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지는 줄어들고 집만 커지자 건평 제한 움직임 확산

2006-08-31 (목)
크게 작게
선랜드 지역 이어
한인타운 등
규제조례안 추진

이웃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대형 맨션 건립을 규제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남가주도 지금까지 상승한 가격만큼이나 집 크기도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1950년 963스퀘어피트에 불과하던 전국 주택 평균 건평 크기는 1970년에는 1,500스퀘어피트로 거의 두배나 증가했다. 현재 전국 주택 평균 건평 크기는 2,400스퀘어피트에 달하고 있으며 전국 주택 5채 중 1채는 3,000스퀘어피트 이상의 대형 주택이다. 반면 주택당 평균 거주인은 1971년의 3.1명에서 2.6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건축된 주택의 39%는 방이 4개 이상이었는데 이는 1973년의 23%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주택 소유주들이 대형 주택을 선호하면서 건평은 커지면서 대지는 줄어드는 현상도 새로운 트렌드다. 평균 대지 크기는 1980년대의 9,000스퀘어피트에서 현재는 약 8,000스퀘어피트로 감소했다.
이같은 건평 크기 증가에는 무엇보다도 새로운 구조나 건축 양식을 원하는 주택 소유주들의 희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최근 NAR이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7%는 최소한 방 3개 이상을 원하고 있으며 44%는 최소한 방 4개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들은 자녀마다 독방을, 또 손님을 위한 게스트방, 또 부부가 각각의 개인 사무실을 원하고 있다. 응답자의 85%는 부엌에 달린 창고인 워크인 팬트리를 원하고 있으며 74%는 화장실에 2개 이상의 욕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로 95%는 런드리 룸을, 64%는 홈오피스를, 3분의1 이상이 미니 극장을 원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운동실, 덴, 방마다 워크인 클로짓 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새로 건설되는 지역은 물론이고 기존 주택에서 오래된 주택을 헐고 대형 주택을 새로 건축하면서 이웃 주민과의 위화감 조성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남가주 내 지역 정부는 건평 크기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LA 시의회는 최근 선랜드-터헝가 지역의 주택 크기를 제한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LA 한인타운 일부를 관할하는 탐 라본지 LA 시의원은 주택 크기 제한을 골자로 하는 조례안 작성을 위해 LA시 도시계획국에 6개월 안으로 법안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토록 요구했다.
남가주에서는 이미 샌마리노, 버벵크, 글렌데일, 랜초 팔로스버디스, 패사디나, 샌타모니카 베벌리힐스 지역 등이 주택의 건평 크기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들 규정의 경우 건평 크기가 대지 면적의 특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하고 싶을 경우 개발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조환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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