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빠의 빈자리 가슴아파”

2006-12-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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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기러기 엄마로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엄마들이 이구동성 0순위로 꼽는 것은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해 줄 수 없는 점이다. 참석자들은 “어릴 때는 어린 대로, 사춘기 때는 사춘기인 대로 아버지의 자리가 중요한데 이를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가 채워줄 수는 없다”며 “심지어 아버지의 빈자리가 아이들이 성장해서는 상처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자녀 교육적인 측면에서 유학생활에 만족하는지.
여기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경쟁이 지나치다 못해 가히 살인적이기까지 한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비해 자유롭고 합리적인 교육제도엔 만족도를 표시했지만 언어장벽으로 인해 자녀의 안정적인 학교생활 정착을 도와주는 데서 오는 한계로 힘들어했다. 또 사교육 역시 주류사회든 한인사회든 만만치 않은 점도 이들이 꼽는 힘든 점 중 하나.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지
자녀 때문에 온 만큼 당연히 보람은 아이들에게서 온다. 엄마보다 빨리 적응하고, 도와주지 못해도 알아서 학교생활도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볼 때 엄마들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이들과 가장 큰 문제는
비단 기러기 엄마가 아니더라도 1세 부모들이 겪는 가장 큰 고민인 언어 문제는 기러기 엄마들에게도 큰 문제. 갈수록 한국말을 잊어버리면서 자녀와 대화가 뜸해지는 것을 당연히 1순위로 꼽았다.
▲한국에서 실제 조기 유학 현실은 어떤지.
서울 강남에서 온 엄마들일 수록 조기유학은 이미 한국에선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설명한다. 방학이 가까워 오면 한 반에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어학연수다 조기유학을 떠나는 추세라는 것이 이들의 전언.
한 참석자는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경쟁의식과 비교가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어학연수 한 번 안 보내곤 버틸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다보니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돈 있는 이들이 기러기 엄마를 한다곤 하지만 요즘은 경제적 상황과 상관없이 무작정 날아오는 이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기도 했다.
▲만약 가까운 지인이 기러기 엄마를 하겠다고 하면.
많은 참석자들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 이 질문에 대한 택일은 ‘쌍수 들고 환영하겠는가’와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겠느냐’로 요약할 수 있는데 대부분 적극 말리고 싶다고. 특히 기러기 엄마 연차가 오래된 이들일수록 말리고 싶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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