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르네상스’ (Renaissance)

2006-09-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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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Renaissance) ★★★½(5개 만점)
여류과학자 실종 다룬 SF필름 느와르

움직이는 배우들의 동작과 표정을 포착해 그래픽 소설식으로 만든 우울한 분위기의 액션 필름 느와르다. 명암의 대비가 뚜렷한 흑백영화로 마치 펜에 먹물을 찍어 생동하는 그림을 그린 것 같은 독창적인 영화다.
브루스 윌리스와 미키 로크가 나왔던 ‘신 시티’와 프리츠 랭의 ‘메트로폴리스’ 그리고 리들리 스캇의 ‘블레이드 러너’ 등이 연상되는 미래에 일어나는 형사물로 시각효과가 아찔하고 프로덕션 디자인과 극장 안을 울려대는 화끈한 록뮤직 등도 다 좋다. 상당히 철학적인 내용을 지닌 서스펜스 가득한 액션 영화다.
2054년의 파리. 메트로가 아직도 달리고 에펠탑도 그대로 서있다. 주인공은 용감한 형사 카라스(차기 본드 대니얼 크레이그)로 그는 영원한 미를 약속하는 유명 화장품회사 아발롱에서 일하는 22세난 여과학자 일로나(로몰라 가라이)의 실종을 수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카라스는 이 납치사건을 수사하면서 일로나를 노리는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먼저 확보하기 전에 자기가 찾아내려고 일로나의 언니 비슬란과 마음에 내키지 않는 협력자의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수사과정서 목격자들이 모두 살해된다.
일로나와 비슬란은 일로나가 13세 때 코카서스 지방에서 구출됐는데 일로나는 그 때 벌써 뛰어난 과학자의 재능을 발휘할 때였다. 파리에 정착하게 된 두 자매는 언니는 클럽의 주인으로 그리고 동생은 아발롱의 연구원으로 일하며 각기 다른 길을 간다. 일로나를 지도하고 돕는 사람은 늙은 유전학자 뮐러이나 일로나를 손아귀에 쥐고 있는 사람은 그녀의 고용주 폴. 카라스는 일로나의 실종을 수사하면서 그녀의 납치 배후에는 일로나의 뛰어난 두뇌를 이용해 인간의 허무한 욕심인 영생을 성취하려는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찾아낸다. 유전자 변형을 통한 영생이라는 소재를 가진 영화의 분위기가 고독하고 깊숙해 프랑스 영화 맛이 난다. 인간이 죽지 않는다면 얼마나 지루할 것인가 라는 말이 있는데 스타일 멋있는 사색적 필름 느와르다. 이안 홈, 조나산 프라이스 공연, 크리스티앙 볼크만 감독. R. 28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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