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튜디오시티 ‘아티잔 치즈 갤러리’

2006-10-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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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처럼 사르르 녹는 치즈가 가득

전세계 산지 돌아다니며 사모아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맛보고 원하는 양만 살수 있어
직접 개발한 샌드위치도 일품

치즈전문가인 멜로디 다쉬(Melody Dosch)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녀의 아이들이 어렸을 때 아이들용 음식과 이유식을 만들어 케이터링 사업을 취미 삼아 하기도 했던 그녀는 진정한 푸드 러버로서 언젠가 음식과 관련된 사업을 하리라고 늘 꿈꿔왔다. 변호사였던 그녀는 부모가 은퇴하면서 함께 꿈꿔왔던 일을 벌였다. LA 주변에 치즈전문점이 없다는 것과 그녀 자신이 치즈를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하였다. 여러 치즈 생산국과 업자들을 만나고 여행하며 직접 보고 맛보는 많은 경험을 한 후에 크고 작은 유명 레스토랑이 많이 몰려 있는 스튜디오시티의 벤추라 블러버드에 예쁘고도 사랑스러운 치즈전문점 아티잔 치즈 갤러리(Artisan Cheese Gallery)를 오픈 하였다. 흔히 볼 수 없는 최상품의 치즈와 유럽 각지에서 수입한 양질의 다양한 치즈들을 구비한 고메이 샵이다.
그 종류와 맛의 차이가 와인만큼이나 다양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조금씩 떼어주는 샘플 테스팅도 하면서 입맛에 맞는 치즈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너무 호화스럽지 않아 자연스레 편안해지는 분위기의 이 자그마한 가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종류의 치즈를 추천해 달라고 주문했더니 첫 번째로 꼽는 것이 홀랜드산 프리마돈나(Primadonna). 구다 스타일의 치즈인데 일반 구다는 보통 46% 이상의 버터 지방분이 함유되어 있지만 프리마돈나에는 지방 함량이 거의 없으며 고소하고 달콤한 끝 맛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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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팔리는 치즈의 샘플. 바삭한 바게트와 함께 꿀을 뿌려 먹거나 생강정과와 함께 서브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세인트 아구어(St. Agur)로 프렌치 블루치즈인데 실크처럼 크리미하면서 부드럽게 입안 가득 녹아 내리는 맛이 아주 좋다. 시중에는 냄새부터 고약하고 너무 강한 푸른곰팡이의 맛이 나는 하품의 블루치즈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블루치즈를 먹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곳 블루치즈를 맛본다면 그 매력에 금방 빠져버릴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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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 좋은 터키 샌드위치.

세 번째로 브리야 사바렝(Brillat-Savarin)이라는 프랑스산 트리플 크림 치즈. 신선한 우유를 두면 크림이 맨 위로 떠오르는데 아침에 떠오른 크림과 그 날 저녁에 떠오른 크림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에 떠오른 크림으로 만들어 진정한 크림치즈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추천 제품이다.
미국산 치즈로는 북가주에서 생산되는 염소젖 치즈 험볼트 포그(Humboldt Fog)가 인기인데 생일 케이크 같이 두껍고 높은 치즈를 잘라보면 검은 테두리가 예쁘게 둘러져 있어 진짜 케이크 조각 같이 보이기도 한다. 부드러운 고트 치즈의 맛이 일품이다.
작은 주방에서는 좋은 치즈와 신선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샌드위치를 만들어내는데 샌드위치 메뉴가 바로 이 작은 가게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효자상품이다. 각 재료에 절묘하게 어울리는 치즈를 맞추어 그녀가 직접 개발한 샌드위치들이 맛있다는 입 소문이 나면서 가게를 오픈한지 석달만에 자갓(Zagat)에 이름이 올려지게 된 것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샌드위치는 프리 레인지 터키(Free-Range Turkey)로 칠면조 가슴살과 프렌치 브리치즈에 애플, 레드 어니언 피클과 아루굴라가 바삭한 바게트와 어우러져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두 번째로 인기 좋은 것은 그릴드 이탈리안 베지(The Grilled Italian Veg)로 대니시 치즈와 익혀서 달콤, 새콤, 고소한 맛이 두세 배로 증폭된 레드 페퍼, 아티초크, 어니언, 주키니와 홈메이드 아이올리 소스에 발사믹 비니그렛의 맛이 잘 어우러져 아주 신선하고 만족스러운 건강식이다.
그 외에도 빼곡이 들어차 있는 선반을 꼼꼼히 구경해 보면 맛이 궁금해지는 흥미로운 제품들 일색이다. 치즈와 곁들이는 크래커도 베이즐, 머스터드 등의 다양한 맛이 준비되어 있고 바닐라, 초컬릿, 딸기, 라즈베리 등의 여러 가지 맛이 나는 피넛버터도 이곳의 인기 상품.
특이한 여러 종류의 파스타와 이탈리아의 대표과자인 아마레토 쿠키도 구할 수 있고 이제껏 먹어본 피클 중 가장 맛있다고 추천할 수 있는 토니 페코스(Tony Pecko’s) 피클도 꼭 먹어봐야 할 제품이다. 핸드 메이드로 소량 생산하는 특별한 초컬릿도 구입할 수 있고 치즈는 샘플을 맛보고 원하는 양만큼 살 수 있다.
데일리 스페셜 치즈 플레이트 9.95~16.95달러, 샐러드와 샌드위치 4.75~9.00달러.
주소와 전화번호는 12023 Ventura Blvd. Studio City, CA 91604. (818)505-0207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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