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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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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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들 II’(Clerks II)

1994년 단돈 2만7,000달러를 들여 만든 케빈 스미스 감독의 데뷔영화 ‘점원들’의 속편. 이 코미디는 뉴저지의 구멍가게서 일하는 친구인 두 젊은이의 무료한 일상을 상소리를 섞어가며 솔직하게 그려 컬트무비가 되었다. 데뷔작은 흑백인데 속편은 컬러. 스미스가 쓰고 감독하고 출연까지 했는데 젊은이들이 좋아할 영화다.
속편은 단테와 랜달이 일하던 구멍가게가 불타 재가되면서 시작한다. 이제 30대가 된 둘은 최저임금의 직장을 전전하다 패스푸드 식당 무비스에 취직한다. 단테는 약혼자와 함께 플로리다에 가 부모가 물려줄 세차업을 하면서 사람답게 살아볼 계획을 세우나 무비스의 매니저에게 마음이 이끌리면서 남부에로의 이동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R. 전지역.

‘섀도우박서’(Shadowboxer) ★★½


감정적이요 에로틱한 프로 킬러 모자에 관한 드라마로 연기파들인 쿠바 구딩 주니어와 헬렌 미렌이 애증이 교차하는 모자로 나온다.
마이키는 양모인 로즈의 극진한 돌봄과 사랑을 받는 킬러인데 이 집안은 킬러 가족이다. 로즈는 철저한 직업여성으로 일에는 에누리가 없지만 마이키에 대한 사랑만은 극진하다.
마이키도 역시 양모를 대하기는 마찬가지인데 둘 간의 감정이 거의 에로틱한 기운을 발산한다. 그런데 로즈가 암에 걸리면서 이것이 그녀의 모성 본능과 살인 충동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로즈와 미키간에 갈등이 인다. 충전된 감정에 관한 이야기로 점잖은 가면을 쓴 위선을 날카롭게 칼질한 영화다. 매우 잔인하고 나체와 섹스신이 많다. R. 선셋 5, 플레이하우스 7등.

‘남쪽으로’ (Heading South) ★★★½(5개 만점)

18세 유색 청년 둘러싼
두 백인여인 사랑·갈등

섹스관광을 통해 선진국의 제3세계 착취를 비판한 섹스 드라마이자 정치 영화다. 또 고독과 사랑의 굶주림과 성적 불만족에 시달리는 중년 여성들의 사랑과 육체적 만족에 대한 추구를 묘사하면서 섹스 관광을 사랑의 관광으로 승화시키려고 애썼다.
프랑스 영화로 1970년대 말 독재와 빈곤에 시달리는 하이티의 참담한 현실을 고발하고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감정과 육체적으로 모두 허기진 여인들의 이야기다. 유감은 여인들 위주로 얘기가 진행되면서 그들의 섹스 장난감들인 현지 청년들에게 아무 목소리를 주지 않은 것.
3년 전 45세에 처음으로 자기에게 오르가즘을 느끼게 해준 레그바(메노티 세자르)를 찾아 수줍음 많은 브렌다(캐런 영)가 다시 여름 하이티 해변휴양지를 찾아온다. 브렌다와 같은 목적으로 이 곳에 온 여인들의 여왕벌은 대학교수 미국인 엘렌(샬롯 램플링). 55세 난 엘렌의 애인은 이제 늠름한 18세 청년이 된 레그바. 그래서 엘렌과 브렌다 사이에 경쟁의식이 생긴다.
두 여인 외에 극중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이 캐나다에서 찾아 온 낙천적인 수(루이즈 포탈). 이 세 여인의 관점으로 섹스관광이 묘사되는데 엘렌은 부드러운 검은 피부의 레그바를 어느덧 사랑하게 되면서 함께 미국으로 가자고 제의한다.
그러나 레그바는 브렌다와 엘렌 사이를 왕래하면서 엘렌에게 대답을 주지 않는다.
세 여인 외에 호텔 식당 책임자인 알베르(리스 앰브롸즈)가 다소 제 목소리를 내는 유일한 흑인으로 나온다. 영화는 무자비한 하이티의 독재정권의 만행을 툭툭 던지듯 폭로하나 큰 설득력은 없다. 섹스 드라마와 정치적 드라마의 혼합이 썩 잘되지는 못했다.
뛰어난 것은 언제나 훌륭한 연기를 하는 샬롯 램플링. 인종차별자요 냉소적이며 또 고독에 짓눌렸는데도 도도한 태도를 취하는 그녀의 연기가 섬뜩하게 리얼하다. 로랑 캉테 감독. 성인용. 로열(310-477-5581).

‘그레이트 뉴 원더플’(The Great New Wonderful) ★★★

9.11사태가 뉴요커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아니면 어떻게 변화시키지 않는가-를 5~6명의 사람들의 얘기를 연결시켜 묘사한 드라마다.
심리과의의 자문을 받는 회계사와 체중 문제로 고민하는 30대의 부부 그리고 뉴욕 제과계의 스타가 되려는 과자 만드는 여자 등은 맨해턴에 사는 뉴요커들.
노상 TV 앞에만 앉아 있는 남편에게 밥상 차려준 뒤 잡지의 그림을 오려 콜라지하는 나이 먹은 여인과 미국을 방문하는 귀빈의 경호를 맡는 인도 출신의 이민자로 옆집에 사는 두 남자 등은 브루클린에 산다. 이들의 일상이 2002년 9월 동시에 묘사되면서 9.11 사태 이후 뉴욕의 모든 것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관찰하고 있다. R. 뮤직홀(310-274-6869).

