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레이디 이브’ (The Lady Eve·1941)

2006-09-08 (금)
크게 작게
사기도박 여인 복수가 사랑으로

폰다-스탠윅 기막힌 콤비에
빛나는 조연 어우러진 명작

할리웃의 탁월한 풍자가로 통렬한 위트로 미국사회의 여러 면을 비꼬았던 각본가이자 감독인 프레스턴 스터지스의 가장 뛰어나고 신랄한 코미디. 두 주연배우 헨리 폰다와 바바라 스탠윅의 기막힌 콤비네이션과 총명하고 코믹한 대사와 절묘한 타이밍 및 조연진들의 훌륭한 연기가 빛나는 탁월한 작품이다. 진짜 깨소금 맛 나는 명작이다.
백만장자 양조장 집 아들 찰스(폰다)는 모든 여자는 돈 때문에 자기를 노린다고 생각하면서 오로지 이국의 정글에 사는 희귀종 파충류 연구에만 몰두한다. 찰스는 브라질 여행 후 귀국하는 여객선에 오르는데 여기서 카드사기꾼 부녀 해리(찰스 코번)와 진(스탠윅)을 만나면서 삶의 급변을 맞게 된다.
두 부녀는 아이처럼 순진한 찰스의 껍데기를 벗기기로 하고 카드게임으로 그를 유인하는데 찰스는 이런 사실도 모르고 아름답고 명랑한 진에게 쏙 빠진다.
그런데 진도 찰스를 사랑하게 되고 이어 찰스가 진에게 구혼하나 찰스의 충직한 바디 가드(윌리엄 디마레스트)가 진의 진상을 캐내면서 실망한 찰스는 진을 떠나버린다.
얼마쯤 시간이 지난 뒤 찰스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진은 영국 귀족처녀로 위장하고 찰스에게 접근, 자기를 몰라보는 찰스를 유혹해 결혼에 성공한다. 그리고 둘이 기차로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진의 복수가 시작된다. 진은 자신이 과거에 사랑했고 또 결혼했던 남자들의 이름과 뜨거웠던 행위를 줄줄이 늘어놓는데 이를 듣는 찰스의 얼굴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다. 그리고 찰스는 진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한편 해리는 딸에게 거액의 위자료를 요구하라고 종용하나 진은 자기는 지금도 찰스를 사랑한다며 이를 거절한다. 해리와 진은 다시 사기카드 놀이를 위해 브라질행 배에 오르는데 역시 이 배에 탄 찰스와 진이 재회하면서 둘은 뜨겁게 포옹한다.
역시 스터지스 작품. 아름다운 유부녀(클로뎃 콜베르)가 남편(조엘 매크리)을 위해 순진한 백만장자(루디 밸리)를 유혹하면서 터무니없는 폭소극이 연출된다. 15~16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동시상영.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