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군고구마보다 맛있는‘달콤한 유혹’

2006-10-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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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요리

비타민 C 풍부한 다이어트 식품
세련된 모습·다양한 맛‘새 탄생’

고구마는 저장성이 좋아서 사계절 언제나 만나볼 수 있지만 제철은 바로 지금이다. 늦여름부터 10월 정도까지가 고구마 철로 그 단맛을 아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가을 고구마는 달고 알차게 한창 무르익었다. 초컬릿이나 과자 같은 달콤한 유혹이 없었던 옛날 옛적에 이렇게도 달콤한 채소가 있었다는 것은 큰 축복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고, 기나긴 세월동안 변함없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맛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챙겨주는 먹거리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언제나 쉽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고구마는 울퉁불퉁 못 생기고 값싼 식재료로 만만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가격으로 가볍게 볼 수 없는 이로운 점을 가득 지녔다. 고구마에는 탄수화물을 비롯해 칼륨, 칼슘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 B 복합체가 많이 들어있어 피로회복과 노화방지, 성인병 예방의 효과가 있다. 또 칼륨과 인이 풍부하고 고구마의 비타민 C는 열에 강하여 쉽게 파열되지 않는다. 알칼리성 식품이며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 좋아 피부 미용에도 도움이 되어 여자들이 간식으로 먹으면 피부 트러블 걱정이 없다.
약으로서의 효능도 있다. 아이들이 실수로 이물질을 먹었을 때 찌거나 군고구마를 체하지 않게 충분히 먹으면 자연스럽게 변에 이물질이 섞여 밀려나온다고 한다. 고구마를 삶은 국물은 부스럼에 찜질하면 효과가 있고, 몸에 열이 날 때 까맣게 탄 고구마 끓인 물을 먹으면 열이 금새 내린다고 하며, 임신중독일 때 삶아서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하니 꾸준히 먹는다면 건강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인데, 고구마는 칼로리가 적으면서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허기를 덜 느끼게 하기 때문. 또 고구마에 들어 있는 식물성 섬유가 변비와 숙변을 해소해 주는 한편, 고구마를 한 개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C를 모두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밝고 선명한 적자색 골라야

그렇다고 고구마에 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구마를 많이 먹으면 ‘아마이드’라는 성분이 장 속에서 이상 발효를 일으켜 방귀가 잦고 속이 부글거리기 쉽다는 것인데 빈속에 고구마를 먹으면 속이 쓰린 사람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이럴 때는 사과나 동치미를 함께 먹으면 이들 속의 펙틴이라는 성분이 개스가 차는 것을 막아준다고 하니 고구마에 동치미를 곁들이던 조상들의 지혜가 놀랍기만 하다.
마켓에서 수북히 쌓여 있는 빨간 고구마 더미에서 눈짐작으로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낼 때는 맛있는 놈일까 아닐까 뽑기 하는 기분으로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좋은 고구마를 고르는 법은 크기와 모양이 균일하며 껍질의 색이 밝고 선명한 적자색을 띠고 표면이 바르고 매끈한 것, 육질이 단단하고 상처가 없는 것을 고르면 된다. 반대로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고, 모양이 좋지 않으며 볼품이 없는 것, 벌어졌거나 골이 파인 것, 흰색, 갈색, 흑갈색을 띠는 것, 검은 점이 있거나 무른 부분이 있는 것, 수분 감소로 껍질이 딱딱하거나 쭈글쭈글한 것은 피하면 된다.
겨울철 노랗게 익은 군고구마나 막 쪄내어 김치를 얹어먹던 방법에서 벗어나 세련된 모양에 달콤한 부드러움을 한층 살려낸 고구마 케익을 선두로 고구마 빵, 과자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요즘 고구마는 시대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더 예쁜 모습과 다양한 맛의 조화로 즐겨보는 고구마 요리를 소개한다.

카나페 등 영양 간식으로 최고

고구마 훈제연어 카나페

▲재료: 고구마 작은 것 1개, 각종 치즈, 견과류
▲만들기: 고구마는 얇게 슬라이스 해서 40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15~20분 정도 구워 바삭하게 만든다. 식혀서 모양이 고정되면 치즈를 올리고 견과류로 장식한다. 사워크림을 곁들인 훈제연어도 아주 잘 어울리며 고구마는 찌는 방법으로 익혀서 한 입 크기로 잘라 사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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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고구마 샐러드


▲재료: 작은 크기의 고구마 1개, 샐러드 믹스, 플레인 요거트 3큰술, 마요네즈 1큰술, 꿀 1작은술
▲만들기: 표면이 고르고 껍질이 깨끗한 고구마를 골라 껍질 채로 깨끗이 씻어서 얇게 채 썰어 둔다. 플레인 요거트, 마요네즈와 꿀을 섞어 드레싱을 만들어둔다. 접시에 샐러드 믹스와 고구마 채 썬 것을 담고 드레싱을 고루 뿌려낸다. 달고 아삭하고 수분도 많은 제철 고구마는 그냥 먹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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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수프

▲재료: 고구마 중간 것 2개. 양파 1개, 버터 1큰술, 우유 3컵, 치즈, 파슬리 조금
▲만들기: 고구마는 쪄서 완전히 익힌다. 냄비에 버터를 녹여 양파를 볶다가 양파가 투명하게 익으면 고구마와 우유를 함께 넣어 핸드믹서로 곱게 갈아준다. 불에 올려 서서히 가열하면서 저어준다. 끓어오르면 소금으로 간하고 치즈를 넣어준다. 파슬리를 뿌려 마무리한다. 아이들 이유식이나 환자의 영양간식으로도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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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밥

▲재료: 쌀 2컵, 고구마 중간 것 1개, 손바닥만한 다시마 1장, 소고기 다진 것 조금, 양념장(간장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참기름 약간, 통깨)
▲만들기: 쌀은 씻어서 보통 밥 지을 때보다 아주 조금 더 물 양을 잡아서 불려둔다. 고구마는 껍질을 벗겨서 깍둑썰기 한다. 고구마와 다시마를 함께 넣어 밥을 짓는다. 시간이 있다면 멸치육수를 미리 내어 밥물로 써도 아주 맛있다. 밥이 다 되면 다시마는 건져내고 참기름에 소고기를 볶아 둔다. 고구마밥 위에 소고기 고명을 얻고 통깨를 뿌린다. 양념장을 만들어 곁들여내어 함께 비벼먹는다. 양념장 없이도 맛이 좋아 아이들도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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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크림치즈 볼

▲재료: 고구마 큰 것 1개, 크림치즈 5큰술, 호두 잘게 다진 것
▲만들기: 고구마는 껍질을 벗겨 쪄낸다. 완전히 익으면 한 김 식혀서 강판에 갈아서 곱게 으깨어 준다. 크림치즈는 상온에 두어 부드럽게 해둔다. 호두도 잘게 다져둔다. 랩을 손바닥 위에 펼쳐두고 고구마 으깬 것을 2큰술 정도 숟가락으로 펴서 놓고 중간에 크림치즈를 1큰술 떠 넣는다. 랩을 오므리며 고구마가 크림치즈를 감싸도록 동그랗게 모양을 잡아준다. 다진 호두 위에 고루 굴려준다. 기호에 따라 아몬드나 잣, 땅콩 등의 다른 견과류를 사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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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레서피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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