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명품 못잖고 값도 싼 유럽 저가 브랜드 몰려온다

2006-10-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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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디자인에 유럽 필 가득
틴에이저 - 중년들에 폭발적 인기

분명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다. 너무 괜찮은 디자인인데 값까지 저렴하다면 말이다. 그래서 패션에 좀 관심 있는 여성들이라면 유럽 여행이나 뉴욕에서의 샤핑은 ‘천국으로 가는 계단’에 다름 아니다. 자라(zara)를 필두로 망고(mango), H&M, 탑샵(topshop) 등 칼 라거펠트나 존 갈리아노의 ‘작품’에는 못 미치지만 그만큼이나 트렌디한 디자인이라고 애써 우길 수 있을 정도의 작품성에, 가격은 명품 브랜드의 수 십분의 일이면 가뿐하게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할리웃이 자리잡고 있는 캘리포니아는 뉴욕의 명성에 밀려 항상 이런 유럽 브랜드들의 런칭에 있어 3순위쯤으로 밀려난다. 2순위는 샌프란시스코. 그러다 2~3년 뒤 뉴욕에서 성공하고 나면 3호, 4호점으로 베벌리힐스나 샌타모니카에 남가주 매장이 첫선을 보이게 된다. 자라나 망고, H&M 모두 이 수순을 밟아왔다. 어찌됐든 우여곡절 끝 드디어 남가주에도 지난달 H&M의 오픈을 계기로 유럽 저가 캐주얼 브랜드의 트로이카인 망고, 자라, H&M 등 3개 브랜드가 모두 공식 오픈하게 됐다. 어차피 유럽에서 들어온 브랜드여서 어찌 보면 비슷한 분위기의 옷들이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점들이 훨씬 더 많다. 알고 입으면, 알고 샤핑하면 훨씬 더 즐거운 이 유럽 저가 3대 브랜드를 집중 탐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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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오픈한 남가주 1호 매장인 H&M 패사디나 점. 오픈과 동시에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늘 샤핑객들로 붐벼 유럽 저가 브랜드에 대한 미국인들의 사랑을 여실히 보여줬다.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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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매장의 통일적인 디스플레이를 위해 망고는 자체 디자이너들이 동원돼 톡톡튀는 유러피안 감성을 쇼윈도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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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자라의 독립매장들은 기본 2층 이상에 심플한 디스플레이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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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대 파리지엔느를 연상시키는 A라인 코트. 올 겨울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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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선보일 빅톨 앤 롤프의 작품. 페미닌하면서도 실용성 있는 디자인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왜 이들 브랜드에 열광하나

두 말할 필요 없이 싸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냥 싼 것이 아니라 유명 패션 잡지나 유명 디자이너의 런웨이에서 어제 본 옷들이 바로 오늘 쇼윈도에 걸리니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들 태생이 ‘유럽’이라는 것도 한 몫 단단히 함을 부인할 수 없다. 갭을 필두로 에버크롬비 앤 피치, 아메리칸 이글 등 힙합 문화와 아메리칸 캐주얼이 믹스 앤 매치된 입맛에 식상하던 미국 젊은이들에게 페미닌하면서도 아방가르드한 유럽 필 가득한 저가 캐주얼 브랜드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유로화가 강세라고는 하지만 갭 수준(혹은 그 보다 더 저렴한)의 가격은 틴에이저부터 중년 여성들에게까지 가장 매력적인 요인이다.
■여심을 읽는다

스페인을 패션 강국으로 끌어올린 브랜드 파워를 가진 자라는 유럽 여행 중 여성들이 가장 들러보고 싶어하는 패션 스토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비롯, 파리 샹젤리제,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심장부에는 반드시 이 자라가 1~2곳씩은 있을 만큼 유럽인들이 사랑하는 브랜드.
자라 외에도 풀 앤 베어, 마시모 듀티, 오쇼 등 7개의 패션 브랜드를 거느린 인디텍스(Inditex) 그룹의 모기업인 자라는 1975년 스페인 카루나라는 작은 도시에서 출발했다. 현재 자라는 스페인,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와 아메리카, 아시아 등 61개 국에 총 900여개의 스토어를 거느린 초대형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자라의 패션철학은 ‘창의력 넘치는 좋은 품질, 소비자가 요구하는 디자인의 빠른 출시’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초발심을 잃지 않고 있어 패션 피플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패스트 패션’이라는 신조어의 원조답게 일주일에 두 번씩 새로운 디자인이 매장에 들어오며 패션 잡지보다 더 신속한 유행 디자인의 출시로 전세계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자라는 자라 컬렉션, 자라 베이직을 필두로 틴에이저와 20대 초반의 여성들을 위한 TRF, 자라 키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남가주에는 사우스 코스타메사 플라자와 샌타모니카에 단독 매장이 입점해 있다. www.zara.com
■최근 인기폭발 H&M


남가주 첫번째 매장인 패사디나점 오픈 3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의 H&M인기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주말엔 여전히 사람들이 건물 뒤편에 긴 줄을 선 뒤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10여명씩 줄을 서 매장이 입장해야 하는 ‘수모’(?)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매장 앞은 샤핑객들로 북적인다.
H&M은 스웨덴 국적 브랜드로 유럽은 물론 24개국에 700여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유럽에선 아직 자라보다는 브랜드 인지도가 조금 뒤쳐지긴 하지만 최근 몇 년새 칼 라거펠트, 스텔라 맥카트니 등과 손잡고 연 합작 프로젝트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만도 H&M은 전세계에 80여개의 매장을 오픈 하는 성장세를 보여 패션계에 가장 큰 뉴스를 뿌리기도 했다. 현재 스톡홀름에 본사를 두고 있는 H&M은 본사 디자이너만 100여명을 거느리고 전세계 유행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쇼윈도에 거는 것으로 승부하고 있다.

늘 새로운 뉴스거리를 몰고 다녀 주목을 받는 H&M은 올 가을·겨울 모델로 마도나를 정면으로 내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H&M 매장은 남가주에는 패사디나점이 유일하며 내달 베벌리센터 안에 2호점을 오픈 할 예정이다. www.hm.com

■젊고 깜찍한 브랜드 망고

적당히 트렌디하면서 적당히 아방가르드한 브랜드인 망고는 자라와 H&M보다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열혈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을 만큼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다. 같은 스페인 브랜드인 자라가 20대 중반 이상의 직장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망고는 이보다 더 어린 톡톡 튀는 신세대 여성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망고는 현재 전세계 81개국에 850여개의 매장을 이끌고 있으며 늘 신선하면서도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패션리더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디자이너를 포함, 영업직까지 전세계 5,800여명의 직원의 평균 연령이 30세일만큼 젊은 감각을 최우선으로 앞세우는 망고는 아직 남가주엔 사우스 코스타메사 플라자에만 매장을 오픈한 상태. 올해가 가기 전 샌타모니카 3가 프로메나이드에 2호점이 이어 센추리시티 샤핑몰에도 3호점이 입점할 예정이다. www.mango.com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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