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 들여다보기 할러데이 우울증 (Holiday Blues)

2006-11-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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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바로 길목에 있는 할러데이 시즌이다. 사람들은 각종 축하파티와 사교모임으로 마음이 부산해지고 흥분감으로 들뜨게 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 명절은 기쁨과 흥분이 아니라 우울과 외로움, 긴장과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명절때 나타나는 우울증을 할러데이 블루라고 한다. 명절우울증의 요인은 많다. 체면치레를 위해 신경써야하는 사교모임과 선물샤핑, 찾아오는 손님을 위한 청소와 요리, 마무리져야할 직장일과 방학한 아이들의 스케줄 짜기등으로 스트레스와 피로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상업화된 명절분위기 때문에 자신도 메스컴에서 보여주는 이상적인 명절을 보내야할것 같은 비현실적인 기대감으로, 지나치게 돈을 쓰고, 먹고 마신다. 그래서 이미 빠듯한 경제사정과 건강에 압박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명절과 떼어놓을 수 없는 가족적 의무와 모임도 큰 스트레스 요인이다.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할수 없음에, 어떤 사람은 이혼이나 별거로, 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해의 명절은 더 우울하다.
게다가 나빠진 가족관계가 더 크게 느껴지는 명절모임 때문에 슬픔과 외로움과 죄책감을 느끼게 되며 우울증이 깊어진다. 한편, 관계가 좋지 않은 가족들이 함께 모이게되며 부딪치게 되는 갈등과 분노의 상황때문에 긴장감이 고조되기도한다.
명절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TV에서 묘사하는 이상적인 명절의 모습 그대로 할 필요는 없다는 현실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왠지 꼭 집어서 말할 수 없지만 명절 때는 유쾌하고 재미있고 행복해야 하다는 비현실적 환상때문에 실제 현실을 밋밋하고 별볼일 없다고 느끼게 만들며 실망할 필요없다. 괜히 들뜬 기분으로 자신이 핸들할수 없는 이상의 책임을 스스로에게 부과하지 않도록 하고, 모든 에너지와 의미를 며칠의 명절기간에 다 쏟아 부으며, 정신과 몸을 탕진하며 균형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가족모임에서도 자신의 기대에 못미치는 식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보내는 시간 자체를 의미로 생각하고 피차 사랑과 용납을 보임으로서 갈등을 줄이도록 노력해야한다. 또 씀씀이가 늘어 날수 밖에 없는 명절이지만, 지출도 미리 계획한 한도에서 하도록 해야한다.
의무감에서 하는 비용이 드는 선물을 사기보다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을 하도록 하되, 아이들에게만 선물하고 어른 들끼리는 하지 않는것도 한 방법이다.
많은 경우, 할러데이 블루는 이미 우울증을 앓고있는 사람들이 명절때 더 심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울증은 치료받지 않으면, 조용하지만 치명적으로 깊어지는 심각한 병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엇이든 이웃과 함께 나누며, 만족하고 감사하는 즐거운 축복의 계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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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500-0838

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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