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설리반의 여행기’

2006-12-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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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랄한 할리웃 풍자, 흑백 코미디
각본가 출신 스터지스 감독의 걸작

신랄한 익살과 미친 듯한 슬랩스틱 그리고 완전히 엉뚱한 플롯을 구사한 각본가 출신의 감독 프레스턴 스터지스의 메시지와 재미를 함께 지닌 1941년작 흑백 걸작 코미디다. 할리웃을 매섭게 풍자하면서 스크린 코미디를 옹호한 영화로 여기서는 보통 때의 슬랩스틱을 자제하고 거의 순전히 단어로 사회 각층을 풍자하고 분석하고 있다.
메이저 스튜디오의 코미디 감독인 설리반(조엘 매크리)이 코미디 대신 사회의식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스튜디오 보스들이 대경실색한다. 그러나 설리반은 소신을 굽히지 않고 홈리스 차림에 괴나리 보따리를 하나 싸들고 세상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보며 경험하겠다면서 길을 나선다. 여기에 동참하는 여자가 실패한 배우로 할리웃에서 퇴출당한 섹시한 금발미녀 베로니카 레이크.
스터지스는 1940~1944년 패라마운트를 위해 7편의 빅히트 코미디를 잇달아 만들었는데 이 영화도 그 중 하나다. 스터지스는 각본가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최초의 할리웃 영화인으로 오스카사상 최초의 각본상 수상자이다. 그는 감독이 되기 위해 자기가 각본을 쓴 ‘위대한 맥긴티’를 단돈 1달러에 패라마운트에 팔고 메가폰을 잡았다.
유니버설은 ‘설리반의 여행’과 함께 그의 걸작 코미디 5편과 드라마 1편을 묶은 DVD 셋 ‘프레스턴 스터지스: 영화 제작자 모음집’(Preston Sturges: The Filmmaker Collection-60달러)을 출시했다.
▲‘위대한 맥긴티’(The Great McGinty·1940)-날건달이 정치 사다리를 타고 올라 주지사까지 된다. ▲‘레이디 이브’(The Lady Eve·1941)-아버지와 함께 사기카드 2인조인 섹시하고 예쁜 여자(바바라 스탠윅)가 어수룩한 양조회사 사장 아들(헨리 폰다)의 껍데기를 벗긴다. ▲‘7월의 크리스마스’(Christmas in July·1940)-광고회사 풍자영화. ▲‘정복자 영웅 만세’(Hail the Conquering Hero·1944)-애국주의 풍자영화. ▲‘팜비치 이야기’(The Palm Beach Story·1942)-아름다운 아내가 빈털터리 발명가 남편을 버리고 플로리다로 줄행랑, 부자 남자의 구애를 받는다. ▲‘위대한 순간’(The Great Moment·1944)-에테르를 마취제로 처음 쓴 의사 월리엄 모튼의 자전적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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