‘베이비 달’(Baby Doll·1956)


중년의 조면공장 주인 리(칼 말덴)는 10대의 섹시한 베이비 달(캐롤 베이커)을 신부로 맞을 때 장인에게 신부가 20세가 되기 전에는 동침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마침내 베이비 달이 20세가 되는 전 날 리가 어린 아내와 동침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데 일련의 우스꽝스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속임수와 복수의 게임이 시작된다. 리의 라이벌로 베이비 달을 유혹하는 실바로 일라이 월랙이 나온다. 엘리아 카잔 감독의 영화로 연기가 뛰어난 우습고 변태적인 명화다.

‘신의 작은 땅’
(God’s Little Acre·1958)

어스킨 칼드웰의 소설이 원작. 미 남부의 가난한 소작인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영화. 로버트 라이언, 알도 레이, 버디 해켓, 잭 로드공연. 앤소니 맨 감독. 21일 하오 7시30분 UCLA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310-FILM) 동시상영.

‘떠나야 할 때’(Tim to Leave) ★★★

말기암 청년의 가슴뭉쿨한 죽음 준비

죽음에 관한 3부작을 만들고 있는 프랑스 감독 프랑솨 오종의 ‘모래 밑으로’(Under the Sand 2002)에 이은 제2부로 암담하고 절망적인 내용을 낙관적으로 끝맺고 있다. 다소 감상적이지만 매우 진지한 죽음에 직면한 젊은 남자의 삶의 이야기로 언젠가 죽을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볼만한 내용이다.
파리의 젊은 미남 패션 사진사 로맹(멜빌 푸포)은 촬영중 졸도해 의사의 진단을 받은 결과 암말기라는 통보를 받는다. 처음에는 괴로워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던 로맹은 차츰 운명을 받아들이며 남은 삶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가 제일 먼저 정리한 것은 동거하는 예쁜 애인 사샤. “나는 너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며 사샤를 내쫓는다. 이어 로맹은 시골에 혼자 사는 할머니 로라(잔느 모로)를 찾아간다.
그리고 할머니도 곧 죽을 것이기에 고백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로맹이 할머니 집에 가는 도중 들른 카페 여종업원 재니(발레리 브뤼니-타데스키)와의 관계가 후에 코믹할 정도로 희한한 결과를 낳는다.
로라는 과거 자유분방했던 여자인데 로맹은 할머니 집을 떠나기 전날 밤 발가벗고 자는 할머니의 침대에서 함께 잔다. 로맹과 로라의 다정하고 아름다운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로라 외에 자기 부모와 여동생에게조차 자신의 병을 밝히지 않는 로맹은 이어 그동안 사이가 안 좋았던 여동생에게 화해의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로맹은 머리를 빡빡 밀고 수염도 깎아버리고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한다.
그는 죽기 전에 세상에 중요한 무언가를 남겨 놓는데 이 유산을 남기기 위해 로맹과 재니와 재니의 남편 등 3인이 발가벗고 하는 섹스행위가 우스우면서도 가슴 뭉클한 느낌을 준다.
수척해진 로맹은 여름 해수욕장을 찾아 남들이 다 돌아간 뒤에도 백사장에 누워 황혼을 바라본다.
연기들이 좋은데 모로의 주름진 짙은 인간적 연기가 감동적이다. 성인용. 선셋 5(323-848-3500), 플레이하우스 7(626-844-6500), 타운센터 6(800-FANDANGO #143).

‘낮의 미녀’(Belle de Jour·1967)

프랑스의 명장 루이스 부뉘엘의 충격적인 작품으로 뒤틀리고 도전적인 내용이다. 숫처녀로 부잣집에 시집간 아름다운 새색시(카트린 드뇌브)가 심심풀이 삼아 파리의 고급 사창가에서 남편 모르게 낮에만 몸을 판다.
그녀의 각양각색의 고객들의 여자에 대한 욕망과 변태가 우습고도 쇼킹하게 묘사된다. 부뉘엘의 부르좌에 대한 멸시하는 비판 의식이 강하게 느껴지는 매우 희한하고 환상적인 영화다. 드뇌브가 눈부시게 아름답고 뛰어난 연기를 한다.

‘욕망의 애매한 대상’(That Obscure Object of Desire·1977)

역시 부뉘엘의 마지막 작품. 돈 많은 새도매조키스트가 자기 하녀에게 빠진다. 28~29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동시상영.

‘당신, 나 그리고 두프리’(You, Me and Dupree)

주택단지 개발가인 칼은 똑똑하고 섹시한 초등학교 교사 말리와 결혼해 교외에 신접살림을 차린다. 칼의 신혼 삶을 망가뜨리는 자가 칼의 죽마고우 랜디 두프리.
어른 몸에 아이의 정신을 지닌 두프리가 직장과 아파트에서 모두 쫓겨나면서 칼 부부는 잠시 머무른다는 조건으로 두프리를 집에 묵게 한다. 그 잠시가 몹시 길어지면서 두프리의 허튼 소리와 온갖 사고와 해프닝이 계속해 일어난다.
이에 말리가 신경과민이 되는데 칼은 장인으로부터 온갖 멸시와 압력을 받으면서 말리의 입장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칼이 제대로 남편 구실을 못하자 말리는 엉뚱하게 두프리에게 위로를 받는다. 두프리가 일종의 대리 남편이 되면서 참다 못한 칼이 육박전을 벌이게 된다. PG-13.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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