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국 중소도시로 확산중인 호텔콘도 붐

2006-09-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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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중소도시로 확산중인 호텔콘도 붐

호텔 콘도로 개조중인 피닉스의 베스트 웨스턴 인 스윗츠 호텔. 콘도로 분양된 다음 주인이 사용하지 않을 때는 호텔로 일반에 임대된다. 부동산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호텔과 콘도 특성을 공유한 호텔콘도는 인기리에 건설되고 있다.

전국 중소도시로 확산중인 호텔콘도 붐

인스위트의 한 관계자가 호텔콘도 내부를 보여주고 있다.

뉴욕 등 대도시에서 작은 타운에도 속속 건설
주인 사용치 않을 땐 호텔처럼 렌트 줘 수입
콘도처럼 자산가치 상승도 꾀할 수 있어 인기
부동산 경기둔화 불구 호텔콘도 개조공사 활발

주택 건설과 매매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온기가 넉넉한 분야가 있다. 바로 호텔 콘도 사업. 호텔이면서 콘도처럼 분양되지만 주인이 거주하지 않을 때는 호텔처럼 일반에 임대돼 렌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이다. 이 호텔과 콘도가 결합한 혼종은 원래 뉴욕과 같은 대도시가 원산지지만 지금은 대도시를 넘어 미전국의 크고 작은 도시로 빠르게 건설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비온 뒤 죽순처럼 속속 건설되고 있는 호텔 콘도는 많은 도시들의 스카이라인을 바꿔놓고 있을 정도.
호텔 콘도라면 흔히 메이드 서비스가 제공되고 24시간 벨만 누르면 샴페인이 룸으로 배달되는 뉴욕의 고층 호화 아파트를 연상하지만 요즘 건설되는 호텔 콘도들은 좀 다르다. 장소가 굳이 대도시로 한정되지 않고 반드시 초호화판도 아니다.
가장 큰 변화는 지역. 캘리포니아의 버클리, 유타의 프로보, 아칸소 리틀락과 피츠버그와 같은 작은 도시에서도 개발 건설중이며 플로리다주 양키스나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빌, 네바다주 웨스트 웬도버와 같은 조그만 타운에도 들어 서고 있다.
피닉스의 호텔 체인 ‘인 스위츠’는 일년전부터 보유 부동산중 거의 절반인 11개 부동산을 호텔 콘도로 개조중이다. 아리조나 유마와 템파, 투산, 플래그스텝, 피닉스에 있는 호텔을 개조중인데 공사는 6개월내지 12개월이면 끝난다.
투자자들이 이처럼 콘도 호텔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재정적으로 가장 타산이 맞는 장사이기 때문. 호텔 개발업체들은 위험을 콘도 오너들에게 분산시킬 수 있고 프로젝트가 완공됐을 때는 콘도 판매로부터 소득을 올리게 된다. 완공과 동시에 손익분기점을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호텔 콘도는 성격상 호텔보다 위험이 덜한 점이 매력. “상업용 호텔처럼 수입이 좋고 주거용 콘도처럼 자산 가치가 상승한다”고 전국 콘도호텔 주인협회(NACHO)창설자인 단테 알렉산더는 말한다.
호텔 콘도는 콘도와 호텔의 두가지 특성이 함께하는 투자 부동산. 호텔 콘도 바이어들은 콘도처럼 매입하여 거주하지 않을 때는 호텔 관리팀이 맡아서 호텔처럼 렌트된다. 렌트 수입은 호텔관리측과 콘도 소유주가 나눠 갖는다.
따라서 비즈니스 출장자나 여행자 등 유동인구가 많은 대도시나 휴양지에 건설되는 것이 보편적. 작은 도시에서는 주거용 유닛이 딸린 호텔이 건설되기도 한다.
스미스 여행 리서치에 의하면 현재 크고 작은 호텔 콘도가 전국 31개주에서 개발 건설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지만 수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지에서 오랜 동안 통했던 개념이 이제 다른 지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컬럼비아대학 부동산 연구소의 크리스 마이어는 풀이한다.
전국에서 호텔 콘도가 가장 많이 건설되고 있는 지역은 플로리다. 뒤이어 라스베가스가 소재한 네바다가 두 번째다.
최근에는 라스베가스보다 덜 알려진 리노에도 호텔 콘도 붐이 일고 있다. 일단의 투자자들이 지난 6월 호텔 리노를 매입하여 27층중 위에서부터 11층을 호텔 콘도로 개조중인데 18억달러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더 많은 가족 및 비즈니스 여행자들이 리노를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관계자는 “라스베가스의 성공은 대단했다. 하지만 성공이 너무 컸기에 앞으로는 성공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높다. 이젠 리노가 성공의 물결을 탈 것이다”라고 말한다.
호텔 콘도가 인기리에 빠르게 확산돼 가고 있지만 때로는 주민 반대에 직면하기도 한다.
아이다호주 맥콜에서는 50피트의 고층 호텔 콘도가 건설될 계획이나 주민 반대가 심해 앞날이 불투명하다. 작은 도시의 풍경과 조용함을 지키려는 주민들도 많기 때문이다. 반대운동단체들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타운의 스카이라인을 위로 밀어 올리고 있다”고 불만이다.
그러나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심 호텔 콘도 건설은 부인하기 어려운 대세. 전문가들은 도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있으며 도심의 호텔콘도는 일과 홈 라이프를 적절히 조화시켜주기에 인기리에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도시환경전문가인 잔 노퀴스트는 “도시들이 큰 컨벤션 센터를 건설하여 성장을 꾀하던 시절은 지났다”며 “지금은 호텔 콘도가 도시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소비자와 개발업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호텔 콘도는 활발하게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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