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토랜스 베지테리안 카페 ‘카사 드 트리’

2006-12-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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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계란·버터 없는 채식주의자들의 천국

현미 햄버거·두부 퀴쉬·콩-단팥 바케트 등
동물성 재료 전혀 안쓴 오개닉 메뉴 인기끌어

카사 드 트리를 발견한 순간 “심봤다”를 외치고 말았다. 토랜스에 생긴 오개닉 베지테리안 카페인 이곳에는 ‘안전한’ 빵들이 가득 차 있다. 안전한 빵이라는 말이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모든 종류의 패스트리와 먹음직스런 빵들이 사실은 어떠한 절차를 거쳐 만들어지는지 알고 있는 이들은 이해하리라 싶다.
베지테리안들에게 있어 안전이라 함은 일단 버터와 우유제품이 사용되지 않음을 가리킨다. 베지테리안 뿐만 아니라 베간(vegan)까지도 만족시키는 카페인 셈이다. 심봤다를 외치는 베간들이 이곳 토랜스에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엄청난 양의 버터와 설탕 없이는 만들 수 없는 칼로리 덩어리인 케익이 이곳에는 없다. 디저트를 그림에 떡 보듯이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인공감미료나 흰 설탕 등은 절대로 재료로 대접받을 수 없고, 뿐만 아니라 밀가루에 민감해 소화를 못 시키는 이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도록 많은 종류의 빵이 스펠트 가루로 만들어진다. 식당 측은 모든 (95% 정도)재료는 오개닉을 사용하고 있다고 당당하면서 자신 있게 설명해 준다.
이 곳은 토랜스의 홀푸드 마켓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오개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이기도 한데, 넓은 주방에 밀려 앉을 자리는 그다지 넉넉하지 않지만 편안하게 생긴 소파와 바깥에 자리잡은 3개의 파라솔 밑 자리가 아기자기하게 놓여져 있어 간단한 식사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픈한지 겨우 2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입 소문을 타고 유기농 빵을 구입하러 오는 단골 손님도 생겨났다. 특히 콩과 단팥이 들어간 특이한 바케트 빵(가격은 3.50달러)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단팥빵과 프렌치 스타일의 바케트를 합쳐 놓은 맛인데, 이곳의 성공작 중의 하나라고. 과일과 각종 넛 종류가 아낌없이 들어간 바케트(5.50달러)는 묵직해 거의 영양빵이라 불러야 될 것 같다.
아침 식사는 통밀 팬케이크와 과일, 그리고 커피를 곁들인 세트메뉴가 4.99달러이고, 이외에도 각종 베이글(그린티 베이글과 토마토 베이글이 가장 인기다)이 아침식사로 적당하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메뉴로, 크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두부로 만든 퀴쉬(quiche)가 있다. 퀴시의 종류는 야채종류에 따라 2~3가지. 점심식사에는 2종류의 런치 박스가 준비되는데 큰사이즈는 9.50달러, 작은 사이즈는 7달러다. 런치 박스에는 두부찜 요리와 야채로 만들어진 파스타, 또는 유부밥까지 다양한 종류가 아기자기한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이 같은 음식 이외에도 가장 특이한 것은 파워 햄버거로 불리는 메뉴이다. 현미 쌀로 만들어진 패티(햄버거 번 대신)에 두부, 가지 등을 구워 넣어 만든 바삭바삭한 햄버거인데, 현미밥을 만든 후 이것을 햄버거 빵 모양으로 동그란 게 구워낸 후 여기에 고기대신 두부와 야채를 끼워 넣은 신기한 햄버거로, 카사 드 트리의 가장 특이한 메뉴 중의 하나다.
이와 함께 매일매일 만들어지는 사이드 샐러드와 그린 샐러드가 모두 합쳐 8.50달러다. 샐러드는 매일매일 신선하게 만들어지는데 감자샐러드와 여러 가지 야채가 들어간 샐러드부터 시작해 단호박으로 만들어진 호박 샐러드까지 먹음직스럽다. 일본인 셰프가 주인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각종 일본 음식을 응용한 듯한 샐러드가 깔끔하게 만들어져 진열된 모습이 정갈해 보인다.
또 다른 종류의 샐러드로는 말린 무우로 만든 다이콘 샐러드가 있는데 반드시 먹어봐야 할 아이템이다. 베지테리안들이 단백질을 보충하는데 단연코 사랑받는 세이탄(satan)도 그 중의 한가지. 이외에도 생 무우 샐러드, 빨깐 양배추로 만든 샐러드 등 6가지가 있다. 이 모든 샐러드의 가격은 크기별로 각각 3.50달러, 5.75달러, 6.99달러다. 아보카도와 여러 가지 야채가 들어간 클럽샌드위치는 베지테리안용의 베이컨까지 들어가 클럽 샌드위치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잘 갖춰진 모양을 자랑한다.
식사를 한 후에는 디저트가 기다리고 있는데, 첫번째로 스펠트 가루로 만든 초컬릿 브라우니는 계란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두부로만 만들어졌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브라우니다운 맛이다. 이 외에도 완벽한 모양을 한 딸기 쇼트 케익은 모양만큼이나 맛도 부드러운데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콩으로 만들어진 크림을 사용한다고 한다. 가격은 3.95달러. 다양한 디저트 이외에도 사과 타르트, 피칸파이, 그리고 호박파이는 작은 일인용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3.74~5.75달러다. 주소와 전화번호 2543 Pacific Coast Hwy. Suite E, Torrance, (310)784-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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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으로 만들어진 크림이 들어간 딸기 쇼트 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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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찜 요리와 베지터블로 만들어진 파스타, 또는 유부밥 등 다양한 음식으로 꾸며진 런치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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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신선한 맛의 콩 샐러드>

<글·사진 정은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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