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영중인 영화프로

2006-10-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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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시 칙스: 입 닥치고 노래나 해’
(Dixie Chickes: Shut Up and Sing)
★★★★(5개 만점)

시련의 3인조 여성밴드 재기 그린 다큐

2003년 텍사스출신의 여성 3인조 컨트리 밴드 딕시 칙스가 런던의 쉐퍼즈 부시 엠파이어극장서 공연할 때 밴드의 리드 싱어 나탈리 메인스가 “우리는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사실이 수치스럽다”고 말한 뒤 겪은 온갖 시련과 보이콧등의 후유증을 사려 있고 감정 가득하게 묘사한 기록영화다.
이들은 2003년 수퍼보울 때 미국국가를 부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그룹이다. 그러나 메인스가 별 깊은 생각 없이 한마디 툭 내던진 발언 때문에 그 뒤로 살해 위협과 CD소각 및 컨트리 라디오 방송국의 방송보이콧등 모진 고난을 겪었다.
영화는 이들이 이런 수난 속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3인이 단결해 공연활동을 하는 모습과 그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가족들의 모습을 3년간 쫓아 다니며 카메라에 담았다. 3인조는 최근에 와서야 새 앨범(‘아직 얌절할 준비가 안됐어’)을 내고 미주순회공연을 하는등 재기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그러나 이 순회공연은 성공하지 못했다. 특히 대담한 여자가 나탈리인데 그녀는 얼마전 있은 부시 엠파이어극장에서의 재공연에서도 다시 3년전의 발언을 반복, 청중의 박수갈채와 환호를 얻어냈다.
기록영화의 뛰어난 감독인 바바라 카플과 세실리아 펙(그레고리 펙의 딸)은 딕시 칙스의 얘기를 시간의 흐름대로 담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섞어가며 카메라에 담아 극적 효과를 한층 살리고 있다.
딕시 칙스의 발언 이후 그들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터뷰와 함께 메인스와 나머지 두 가수 에밀리 로비슨과 마티 맥과이어의 개인적 생각 그리고 공연 준비와 가족들의 생각과 모습등을 자세하고 자상하게 담았다. 매우 진지하고 정직한 영화로 아기 어머니이자 아내들이 기도한 이들이 아기를 사랑하고 남편과 대화를 나누며 가사를 돌보는 여늬 아내이자 어머니와 같은 생활을 하면서 보이콧 압력에 굴하지 않고 똘똘 뭉쳐 억압을 견디어 가는 모습에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센추리 15(310-289-4AMC)


‘할리웃’(Hollywood) ★★½

LA의 연기학교에서 만난 세 배우들을 통해 할리웃의 안을 들여다 본 드라마. 수년전 인디스릴러에 주연한 것이 전 재산인 오웬은 매니저의 조언에 따라 연기수업을 받기로 한다. 그는 스타가 될 가능성이 있으나 애인과의 갈등으로 이 가능성이 거품이 될 지경에 처해 있다.
애비는 부동산 에이전트로 배우가 되는 것이 꿈. 그녀는 3년간 연기 코치 바이올릿의 조수로 노예같이 봉사해 왔는데 식비를 대는 직장과 자기 꿈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재지는 목표를 정하면 물불 안 가리고 돌진하는 형. 배우가 꿈인 그녀는 오디션을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는데 연기 수업을 위해 바이올릿의 코치를 받는다. 할리웃과 그 주변에 널려 있는 배우 지망생들의 백태를 보여준다. 11월2일까지 선셋 5.

‘존스타운’(Jonestown) ★★★

‘인민사원의 삶과 죽음’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영화는 1977년 가이아나에 신앙촌 ‘인민사원’을 세우고 신도들과 집단 생활을 하다가 900여명의 신도들에게 독극물을 마시게해 집단자살을 시킨 뒤 자신도 자살한 교주 짐 존스에 관한 기록영화다.
인디애나의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난 짐은 타고난 말 재주와 카리스마를 구사, 흑백구분을 하지 않는 교회를 이끌면서 부흥한다. 그와 신도들의 북가주 유카이아에서의 첫 집단생활 그리고 가이아나에로의 집단 이주및 현지조사차 찾아온 미연방하원의원 리오 라이언 살해와 집단자살등을 기록필름과 생존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 준다. 꾸밈 없고 직선적인 영화로 선글래스를 끼고 열변을 토하는 짐과 열광하는 신도들 그리고 ‘에덴동산’ 가이아나에서의 집단 생활 모습등을 자세하게 담은 흥미 있는 영화. 11월 2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다리’ (The Bridge) ★★★

금문교 투신자살 백태

2004년 1년간 23명, 충격적인 모습 찍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는 세계서 가장 인기 있는 자살의 목표지점이기도하다. 이 영화는 에릭 스틸감독이 2004년 1년 내내 금문교 주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한 해 동안 투신자살한 23명의 충격적인 자살모습을 찍은 기록영화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고 슬프고 불안하게 만드는 영화로 촬영이 너무나 아름다워 시적 고통과 비감마저 느끼게 만든다.
감독은 카메라렌즈를 통해 다리 위를 주시하다가 행동이 수상한 사람이 있으면 다리순찰대에 연락해 몇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고 했지만 왜 이런 영화를 꼭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영화는 처음에 원경으로 자욱한 안개 속 다리와 바다 위를 지나 가는 사람들과 바다위를 떠 가는 보트와 관광선 그리고 비상하는 갈매기와 낚시하는 사람들을 평화롭게 보여준다. 아름다운 풍경화를 보는 것 같다. 그러다 얼마 안돼 조깅복을 입은 살이 찐 남자가 갑자기 다리 난간을 넘어 투신하는 모습과 몸이 수면과 충돌하는 불길한 소리가 들린다. 영화에서는 이 소리가 자주 들려 공포영화 기분마저 낸다.
1937년 금문교 개통이후 영화를 찍던 당시까지 1,300명이 투신자살 했다고 한다. 영화는 다리 위를 왕래하는 사람들과 투신자살 모습 그리고 자살한 사람들의 가족과 친지들과의 인터뷰로 진행되는데 자살한 사람들은 거의 모두 정신질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 카메라가 계속해 다리 위를 지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난간에 기대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사람들을 관찰하는데 관객은 그들 중 누구가 투신할지를 알 수가 없어 바짝 긴장하게 된다. 자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갑자기 바다에 뛰어들어 주위 사람들이 이를 막을 시간도 없다.
영화에서(시간의 흐름을 무시한 절묘한 편집) 반복해 나타나는 사람이 장발에 가죽재킷을 입은 진. 그는 다리 위를 90분간 걸어다니다 마지막에 난간 위에 올라서서 뒤로 떨어져 자살한다.거의 초현실적이다.
다리 위에서 몸을 던져 바다에 떨어지기까지의 시간은 4초. 투신자살 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 남은 젊은이와의 인터뷰장면도 있다. R. 쇼케이스(323-934-2944) 모니카 4플렉스(310-394-9741) 플레이하우스 7(626-844-6500)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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