔 페퍼, 마늘 등의 스파이스를 첨가하여 입맛에 잘 맞는 치즈 퐁듀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치즈 퐁듀에 빼놓을 수 없는 부재료로 화이트 와인을 꼽을 수 있는데 와인이 함유하고 있는 산성도가 치즈를 더 부드럽고 크리미하게 만들어주며 너무 묽어지는 것을 방지해 주므로 좋은 품질의 와인을 쓰도록 하는데 영(young) 와인이 오래된 와인보다 산도가 높아 사용하기에 알맞다.
또 1-2 작은술 정도의 레몬즙을 넣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이고 아이들과 함께 퐁듀를 먹을 계획이라면 와인 대신에 애플사이더를 사용하면 된다. 퐁듀의 묽기 정도는 빵을 넣었다 뺐을 때 부드럽게 덥히면서 올라오는 정도인데 이때 후두둑 떨어질 정도로 묽지는 않아야 한다.
만약 너무 묽게 느껴진다면 곱게 갈아진 치즈를 더 첨가하여 농도를 진하게 하고 너무 끈끈하게 되었다면 따뜻하게 데운 화이트 와인을 조금씩 첨가해 가면서 맞추어주면 된다. 뜨겁기 정도는 먹고 있는 동안에 작은 거품들이 올라올 만큼 데워지면 되는데 이는 결코 너무 뜨겁지 않은 정도이며 먹는 동안에 수시로 빵을 꽂은 꼬챙이로 8자를 그리듯 부드럽게 저어주면 된다.
치즈 퐁듀와 함께 내어놓으면 알맞은 음료로는 샴페인이나 퐁듀에 사용되어진 와인이 가장 좋으며 코냑이나 브랜디도 잘 어울린다. 물론 아이들과 함께라면 애플 사이더나 다른 종류의 과일 맛 주스나 소다도 무난하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파티에서는 에피타이저 역할을 하는 핑거푸드나 분위기를 돋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호스트를 맡았다면 어떤 종류의 에피타이저를 준비할지 고민이 되게 마련인데 겨울이니만큼 로맨틱한 치즈 퐁듀를 에피타이저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에피타이저로서 입맛을 돋우어 줄만한 종류의 야채나 햄 등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녹아내린 치즈에 직접 찍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면 손님들의 먹는 재미를 더해주는 데도 한몫을 할 것이다.

■치즈 퐁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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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스위스 치즈 ½ 파운드 가늘게 채친 것, 그뤼에르 치즈 ½ 파운드 가늘게 채친 것, 전분가루 2큰술, 마늘 1톨, 드라이 화이트 와인 1컵, 레몬즙 1작은술, 머스터드 ½ 작은술, 브라컬리, 컬리플라워, 베이비 당근, 체리 토마토, 프렌치 바케트, 살라미

만들기: 야채와 빵 등 찍어먹을 부재료들을 준비해 둔다. 체리토마토를 제외한 야채들은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색은 살리고 질감은 부드럽게 준비한다.
작은 볼에 치즈와 전분을 잘 섞어 준비해 두고 퐁듀 팟 안쪽으로는 마늘을 칠해서 향을 배이게 해둔다.
퐁듀 팟에 중간 세기의 불을 가열하면서 와인과 레몬즙을 넣어 살짝 끓어오르면 치즈를 넣어 잘 저어주면서 녹인다. 마지막에 머스터드나 넛맥을 넣어준다. 계속 가열하여 약하게 거품이 일며 끓어오르는 상태로 서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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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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