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온가족 함께 빚던 한가위‘고향의 맛’ 송편

2006-10-04 (수)
크게 작게
한국 고유의 명절 추석이 내일 모레로 다가왔다.
추석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송편인데, 흰색, 노란색, 초록색, 갈색, 붉은 색이 나는 오색 송편은 보기만 해도 눈을 즐겁게 만든다.
최근에는 송편을 직접 빚어먹는 가정이 점점 사라졌지만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누가 더 예쁘게 송편을 빚는가를 견주었던 정겨운 모습은 아직도 많은 한인들의 가슴 한켠에 소중히 자리잡고 있다.
올해 추석에는 가족과 함께 떡을 나눠보자. 반드시 오색 송편이 아니더라도 입맛대로 선호하는 떡을 넉넉하게 구입해 평소 소홀했던 주변 친지들에게도 나눠주며 정겨움을 느껴보자. 이국 땅에서 맞이하는 민족 고유 명절의 풍요로움이 두 배가 될 테니까.
추석뿐 아니라 우리 민족은 특별한 절기마다 시절에 맞는 떡을 해먹었다.
한해를 맞이하는 설날은 천지 만물이 새로 시작하는 날이니 만큼 엄숙하고 청결해야 한다는 뜻에서 새 옷으로 단장하고 하얀 가래떡을 만들어 떡국을 끓여 먹었다. 떡국을 먹지 않으면 나이가 들지 않는다 하였으며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은 두 세 그릇을 먹기도 했다.
설이 지나고 꽃피는 3월 삼짓날에는 진달래꽃을 따다가 찹쌀 가루에 반죽해 진달래 화전을 만들어 먹었으며, 만물이 소생하는 푸르른 단오에는 푸른색 쑥 잎을 찌고 멥쌀 가루에 넣어 수레바퀴 모양으로 빚은 수리떡을 즐겨 먹었다.
시기적으로 곡식과 과일 등이 가장 풍성한 추석에는 콩, 팥, 밤, 대추, 깨가 들어간 오색 송편을 추석 하루전날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밝은 달을 보며 빚는 것이 전통이다.

HSPACE=5

<한가위 온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빚어 제맛인 송편>

이 외에도 대보름이 되면 둥근 달을 연상해 찹쌀가루에 오미자, 치자, 쑥 등으로 색을 낸 반죽으로 원소병과 함께 찹쌀에 콩고물, 팥고물, 흑임자 등을 묻힌 오색 인절미, 밤, 대추, 콩, 팥 등을 섞어 버무려 시루에 찐 모듬배기를 만들어 먹었으며, 동지에는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죽 속에 찹쌀로 새알심을 넣어 먹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사시사철에 맞는 떡을 즐겼는데 이는 동서양 유일무이한 전통이라고 한다. 한국 문화에 조예가 깊었던 일본 민속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민족만큼 시절과 명절에 민감하게 떡을 달리해 먹는 민족은 동서에 찾아볼 수 없다”고 감탄했다고 하니 말이다.
HSPACE=5

<한가위 대표 음식 송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