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 들여다보기 ‘완벽주의 아이들’

2006-10-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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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perfectionism) 심리장애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완벽한 몸매와 완벽한 얼굴, 완벽한 집, 완벽한 운동기록과 커리어 등을 찬사하는 문화 속에 살기 때문이다, 또 그것에 영향을 받은 부모들이 그 완벽함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기대하며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완벽주의는 양쪽에 날선 칼과 같다. 한쪽 날로는 아이를 공부에는 올 A를 받는, 최고의 운동선수와 음악연주가가 되도록 몰아세우지만, 또 다른 날로는 그렇게 해도 결코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행복한 완벽주의자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완벽주의 아이들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기준을 세워놓고. 아무리 좋은 결과를 성취했다하더라도 만족할 수가 없어 자신들을 벌세운다. 백점을 맞고 엑스트라 포인트를 얻었는데도 여전히 안달하며 스스로를 압박하는 것이다.
완벽주의 아이의 가장 깊은 생각 속에는 “완벽하지 않으면 우리 부모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위협감이 자리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해도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고 믿는 아이들은 종종 우울증, 긴장감, 식사장애, 약물남용과 자살등의 파괴적인 심리적 대가를 치른다.
아이러니한 것은, 완벽주의 아이들은 단지 자신들이 관심있는 분야에서만 완벽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예로, 학교에서 완벽한 아이의 방은 지저분할 수 있고, 운동에 완벽하려는 아이가 학교성적은 신경 안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완벽주의는 골고루 여러 분야에 최선의 성취를 해보려는 건강한 추구라기보다는 스트레스 받는 정신이 한쪽으로 치우쳐 표출되는 강박장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완벽주의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완벽주의적 기대에 못 미치면 냉담과 화를 내는 등 사랑을 거둬가는 행위를 하여 아이의 자긍심을 위축시키지 말아야 한다.
완벽주의에 대한 해독약은 액셀런스(Excellence)이다. 엑셀런스는 성취에 대한 높은 기준이라는 완벽주의가 가지고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완벽주의처럼 성취를 자긍심과 연결시켜, 잘하면 인정해주고 못하면 수치감과 실망감을 안겨주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도록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엑셀런트한 부모는 아이에게 최선의 성취를 추구하도록 격려하되 실패했어도 여전한 사랑과 격려를 해주는 부모이다. 그럴 때 아이들은 완벽주의라는 강박증에서 벗어나 건강한 정신으로 발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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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화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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