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핼로윈 의상

2006-10-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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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가을이 절정을 맞는 시기입니다.
우리가 사는 남부 캘리포니아는 건조한 사막지역이기에 가을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가 없어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공기를 맞으며 가을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아마 한국의 울긋불긋한 단풍의 기억은 모두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가을의 정점을 맞는10월의 마지막 날은 미국에 사는 사람이면 모두가 아는 핼로윈입니다.
핼로윈의 유래는 여러 가지 가설이 많지만 기원전 5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유럽 중서부에서 활동하던 켈트족의 후예들이 만들었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 있습니다.
성야(거룩한 밤)라는 의미를 지닌 핼로윈은 10월30일 밤 호박, 오이류를 도려내어 초롱을 만들고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나 보리이삭으로 여러 가지 동물을 만들어 행진하며 광장 화톳불 둘레에서 노래와 춤을 즐기다 마지막으로 허수아비를 태우는 것으로 축제를 마감합니다.
이것은 가을의 수확을 축하하고 악령이나 마녀 등을 몰아내는 축제로 전해진 것입니다.
켈트인 달력으로 10월30일은 1년 최후의 그믐날이고, 다음날 11월1일은 신년입니다. 켈트인은 이 핼로윈 하룻밤을 지상에 우글거리는 악령들을 모두 동물로 바꾸어 몰아낼 수 있는 밤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옛 켈트 풍속을 기독교 문화에 받아들인 축제의 하나로 미국으로 전해져 특이한 축제일이 된 것입니다. 핼로윈은 어떤 종교적 의미보다 이제는 미국 어린이와 어른들의 신나는 축제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핼로윈 축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의상입니다. 원래 유래가 그래서 핼로윈 의상 하면 드라큘라, 늑대인간, 유령 등 악마적 요소가 섞인 것을 연상하지만 요즘은 범위가 넓어져 앨리스나 신데렐라 같은 동화의 주인공들, 베티붑이나 수퍼맨, 원더우먼 같은 만화 캐릭터들 혹은 스타워즈, 터미네이터 같은 공상과학 영화 속의 분장 등 현실이 아닌 모든 가상의 주인공들이 의상과 분장의 대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런 분장을 하고 아이들은 초콜릿을 얻으러 다니고 일부 어른들은 모여서 파티를 즐기는 것이 일반적인 핼로윈 축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핼로윈에는 저희 학교가 위치한 퍼시픽 디자인 센터에서부터 웨스트 할리웃 지역의 샌타모니카 블러버드를 막아놓고 퍼레이드를 하며 광대한 핼로윈 축제를 합니다.
핼로윈 축제에 참석할 때 어떤 의상을 고를 것이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되지만 어떤 의상이나 분장을 하든 격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화 속의 인물을 표현한다면 가급적 시대적 배경에 맞춰 하고 영화나 만화 속의 인물을 표현한다면 그것 또한 어색하지 않게 입고 분장해야 하겠습니다.
의상은 자신이 입고 있지만 상대에게 보이는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라고 하여 아무렇게나 차려 입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핼로윈이라는 유래가 귀신이라는 속성을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지만 반드시 그것을 따라 혐오스러운 복장이나 보기 흉한 분장을 해야 핼로윈 축제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들은 동화 속의 아름다운 공주로, 남성들은 백마 탄 왕자의 모습으로 서로 어울릴 때 상대에게 예의를 지키고 호감을 줄 수 있는 멋진 파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핼로윈에는 늘 입던 답답한 정장을 벗어버리고 단 하루만이라도 동화 속의 왕자와 공주가 되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일상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보십시오.


소니아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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