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틀도쿄 한인서비스 절실”

2006-11-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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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도쿄 한인서비스 절실”

리틀도쿄 서비스 센터 김홍선(오른쪽) 코디네이터는 앞으로 시작할 한국어 서비스 프로그램에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후원을 요청했다. 왼쪽은 지난여름부터 서비스센터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서희씨.

서비스센터 이중언어 코디네이더 김홍선씨

거주 한인 갈수록 늘어 일본인과 갈등
한달 30여명 상담… 기금마련 시급

“리틀 도쿄내 늘어 가는 한인인구를 위한 서비스가 절실합니다.”
리틀도쿄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한지 8년 째 되는 김홍선(36)씨. 중학교 2학년 때 일본으로 건너 가 그곳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일본통이다.
한국에서 군 복무 후 도미한 뒤 대학원에서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8년 전부터 이곳에서 근무한 그의 직책은 이중언어 서비스 코디네이터다. 주로 김씨를 찾는 상담자는 일본인 1세들이지만 한인들도 한달 평균 30여명이 다녀갈 만큼 한인 상담자 수가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원래 리틀도쿄 서비스센터의 설립 취지는 비단 일본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인종을 아우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설립이래 25년간 센터를 찾는 이들은 지역 특성상, 센터 구성원상 일본인 1세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한인 상담자인 홍선씨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어떻게 알았는지 LA 다운타운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알음알음 찾아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영어가 장벽인 이들이 의뢰하는 것은 공문서나 크레딧 카드 고지서, 이민법 등이지만 한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엔 다양한 ‘신세한탄’들이 쏟아져 나온다.
“리틀 도쿄에 사는 한인 노인들의 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역시 이곳 일본인들도 한인들과 비슷한 연배의 노인들이다 보니 서로간의 갈등이 만만치 않습니다. 한인들은 어찌됐든 일본인들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은데 그 ‘적의 동네’에 와 산다는 것이 스스로에게 자격지심이 들고, 일본 노인들은 여전히 한인들을 ‘조센징’이라 부르며 얕잡아 보다보니 반목과 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수도 없이 접하면서 김씨는 제대로 된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지난여름, 센터 이사회에 한국어 서비스를 제안했다. 그러나 일은 마음만큼 간단하지 않았다.
기금 마련에서부터 인력 확보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했다.
“철들어 한국에서의 제 경험은 군대생활이 전부입니다.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기 위해 했던 선택이었는데 생각지 못했던 힘든 경험이었죠(웃음). 그리고 미국으로 왔고, 일본 커뮤니티에서 일했으니 제가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죠. 그런데 이곳에서 한인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일본에서의 제 경험이 오버랩 됐습니다. 일종의 동병상련이라고 할까요?.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기금도, 인력도 없어 괜히 시작했나 후회될 만큼 힘들 때도 있지만 리틀 도쿄 내 늘어나는 한인 인구를 생각하면 누군가 해야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한국어 서비스는 리틀도쿄 서비스센터가 타인종들에게도 제공하는 소셜 서비스에서부터 상담까지 대부분의 케이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김씨 혼자로서는 역부족. 인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가동시키려면 무엇보다 기금마련이 최우선 과제다.
“현재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기금마련 통로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주로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한인사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한인들을 위한 것인데 한인사회에서도 동참하면 더 뜻깊은 프로그램 운영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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