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고급 화장품 회사인 라프레리(La Prairie)의 고품격 디자인을 주도하는 한국 여성이 있다.김예진(29)씨는 시세이도 아메리카의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와 수석 디자이너를 거쳐 지난 2004년 12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뉴욕에 본사를 둔 라프레리의 아트디렉터로 스카웃 됐다.
김씨는 서울예고 재학중 영국으로 유학, 가톨릭 학교를 졸업 후 파리의 파슨스 스쿨에 입학했다. 딱딱한 바게트 빵으로 점심을 때우며 고생한 1년간의 파리 생활을 접고 더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 97년 LA로 건너와 광고 및 자동차 디자인으로 유명한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rt Center College of Design)에서 광고 디자인을 전공했다.
광고 디자인 분야 최고 전문가들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어릴적부터 보다 넓은 세상을 갈구했던 그는 무작정 뉴욕으로 와 광고회사들을 찾아 다녔다.
2000년 당시 미국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들이 대량감원을 할 때라 갓 졸업한 외국인 여성을 채용하려는 광고회사들이 없어 일할 곳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수 십군데 문을 두들 긴 결과 렌두고우 광고회사에 프리랜서로 취직을 했고 얼마후 세계 4위화장품 회사인 시세이도에 광고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시세이도에서 시니어 디자이너로 발휘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라프레리측이 영주권 스폰서까지 서주며 김씨를 광고 디자인 실장이라 할 수 있는 아트 디렉터로 발탁한 것.디자인 컨셉에서부터 미국내 광고물 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라프레리 포스터와 광고물 제작, 전단지, 홍보물, PR 이벤트 및 교육 자료, 포스터 제작에 이르는 광고 디자인 전반을 총 책임지고 있다.
유명 화장품 회사의 아트 디렉터란 중책을 맡은 와중에도 2004년 주문제작 카드와 초대장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컨설팅도 해주고 관련 프린트물을 제작하는 카드전문 회사 ‘졸리유’(JOLIYOU)를 창업, 운영하고 있다. 직접 디자인한 카드를 제작, 판매까지 1인 다역을 해내며 졸리유를 혼자 운영하고 있지만 훗날 기업 이미지 컨설팅 회사 설립을 꿈꾸는 김씨에게는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의식을 주는 일이다.
졸리유 카드는 모던하면서 고급스런 디자인에 아이디어가 뛰어나 고급 포장지, 카드 등을 파는 케이츠 페이퍼리와 같은 스테이셔너리 부틱에 납품되고 있다. 현재 워싱턴 포스트로부터 ‘최고의 앙상블’이란 극찬을 받은 현악 오케스트라 세종솔로이스트의 로고와 이미지 컨설팅 작업도 이곳에서 진행 중이다.평범함을 거부한 졸리유 카드 디자인를 보면 세계 최고의 화장품 브랜드에서 고품격 광고디자인을 선도하는 김씨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