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짓말과 알리바이’(Lies & Alibis)★★★1/2(5개 만점)

2006-11-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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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누명쓴 개과천선 사기꾼
빠른 진행, 앙상블 캐스트 연기 일품

폭력적이면서도 경쾌하고 속도 빠르며 섹시한 거짓과 속임수의 놀이다. 재치 있고 매끈한데 살인과 섹스와 허위와 사기행각이 훌륭한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에 의해 빈틈없고 쏜살같이 진행된다. 옛날 스타일의 교묘한 속임수에 의한 한탕 영화인데 플롯이 배배 꼬여 관객의 호기심을 잔뜩 잡아당겨 놓았다가 마지막에 가서 통쾌하게 풀어진다. 저예산 인디 영화로서는 촬영, 디자인, 음악 등도 모두 좋다.
영화는 처음에 개과천선한 사기꾼 레이 엘리옷(영국배우 스티브 쿠간)이 음성으로 LA의 자기 회사를 관객에게 소개시키면서 시작된다. 그는 회사를 고객의 위험부담을 평가하는 일종의 관리회사라고 소개한다. 이어 레이는 10명의 남편들 중 4명이 부인을 속인다면서 자기 회사의 서비스를 자세히 소개한다(재치 있는 몽타주로 소개되는 이 장면이 재미 있다.) 레이가 하는 일은 외도하는 남편과 아내를 위해 물샐 틈 없는 알리바이를 제공하는 것.
레이가 늘씬하고 섹시한 롤라(레베카 로메인)를 부하 직원으로 고용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레이는 자기의 오래된 고객 로버트(제임스 브롤린)의 부탁을 받고 로버트의 아들로 곧 결혼할 웬델(제임스 마스단)의 외도를 커버해 주기로 한다. 웬델은 결혼하기 전 애인 헤더와 함께 샌타바바라에서 마지막 정사를 즐기려고 도착한다. 그런데 둘이 변태적 섹스를 하다가 헤더가 죽으면서 웬델에게 자기 신분을 빌려준 레이가 살인 혐의를 받게 된다.
곧 이어 헤더의 아버지로 공포의 범죄세계 두목인 모르몬(샘 엘리옷이 겁난다)이 딸의 복수를 위해 암살자들을 풀어 놓는다. 여기에다 과거 웬델의 운전사로 헤더의 또 다른 애인이었던 한니발(존 레구이사모)이 레이를 죽도록 패면서 사실을 불라고 윽박지른다. 그리고 샌타바바라에서 진지한 여형사 브라이스(데비 마자르)가 LA에 도착한다. 마지막 LA의 서쪽에 있는 고급 호텔에서 영화의 모든 인물들이 집결한 가운데 일어나는 사기극 클라이맥스가 기차다. R. 쇼케이스(323-934-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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