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생 연금’은 ‘신기루’인가

2006-08-2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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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철 <재정 컨설턴트·법학박사>

은퇴·근로 인구비 급변 … 사회보장 ‘흔들’

근년 들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사회보장’을 포함한 전반적 연금 체제의 개혁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여러 가지 대안들이 운위되지만 어쨌든 각종 논의의 핵심은 기존의 급부액 규모나 보장 수준을 낮추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공통적 현상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인구구성비의 변화에 있다. 평균 수명의 급격한 신장과 전후의 베이비 붐, 출산율 저하 등으로 은퇴 노령 인구의 전체 인구대비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부 대상자 비율은 크게 늘어나고, 이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회보장세를 내야할 젊은 근로인구 비율은 반대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선 특히 일부 베이붐 세대의 사회보장 급부가 시작되는 2년 후부터 시작해서 향후 20년간 이 같은 추세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사회보장 연금이 시작된 70여년 전에는 수혜자 1인당 사회보장세 납부 근로자가 42명이었으나 지금은 그 같은 납세자가 3명 꼴이고, 오는 2050년이면 2명 수준으로 떨어지게 돼, 기존의 사회보장 체제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주장들인 것이다.
미국의 회사 연금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퇴직자들의 수명이 80-90대로 늘어나면서 기존의 확정 급부형(Defined Benefit) 연금체제가 위기에 봉착하게 돼, 이제는 회사 부담금이 사전에 확정되고 근로자의 연금급부는 적립금 운용결과에 따라 변동되는 확정 기여형(Defined Contribution)으로의 대변신이 이미 상당히 진행돼있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한국의 퇴직연금 개혁도 미국의 이 같은 추세를 거의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결국 이런 변화들이 개인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평생연금의 사회적 보장이 점차 퇴색됨에 따라 이젠 이전 세대와 달리 은퇴자 스스로 믿을만한 종신 소득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에 따라 수많은 금융사들이 은퇴자 또는 예비 은퇴자들을 상대로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으나, 은퇴자 입장에서 볼 때는 특히 ‘종신 보장성’에 있어서 미흡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회보장 급부 또는 회사 연금을 대체하거나 보충하게 될 대안으로서 정액형 연금(fixed annuity)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역시 최근엔 한국에도 도입돼 있으나, 오히려 미국 현지의 한인들에게는 꽤 낯선 금융상품이다.

정액형 연금은 금융사와 계약할 때 설계하기에 따라서 다양한 보장성 계약조건들을 담을 수 있다. 지급되는 연금액이 매년 동일하게 계약할 수도 있는가 하면, 물가상승을 고려하여 일정률(정률 체증형) 또는 일정액(정액 체증형)으로 매년 증가하도록 설계할 수도 있다. 수급자별로는 본인의 생존을 지급조건으로 하는 개인형과, 본인 또는 배우자의 생존을 지급조
건으로 하는 부부형이 있다. 지급기간별로는 생사에 상관없이 연금지급이 일정기간으로 한정되는 확정형, 보장 지급기간 동안에는 생사에 관계없이 연금이 지급되며 이후엔 생존 기간 동안만 연금이 지급되는 유기(有期)형, 연금지급이 일정기간으로 한정돼 있지 않고 가입자가 생존하는 한 계속 지급되는 종신형 등이 있다. 종신형엔 대개 보장지급기간을 설정해 이 기간 동안은 생존에 상관없이 연금이 지급되도록 설계한다. 문의: (201) 723-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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