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리스천 생각 열린 마음

2006-08-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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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 읽는 부분에 집착한 나머지 성경 전체의 의미를 잊기 쉽다. 그러나 성경을 잘못 해석하면 많은 무고한 사람을 도륙하고도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음의 몇가지 점을 염두에 두며 열린 마음으로 읽을 것을 권한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의미는 성경의 내용이 모두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신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성경에는 사람의 말도, 천사의 말도, 짐승과 귀신의 말, 심지어는 사탄의 말도 있다(마가복음4:4).
▲성경의 원본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우리에게 있는 성경은 가장 원본에 가깝다고 믿어지는 사본의 번역본이다. 사본들의 대부분은 매우 흡사하나 어떤 부분은 많이 다르다. 그래도 성경의 기본 가르침은 사본들 간에 차이 없이 전달된다고 믿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성경 말씀에…”라고 주장할 때 그 주장이 올바르기 위해서는 다음 질문들을 고려해야 한다:
- 어느 성경인가? 가톨릭 교회, 동방교회 그리고 개신 교회의 성경은 각기 다르다.
- 성경의 어느 책인가? 성경의 저자들은 한 주제에 대하여 다 똑같이 표현하지 않았다. 만일 다 똑같이 말했다면 그렇게 많은 책이 필요 없었을 것이다.
- 어떤 배경에서? 원래 쓰여진 의도와는 다른 의도로 해석하기 쉽다.
- 어느 번역본인가?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 성경도 많은 다른 번역본들이 있는데 다 똑같이 번역되지 않았다. 만일 그랬다면 그렇게 많은 번역본들이 필요 없었을 것이다.
▲신약성경에서 ‘성경’(요한복음 5:39, 디모데후서 3:15)은 기독교의 성경이 아닌 히브리어 성경을 말한다. 우리에게 신약으로 알려져 있는 책들은 주후 367년에야 (아다나시우스) 정경으로 채택되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 하는 것은 성경이 인간의 지식으로만 쓰인 것이 아니고 성경의 많은 저자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썼다는 의미이다(디모데후서 3:16).
▲하나님의 영감을 받았다는 표현은 원 저자들이 원본을 썼을 때에만 해당되며 그후의 사본, 개편, 번역 등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본, 개편, 번역 등에 오류가 있게된 것은 불가피하다.
▲우리는 성경의 진리를 부인하지 않으나 성경을 쓴 손은 사람의 손이므로 성경의 문법, 단어 용법, 스타일등을 비판할 수 있다. 신학자들의 비판적 연구는 성경의 힘과 권위를 덜지 않는다.
▲성경 안에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 영구 불변하는 진리도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속받는 진리도 있다. 예를 들면 어떤 구약의 가르침은 현대의 크리스천들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레위기 1장의 제사법, 출애굽기 26장의 성막 건축법).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자 할 때 성경을 묵상함으로 뿐 아니라 열심히 공부함으로도 영적 양식과 감화를 받을 수 있다. 성경은 의문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법률 책이나 이성의 판단 없이 믿어야 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영적 생활을 위한 지침서이다.
▲성경에는 우리의 현대 지식과 맞지않는 역사, 철학, 자연 과학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성경은 역사, 철학, 자연 과학 등을 가르치기 위하여 쓰여지지 않았다. 성경은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속하심을 가르친다. 그러므로 현대 지식과 맞지 않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에 방해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성경은 사랑과 화평의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성경을 인용해 불화와 분쟁을 선동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성경을 잘못 해석한 것이다.

김 영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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