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카페 ‘지오이아’

2006-11-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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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지오이아’

카페 지오이아를 이끌어 가는 3총사. 왼쪽부터 운영담당 민디 민씨, 맛 담당 대니 정씨, 스타일 담당 아일린 민씨(왼쪽).

카페 ‘지오이아’

편안하면서 캐주얼한 분위기의 카페 지오이아. 부담 없는 점심식사와 맛있는 음료를 즐기기에 딱이다.

동-서양의 맛 ‘믹스 앤 매치’

미·이탈리아·멕시코 요리에 한국 양념 추가
차별화된 맛 내 한인·외국인 입맛 동시 만족

윌셔와 웨스트모어랜드 만나는 곳에 위치한 카페 지오이아에 가면 두 번 놀란다.
은행과 사무실이 들어선 오피스 빌딩 1층이라 언뜻 보기엔 가벼운 샌드위치나 커피 정도만 갖춰놓은 간이 카페테리아 같지만 메뉴를 들여다보면 런치 메뉴 26가지, 샐러드 8가지, 샌드위치 20가지, 햄버거 7가지, 멕시칸 음식 9가지, 아침메뉴 21가지 등 다양한 메뉴에 놀라게 된다. 이 정도면 웬만한 대형식당 수준인데 음식의 종류도 파스타와 샐러드 등 이탈리아 음식과 부리토와 같은 멕시칸 음식, 테리야끼의 퓨전 일식, 햄버거 등 아메리칸 패스트푸드, 게다가 비빔밥, 만두국과 같은 한식까지 갖추고 있다.
두 번째 놀라운 점은 차별화된 맛이다. 자칫 느끼하다고 느낄 수 있는 이탈리안 음식과 아메리칸 패스트푸드도 어떻게 요리했는지 한인들 입맛에 착착 맞는다. 뭔가 다르면서 새로운 맛에 한인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매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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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스페셜 롱 그린 비프 스페셜. 부드러운 소고기와 짭짜름한 소스가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맛의 비결은 색다른 조리법을 가미하는데 있어요. 이탈리안 음식이어도 매운 소스를 만들 때 서양식 파프리카 대신 한국식 고춧가루를 사용해 우리 입에 맞는 맛을 만들어내지요”
카페 지오이아의 셰프이자 업주인 대니 정(33)씨가 밝히는 맛의 비결은 독특한 ‘한국식 재료사용’에 있다. 예를 들어 샐러드에 사용되는 요플레 소스는 일반 플레인 요플레를 사용하면 느끼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양파와 마늘, 오이를 갈아넣어 시원하면서 칼칼한 맛을 더한다. 소고기 요리에도 참기름을 살짝 넣어 고소한 한식 맛을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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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라비올리, 부드러운 닭가슴살, 신선한 샐러드가 어우러진 트리오 치즈와 치킨 라비올리 스페셜.

이처럼 모든 요리에는 대니 정씨만의 독특한 비법이 추가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정씨가 갖춘 탄탄한 요리실력이다. 정씨는 한국에서 제주 하이야트 호텔과 신라호텔, 티지아이 프라이데이 등에서 셰프로 활약했으며, 패사디나 요리 학교에서 서양요리를 공부한 실력파다. 오랜 경험과 훈련에서 우러나온 노하우로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동양의 맛과 서양의 맛의 ‘믹스 앤 매치’를 훌륭히 이끌어 내는 것이다.
정씨와 함께 카페 지오이아를 이끄는 공동업주들은 정씨의 약혼녀인 민디 민(27)씨와 그녀의 동생이자 푸드스타일리스트인 아일린 민(24)씨다. 민디씨는 다양한 요리 자격증을 보유한 실력자로 카페 지오이아의 실제적 경영을 맡고 있으며, 동생 아일린씨는 한국 EBS의 어린이 프로그램과 영화 등에서 활약한 전문 푸드스타일리스트로 떡과 주조사 자격증,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 8개 부문 전문 자격증을 소지한 재능꾼인데, 이들 3인방이 의기투합해 카페 지오이아의 맛과 질,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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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과 양파, 오이를 첨가한 요플레 소스가 얹어진 비프 가리오 랩.

정씨는 매일매일 세 가지 런치 스페셜 메뉴를 만들어 ‘리얼 푸드 디스플레이’(Real Food Display)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같은 메뉴를 내 놓은 적이 없는데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제공되는 런치 스페셜은 이들 3총사가 지난 7월 가게를 인수한 이후 단골손님이 부쩍 늘어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카페 지오이아는 식사 후 디저트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음료수도 갖추고 있다. 특히 갓 볶아서 끓여낸 신선한 커피와 특유의 비법으로 만든 보바 등은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탁월한 향과 맛을 자랑한다.
대니 정 사장은 한편 지난 4월 다운타운에 아르메니안 음식 전문점 ‘카페 힐’(Cafe Hill)을 오픈, 또 다른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정 사장은 언젠가 이탈리안 요리학교 혹은 식당장비 및 음식 도매업을 운영하고 싶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젊음과 열정,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뭉친 3인방이 펼쳐낼 ‘맛있는 질주’는 한 동안 계속될 것 같다.
각종 샐러드 4.50달러~7.50달러, 파스타 6.25~7.00달러, 런치메뉴 3.50달러~6.95달러, 샌드위치 5.50달러~7.50달러, 보바와 각종 음료 2.30~3.50달러.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5시.
3055 Wilshire Blvd. Suite120, LA (213)388-9882

<글 홍지은·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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