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간요법 ‘아이가 감기·몸살·배앓이 할 때’

2006-12-18 (월)
크게 작게
인간은 정신인 동시에 자동기계다. 온도와 습도가 조금만 안 맞아도 또 과도하게 피곤해도 몸의 면역성이 떨어져 쉽게 감기에 걸리고 몸살에 시달리며 기침하고 열이 나기도 한다. 연말에는 아이나 어른이나 쉼과 일의 리듬이 깨지기 쉽다. 내면세계의 질서와 육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열쇠는 쉼이지만 이맘때면 피할 수 없는 바쁨에 쫓길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면역성이 가장 약한 가족인 어린아이부터 앓기 시작해 온 가족이 돌아가면서 감기라는 ‘겨울 홍역’을 치르기도 한다. 소아과의사들은 자신의 아이가 아플 때 어떤 비방을 처방하고 있을까? 소아과 의사들이 자신의 아이가 감기 몸살, 배앓이에 걸렸을 때 집에서 취하는 민간요법을 페어런츠 12월호가 모아 소개했다.

열 나면 시원하게
수분 공급 충분히

코가 막혔을 땐 그냥 두는 것이 좋고 식염수 드롭으로 스프레이를
기침엔 꿀탄 허벌 티 마시게 하고 물 대용으로 팝시클도 도움


■기침과 목의 통증
기침은 목과 폐의 점액질과 균을 내보내는 역할을 하므로 너무 고통스럽거나 수면을 방해할 정도가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놓아둔다.
△많이 마시게 한다. 목이 말라있으면 기침할 때 더 고통스럽다.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은 허벌 티(herbal tea)에 꿀(1세 미만은 피한다)을 타서 식혀서 마시게 한다. 그러나 오렌지 주스 같은 시트러스 드링크는 목의 염증을 악화시키므로 좋지 않다.
△생각을 약간 바꾼다. 좋아하는 음료는 무엇이든지 준다. 팝시클도 좋은 음료 대용품이다.
△찬물 가습기를 틀어 방안에 수분이 있게 한다.
△감기 사탕인 코프 드롭스(cough drops)가 많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4세미만 아이에게는 목에 걸릴 위험이 있으므로 코프 드롭스의 주성분인 콘 시럽을 반 티스푼 혹은 한 티스푼씩 먹인다. 목안을 코팅 해줘 목이 부드럽게 되는 작용을 해준다.
△기침을 억제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dextromethorphan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도록 한다. 주로 잠자기 전에 사용한다.
△따뜻한 물 한 컵에 소금 한 티스푼을 타서 가글을 시킨다. 목의 통증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
△목이 타는 듯이 아플 때는 Acetaminophen이 도움이 된다. 만약 이게 없으면 앨러지 액체약인 베나드릴(Benadryl)에 맬록스(Maalox)를 체리맛 나는 것으로 골라서 같은 양으로 섞어 4~6시간 간격으로 1~2티스푼씩 사용한다.(2~4세 어린이는 한 티스푼씩, 5세 이상은 두 티스푼씩) 목에 넣고 1~2분간 이리 저리 굴리다가 뱉어내도 되고 삼켜도 무방하다.

■코 막힘
감기로 코가 막혔을 때는 가능하면 그냥 두는 것이 제일 좋다. 감기 바이러스는 대부분 코에서 기거하고 정상체온에서 제일 많이 번성하므로 코가 막히는 것은 코 내부의 온도를 올려 바이러스 번식을 막고자 하는 몸 스스로의 방어기제이다. 따라서 막힌 코를 일부러 뚫어주면 자연적인 치료과정을 연장시키는 우를 범하는 격이며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다. 콧물이 흐르는 것도 균이 가득 찬 점액을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이러한 몸의 방어기재는 우리의 이성보다 한발 앞서 있다.
△점막에 수분을 줘야하기 때문에 음료를 많이 마시게 한다. 우유는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유에 앨러지가 있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괜찮다.
△코에 수분을 주기위해서는 식염수 드롭(saline nose drops)이나 Little Nose나 Ocean같은 스프레이를 사용한다. 아니면 8온스의 미지근한 물에 소금 한 티스푼을 섞어 사용한다. 신생아의 경우는 콧구멍에 각각 드롭을 떨어뜨린 다음 조금 기다렸다가 막힌 코 뚫는 석션 벌브로 안의 물질을 빼낸다. 아기가 이를 싫어하면 드롭을 사용한 다음 아기를 어깨위에 걸치고 재채기를 하게 하면 점액질이 빠져 나온다.
△잠자리에 들기 전 스팀샤워를 시키면 코 안의 점액이 빠져나와 코 안이 시원해진다. 따뜻한 물이 담긴 텁에 아이를 앉혀놓던지 아니면 그냥 김을 코에 들이마시게만 해도 된다.
△점액질이 목에 고이면 기침을 더 많이 하게 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머리는 높게 해서 재운다. 아기는 타월을 2인치 가량 말아서 베개로 사용하고 좀 더 큰 아이는 베개를 30~45도 각도로 평상시보다 약간 높게 해준다.
△코를 너무 많이 풀어서 코가 헐었다면 피트롤리움 젤리를 발라준다.

■열
열이 나서 몸이 뜨거우면 바이러스에게는 생존하거나 번창하기에 좋지 않은 상태가 된다. 따라서 아플 때는 다소 고열에 시달리게 놓아두는 것이 병을 단축시키는 방법이다.
아이들은 화씨 102도까지 체온이 올라가는 것은 견딜 수 있다.
△땀을 흘리면 열이 내려간다고 몸을 더 덥게 해주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열이 나는데 담요로 싸면 아이는 더 불편하다. 기저귀도 풀어주고 방안온도도 상온으로 조절한다. 그래야 아이의 몸이 방안온도에 적응하기 위해 시원해지면서 열이 내려간다.
△미지근한 물에서 아이를 목욕시키면 체온이 내려간다.
△열을 내리게 한다고 알콜로 문질러 주면 절대로 안 된다. 알콜은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데 이는 독소로 변할 수 있다.
△아이가 불편해 하면 acetaminophen이나 ibuprofen을 주도록 한다.
△고열에 시달리다 보면 탈수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탈수증은 두통과 몸살을 동반하고 약의 부작용을 유발시키므로 가능한 한 물과 음료를 충분히 먹인다.

■배앓이(The Stomach Flu)
설사나 구토로 잃은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아이의 위는 아이의 주먹만 한 크기이므로 너무 많은 물을 먹이면 수분의 손실이 더 커지므로 조심한다.
△배가 아프고 설사하고 구토한 후 한동안은 위가 잠잠해질 때까지 아이를 편한 상태로 눕히거나 쉬게 한다. 한참 후에 음료를 천천히 먹이는데 5분이나 10분 간격으로 물 한 테이블스푼이나 잘게 부순 얼음을 주도록 한다.
△물이 제일 좋다. 그러나 아이가 마시지 않으면 게이토레이를 시도해 봐도 괜찮다. 아이에 따라서는 소다도 괜찮기는 하지만 애플이나 포도주스 등 과일주스는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한다. 신생아의 경우 모유나 포뮬러를 못 먹을 상태이면 Pedialyte나 Kaolectrolyte를 권한다. 몸살에는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면 도움이 되고 정상음식을 먹을 수 있을 때는 바나나, 밥, 애플소스, 토스트, 얇은 고기부터 시작해본다.

<정석창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