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뮤지컬 유감

2006-07-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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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이 많이 아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들라고 하면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캣츠, 에비타, 오페라의 유령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에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 사람이 작곡한 작품들입니다. 영국태생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bber)가 만들었습니다. 영국에서 종신 작위까지 부여받았던 웨버가 뮤지컬의 메카로 불리는 뉴욕 브로드웨이 시장을 뒤흔들었던 것입니다.
같은 영국태생의 뮤지컬 작사자 가운데 팀 라이스(Tim Rice)란 사람이 있습니다. 엘튼 존(Elton John) 작곡의 뮤지컬 ‘라이온 킹’의 작사를 한 사람입니다. 이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가 초창기에 같이 만든 뮤지컬 중에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물 요셉을 주제로 한 ‘요셉과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Joseph and the Amazing Technicolor Dreamcoat)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1982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하여 747회의 공연을 했던 성공작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코스타 메사의 공연장에서 바로 이 ‘뮤지컬 요셉’ 공연을 한다고 해서 많은 교우들과 함께 단체로 관람을 하러 갔습니다. 야곱의 아들 요셉이 통과했던 긴 세월의 아픔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흥분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았던 고난의 사연과 하나님의 특별하신 역사하심을 통해 ‘사람들의 악함을 바꾸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뮤지컬을 통해 눈과 귀로 느껴보기를 원했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대절버스를 타고 아름다운 공연장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필자의 기대와는 달리 요셉의 이야기를 노래와 안무 등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꾸어 요셉의 꿈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갔지만 끝나고 난 후 무언가 석연치 않은 면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성경 이야기가 오랫동안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되었다고 하여 기독교인으로서 또는 목사로서 아마 더 큰 기대감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에게는 좀 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메시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어린아이들이 무대에서 요셉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즉 다른 작품보다 더욱 어린 자녀들을 많이 생각하고 그린 작품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청중 속에도 많은 자녀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리다가 자녀들의 교육적인 면이 소홀히 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필자의 지나친(?) 영적 기대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미국 동부의 필라델피아에서 1시간 반 정도 서쪽으로 차를 달리면 랭캐스터란 도시가 나옵니다. 문명의 이기 사용을 거부하면서 아직도 마차를 끌고 다니고 단색의 옷만을 입고 사는 아미쉬(Amish) 마을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곳에 밀레니엄 극장(Sight & Sound Millenium Theatre)이란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보았던 뮤지컬 노아(Noah)의 감동 때문이었습니다. 구약성경 창세기 6-8장을 소재로 비교적 극으로 만들기 어려운 내용이지만 뮤지컬을 통해 성경에서 대할 수 없었던 입체적인 그림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극장이 옆에 있다고 하면 모든 교인들과 함께 관람하고 싶은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버지니아 주에 소재한 한 미국 교회가 매년 콘서트홀에서 공연했던 뮤지컬이 주었던 감동 때문이었습니다. 뮤지컬 전문 배우들이 아니고 자기 교인들로 구성한 팀들이었지만 매년 온 시내의 사람들이 2주 동안 예수님의 이야기를 듣고자 찾아오는 진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전문인들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신앙이 뮤지컬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입니다. 이런 작품들이 좀 더 나와 아름다운 기독교 문화를 만들어 내기를 바랍니다.

고 태 형 목사
(선한목자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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