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달콤… 버터 촉감… 유럽배‘색다른 맛’

2006-11-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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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뿍 든 과즙은 아시안 배가 최고지만
다양한 디저트로 활용 등
유럽산도 먹다보면 그 맛 못잊어

먹음직스럽고 단물이 흐르는 배만큼 우리의 입에 잘 맞는 디저트는 없다. 사각거림과 동시에 한입 베어물 때마다 배물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한국 배만큼 우수한 과일도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배의 역사를 알아보면 우리의 배만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배의 맛에 젖어서 다른 종류의 배를 한번도 맛보지 않았다면 오늘이라도 당장 마켓에 가서 살펴보자. 얼마나 많은 다른 종류의 배들이 마켓을 점유하고 있는지. 그 나름대로 쓰임새가 다양하고 향이 좋은 유럽산 배를 종류별로 알아보고 친해져보는 것도 자연이 준 혜택이 아닐까.
서양 배와 아시안 배 크게 두가지 종류로 구분되는 배는 그리스의 시인 호머가 오디세이(B.C. 8세기경)에서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했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과일이다. 로마시대에는 배의 경작을 장려하고 보급하도록 적극 장려했을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아온 과일임을 자부한다. 그리고 미국에는 일찍이 식민지 개척자들이 자연스럽게 가지고 들어와 경작되기 시작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크게 두가지 종류로 나뉘는 배는 버터같은 촉감을 가진 유러피안 배와 사각거리는 아시안 배가 있다. 한국배에 맛을 들인 이들은 버터같은 맛을 지닌 유럽피안 배를 배 대접도 안하지만 나름대로 그 맛과 향이 있어 이에 맛을 들인 이들은 맛을 잊지 못한다. 유럽산배는 절대 나무에서 달린 채로 익히지 않는다. 나무에서 익히면 그 맛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익기 전에 나무에서 수확한 후 보관하면서 서서히 익힌다. 배에는 천연적으로 솔비톨(인체가 만들어내지 못하는 슈거 알콜)이 들어있기 때문에 익지 않은 배를 많이 먹을 경우 배에 탈이 나는 것이 이 때문이라고 한다. 쉽게 색이 변하는 배는 레몬, 오렌지 또는 라임주스를 문질러 두는 방법도 있고 알콜에 적셔 놓을 수도 있다. 배에는 많은 수분이 함유되어있어 갈증 해소에도 유익하고 천연적으로 많은 비타민C와 섬유질(3%)과 함께 포타시움이 함유되어 있다.

유럽산 배
▲안-주(Anjou or D’Anjou): 옅은 그린색이나 노란 그린색을 지니고 있는 프랑스가 원산지인 배로 천연주스가 많으면서 부드러운 버터같은 촉감을 지닌 대표적인 유럽산배이다.


▲바틀렛(Bartlett or Williams): 연노란색이 나기도 하며 붉은 색을 가진 종류도 있다. 색깔만 다르지 맛은 같다. 이 배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익혀서 먹거나 디저트 만들 때 많이 사용된다. 화이트와인에 포치드한 바틀렛 배는 디저트로 많이 사용되는데 배의 가운데 씨부분을 동그랗게 없앤 배 5개와 레몬주스 2스푼, 1 1/2컵의 드라이한 화이트와인, 설탕 1컵을 냄비에 넣고 배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주면 된다. 그리고 8-10분 정도 약한 불에서 익힌 후 불을 끄고 30분정도 식히고 나서 다양한 디저트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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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크(Bosc): 겉으로 보기에는 아시안 배와 같은 밤색을 지녔지만 모양은 표주박모양을 지니고 있고 다른 유럽산배에 비해 버터같은 촉감은 없고 딱딱한 편이다. 베이킹을 하거나 포칭(poaching)하는 요리에 가장 좋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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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스(comice): 가장 큼직하면서 유럽산배 중에서 가장 달면서도 가장 주스가 많은 종류로 유럽산 배중 가장 우수한 종류이다. 표면이 쉽게 상처나거나 색깔이 변하기 쉽지만 맛은 그에 별로 지장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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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햄(Packham): 호주가 원산지라고 알려진 이 배는 겉이 연두색이 나면서 버터같은 촉감을 지니고 있다. 바틀렛의 사촌정도 되는 교배종으로 알려져 있다.

▲세켈(Seckel): 아시안 배와 유럽산배의 교배종이라 사각거리면서도 조그만 모양을 지니며 무척 단맛을 지니고 있다.

아시안 배
유럽산에 비해 단맛이 약간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많은 즙과 특유의 사각거리는 맛은 절대 유럽산에 비교할 수 없이 맛이 좋다. 보통 3개월에서 6개월까지 냉장보관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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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배: 일본에서 들어와 한국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품종으로 가장 크며 주스가 많지만 너무크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수입되는 대부분의 맛있는 종류들이다.


▲20세기: 가장 인기 있는 아시안 배의 한 종류이고 가장 맛있는 종류로 알려져 있다. 겉 표면에 쉽게 상처가 생기는 단점이 있어 취급하는데 많은 손이 가긴 하지만 최장 6개월까지 냉장보관이 가능하다.

▲사과배: 사과와 배의 중간정도 되는 노란색이 돌고 맛과 향도 사과와 배의 중간정도 되는 맛을 지니고 있다.

▲얄리 배(Ya Li): 모양은 유럽산 배처럼 표주박 모양을 하고 있지만 맛은 사각거리는 아시안 배의 맛을 지니고 있다. 연두색이 나는 표면을 지니고 있고 강한 향이나 맛은 다른 종류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글·사진 정은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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