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늘 떠오르는 맛
자두만한 크기의 가주 대추
샐러드·머핀 등에도 제격
비타민C 등 각종 영양 듬뿍
노화방지·자양강장에 효과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을 떠올리면 순서 없이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들. 낙엽, 밤, 추석, 그리고 대추. 반들반들하게 익어서 붉은빛을 띤 대추는 추석과 더불어 한국의 가을을 상기시키는 과일 중의 하나이다. 추석과 날을 같이 해 10월 한달 동안 싱싱한 대추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인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건강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파워과일 중의 하나이다. 마루에 넓직히 펴놓고 주름이 자글자글해지도록 말리던 대추에 대한 추억이 많은 이들의 마음 한 구석에 있으리라고 본다.

미국 이름으로는 쥬쥬비(jujube)라고 불리며 또는 차이니스 데이트(Chinese date)라고도 알려져 있다. 그와 더불어 예전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 중에 대추를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말이 기억이 나는데 왜 그러한 지, 근거가 확실히 있다. 대추는 수천년 동안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식품으로 알려져 왔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실들이 동의보감, 향약집성방과 같은 책에 다음과 같이 소개되고 있다.
`위장을 튼튼히 하는 힘이 있어 상식(常食)함이 좋고 경맥을 도와서 그 부족을 보한다’
`속을 편안하게 하며 비장을 보하고 진액과 기운 부족을 낫게 하며 온갖 약의 성질을 조화한다’
영양학적으로 볼 때, 마른 대추 100g에는 탄수화물 73g, 단백질 3.7g, 섬유 3g, 지방 1.2g, 칼슘 79mg%, 철분 1.8mg%, 칼륨 520mg% 등과 베타카로틴, 비타민 B복합체 등이 있다. 그리고 특히 생대추에는 비타민 C가 60mg% 이상이나 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추그린샐러드

성분을 보면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가지고 있고 열량도 높아 자양강장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물의 작용을 완화시키며 독성과 자극성을 덜어 주고 약을 먹기 좋게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한약에 대추와 생강을 넣어서 다려먹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대추는 완화 강장제로 이용되어 왔다. 잘 익은 대추를 쪄서 말렸다가 달여 먹으면 열을 내리게 하고 변을 묽게 하여 변비를 없애며 기침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기침이 심할 때 씨 뺀 대추 20개를 미지근한 우유에 담갔다가 하나씩 씹어 먹으면 잘 듣는다고도 한다.


당근대추머핀

10월 한달 동안만 반짝하고 나오는 한국의 대추에 비해 이곳 캘리포니아에서는 그 보다는 조금 길어 2개월이 넘게 싱싱한 대추를 파머스 마켓이나 한인마켓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보통 성인 남자의 엄지손가락 한마디 크기면 별초, 중간 손가락 한마디 크기면 특초, 새끼손가락 한마디 크기면 상초(약대추)라고 하지만, 이곳 미국에서 나오는 대추의 대부분은 자두 만한 크기 혹은 주먹만한 대추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싱싱한 대추를 과일처럼 간식으로 상용하는 것도 권할 만한 방법이지만 큼지막한 가주산 대추는 옆으로 얇게 칼로 썰기도 쉬운 편이라 샐러드를 만든다거나 싱싱한 여러 가지 과일과 섞어서 과일 샐러드를 먹을 수도 있다.


싱싱한 대추는 얇게 썰어 각종 샐러드에 넣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산 대추를 마음껏 음미할 수 있는 방법은 이뿐만이 아니라 손수 집에서 말린 대추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머핀이나 케익을 만들 수 있다.
1컵의 설탕, 반컵의 버터, 물 1컵 그리고 말린 대추 2컵을 다져서 준비하고 이것을 냄비에 넣고 한번 끓여준다. 식힌 후에 다시 2컵 분량의 통밀가루와 1작은술의 베이킹 소다 그리고 ½작은술의 소금(마른 재료를 체로 한번 쳐주면 반죽이 멍울지지 않고 좋다)을 넣고 나무 주걱으로 살짝 섞은 후 325F에서 30분 가량(나무젓가락으로 찔러서 반죽이 묻어 나오지 않을 정도) 베이크하면 된다. 또는 쉬운 당근 머핀 레서피에 채친 대추를 섞어 주어도 당근대추머핀이라는 특이하면서도 맛 나는 머핀이 된다.
또 한가지, 대추 캔디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자면 말린 대추(3파운드)를 잘 씻은 후에 물 5컵, 설탕 5컵을 넣고 1큰술의 콘스타치를 섞은 후 약한 불에서 서서히 조린다.(30분 가량) 그리고 하루 밤 가량 식혀준다. 다시 30분 정도 뚜껑을 닫지 않은 상태에서 끓인 후 넓게 펴서 오븐에서 2~3일 가량 말린다.(가끔 뒤집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비교적 건강캔디가 된다.

<글·사진 정은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