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을 담은 ‘가을 꽃차’ 집에서 만들기

2006-11-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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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 잔 속에 향기로운 꽃이 활짝 폈네

바쁜 생활 속에 차 한잔이 주는 여유는 메마름을 적셔주는 단비와도 같다. 삶의 환경이 너무나 기계화되어서 자연 말고는 그 어느 것도 현대인들의 고단함을 치유해 주지 못하는데 특히나 예쁘고 고운 꽃은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향기는 행복한 편안함을 선사해준다. 철마다 피어나는 주변의 예쁜 꽃을 손질해 두었다가 가끔식 꽃차를 즐긴다면 새로운 기운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꽃잎 자체의 영양성분도 그렇지만 향기가 우리 몸에 미치는 이완작용은 매우 신비한데 혈관을 확장시켜주어 현대인의 심한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우울증에도 도움을 준다.
가을에 피는 꽃은 이슬을 맞아서 대부분 독이 완화됐다고 한다. 꽃을 따서 하루정도 이슬을 맞혀 말린다. 가을꽃은 찬이슬을 맞아 향이 강한 것이 많은데 예쁜 색을 보전하고 싶을 때는 약 1%의 소금물에 꽃을 씻어 말리면 색깔이 변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계절별로 색색으로 피어나는 많은 종류의 꽃은 거의 모두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꽃을 얻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직접 정원이나 화분에서 길러 사용하는 것이다. 단 꽃은 영양 덩어리이자 독의 집합체이므로 다량으로 섭취하는 음식이 아니라는 점은 알아두자.

1. 감국차
가을하면 떠오르는 노란 국화, 이슬을 맞으며 기품 있게 피어나는 향이 좋은 국화는 두통, 어지럼증, 스트레스로 인한 머리 압박감과 구취 제거, 불면증, 고혈압, 고지혈증을 개선하는 등 한방약재로도 쓰인다. 차나 샐러드 떡의 재료로 쓰이며 단맛이 강해서 부드러운 맛을 낸다.
▲만들기: 감국을 따서 깨끗이 씻는다. 그늘에 말리거나 동결건조 한다.
▲마시기: 말린 국화꽃 3~5개를 찻잔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 2-3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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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뚱딴지꽃차
언뜻 보면 작은 해바라기처럼 보이는 이 꽃은 야생상태에서도 아주 잘 자란다, 열병에 해열작용을 하고 타박상과 골절상에도 효과가 있다. 차의 맛이 평이하고 순하다.
▲만들기: 꽃을 따서 꽃잎만 따로 떼어 그늘에서 말린다. 마른 꽃잎을 두꺼운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 낸다. 밀폐용기에 넣어서 보관한다.
▲마시기: 꽃잎 3~4개를 찻잔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 1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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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을가재무릇차
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올 때 야산을 붉게 물들이는 가을가재무릇은 상사화라고도 한다. 단풍도 아니면서 짙은 불바다를 이루는 이 꽃은 화려한 왕관처럼 위엄있게 피어난다. 여름을 견디느라 기운이 많이 떨어진 시기에 용기를 주는 꽃이다. 인후나 편도선 붓는 증상에 좋으며 혈당수치를 내리기도 하고 진통작용이 있다. 독성이 강하여 허약자나 임산부는 사용을 피한다.
▲만들기: 꽃무릇을 따서 깨끗이 손질하여 그늘에서 말린다. 바싹 말려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낸다. 밀폐용기에 넣어서 냉장고에 바로 넣어 보관한다.
▲마시기: 말린 무릇꽃 1~2송이를 찻잔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 1~2분간 우려내면 흙색의 찻물이 생기는데 독성이 있으므로 첫물은 따라버리고 두번째부터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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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꽃차
예로부터 떡에 장식으로 얹어 사용하여 식용으로 친근한 꽃이다. 여름의 절정에 피어 가을에 붉은빛이 더욱 선명해지는데 지혈작용을 하여 치질로 인한 출혈이나 기침할 때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 월경과다나 자궁출혈에 좋다, 민간의 처방으로 오십견에도 도움이 된다.
▲만들기: 맨드라미 꽃봉오리를 따서 잘게 찢어 그늘에서 말린다. 말린꽃을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낸다. 밀폐용기에 담아 잘 보관한다.
▲마시기: 꽃 3~4개를 찻잔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어 1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향이 미묘해서 녹차를 조금 섞으면 향이 더 살아난다.
<글·사진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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