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화 배워 사랑을 전하세요

2006-07-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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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 배워 사랑을 전하세요

김의구 총무(오른쪽)가 ‘많이’, 신동희씨가 ‘참석해주세요’라는 뜻의 수화를 하고 있다.

농아와 대화·전도 가능해져
밀알선교단‘수화 통역사 세미나’
새한교회서 ‘속담 수화’교실도

말이 안 통할 때만큼 더 답답할 때가 또 있을까. 바디 랭귀지까지 동원해도 상대방이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막막해진다.
그렇게 보면 농아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말인 수화를 몰라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클까.
농아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싶다면 31일부터 8월5일까지 열리는 수화 통역사 세미나에 가보자. 밀알선교단 서부지역이 단독으로 처음 개최하는 이번 집중 수련 코스는 농아와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일주일간 매일 오후 7시부터 3시간씩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는 초급 속성반, 통역 양성반, 통역사반 과정을 제공한다. 초급 속성반을 마치면 농아와 기본 대화가 가능해지고, 통역 양성반을 수강하면 일상 대화를 통역할 수 있게 된다. 각반 수료자에게는 세계밀알연합회가 인정하는 수료증이 주어져 세계 63개 밀알선교단에서 농아 통역을 맡을 수 있다.
김용익 목사가 통역사반 강사를 맡은 것도 특이한 점이다. 현재 대전 농아인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 목사는 세미나를 통해 날마다 새롭게 추가되는 한국어 수화를 미주 한인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김의구 남가주 밀알선교회 총무는 “수화도 일상 언어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단어가 생겨난다”며 “새 수화 단어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기존에 수화를 아는 사람도 대화에서 처지게 된다”고 말했다.
나성영락교회에서 수어 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신동희씨는 수화를 배우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신씨는 “수화를 배우는 일차적 목표는 일상 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는 농아에게 봉사하기 위한 것이지만, 수화를 배우면 법정 통역 등 경제 활동을 할 수도 있다”며 “한인 교회들도 인터넷에 설교 동영상을 올리면서 농아 전도를 위해 수화 설교도 제공하고 있어 수화를 배우면 여러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농아를 자녀로 둔 부모가 수화를 배울 것을 권장한다. 김 총무는 “한인 부모들은 농아 자녀들이 입 모양만 보고 대개 말을 알아듣는다고 생각해 수화를 잘 배우지 않는다”며 “그럴수록 농아 자녀와 대화 단절이 더 심해져 자녀들의 삶이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8월3일 오후 7시30분 새한교회에서 열리는 공개 세미나인 ‘속담 수화’도 독특하다. 일상 언어와 마찬가지로 수화에도 줄임말이 있는데 이것이 속담 수화다. 공개 세미나를 들으면 농아와 대화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는 게 김 총무의 설명이다.
세미나 장소는 밀알 선교단 사무실(7212 Orangethorpe Ave. #7A, Buena Park, 90621)이다. 문의 (714)522-4599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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