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적영화를 빛낸 왕년의 스타들

2006-07-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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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해적’계기로 본다

자니 뎁이 금이빨 해적선장으로 나온 ‘카리브해의 해적: 망자의 함’이 지난 7일에 개봉돼 주말 사흘간 무려 1억3,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흥행 신기록을 냈다. 이 영화는 ‘카리브해의 해적: 흑진주의 저주’(2003)의 속편으로 한때 인기를 끌었던 해적영화를 부활시켜 앞으로 또 다른 해적영화들이 나올 길을 터놓았다. 뎁은 그러나 왕년의 해적들처럼 늠름하고 씩씩한 멋쟁이가 아닌 소심하고 겁 많은 해적. 최근 LA타임스는 이 영화의 개봉을 맞아 과거 칼싸움 잘하는 명해적 역을 해낸 스타들과 그들의 영화를 소개했다.

에롤 플린 ‘블러드 선장’서 수퍼스타로
날렵한 미남 타이론 파워도‘검은백조’열연


▲더글러스 페어뱅스
1920년대부터 ‘조로의 마크’ ‘로빈후드’등 신나는 칼싸움 모험영화에서 날렵한 액션 솜씨를 보여준 그는 해적영화의 원조격인 ‘검은 해적’(The Black Pirate·1926)에서 펄펄 날며 칼 솜씨를 자랑했다. 페어뱅스는 멋쟁이 해적의 시조로 이 영화에서 아버지의 살인자를 찾기 위해 해적단에 가입하는 스페인 귀족으로 나온다.
▲에롤 플린
미남이요 카리스마가 있던 플린이야말로 명해적의 대명사 같은 배우. 1935년 ‘블러드 선장’(Captain Blood)에 나오면서 수퍼스타가 됐다. 플린은 억울한 옥살이 끝에 해적이 돼 복수를 하는 아일랜드 의사로 나온다. 흥미만점의 영화에서 플린이 천적인 사악한 해적 르바쇠르로 나온 바질 래스본과 칼싸움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플린은 이 영화를 만든지 5년 뒤 또 다른 걸작 해적영화 ‘시 호크’(The Sea Hawk)에 나왔다. 그는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을 위해 대서양을 항해하는 배들로부터 재물을 약탈하는 명랑한 해적으로 나온다. 플린의 마지막 해적영화는 ‘모든 깃발에 대항해’(Against All Flags·1952)로 실제 생활에서 약물과 주색에 골아 무기력한 동작을 보여줬다.
▲타이론 파워
절세 미남 파워의 날렵한 동작과 노출된 튼튼한 가슴이 효과적으로 사용된 것이 컬러가 눈부신 ‘검은 백조’(The Black Swan). 파워는 낙천적인 해적으로 나와 칼싸움하면서 자메이카의 전 총독의 아름다운 딸(모린 오하라)과 애증의 관계를 맺는다.
▲버트 랭카스터
곡마단 곡예사 출신의 랭카스터의 주특기가 마음껏 발휘된 ‘진홍의 도적’(The Crimson Pirate·1952)은 요란한 칼부림과 웃음이 가득한 최고의 오락영화. 그는 1700년대 카리브해 국가의 혁명에 뛰어든 해적으로 나와 탄탄한 몸과 백만달러짜리 미소 그리고 체조술을 동원, 스크린을 종횡무진으로 누빈다. 랭카스터의 곡마단 친구 닉 크라바트가 말 못하는 친구 해적으로 나와 재미를 더해 준다.
▲로버트 뉴턴
상기 해적들과 달리 뉴턴은 1950년대 성질 고약하고 포악스런 해적으로 여러 번 나왔다. ‘보물섬’(Treasure Island)에서는 외다리 해적으로 나왔고 ‘롱 존 실버’(Long John Silver·1954)에서도 외다리 해적으로 나와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혔다. 뉴턴은 1952년산 ‘검은 수염, 해적’(Blackbeard, the Pirate)에서는 17세기의 난폭한 해적으로 나와 아름다운 린다 다넬을 납치한다.
▲찰스 로턴
찐빵처럼 생긴 살이 찐 로턴은 ‘키드 선장’(Captain Kidd)에서 왕을 배신하는 해적으로 나왔고 이 영화 7년 뒤에는 왕년의 명콤비 코미디언 애봇과 카스텔로와 함께 ‘애봇과 카스텔로 키드 선장 만나다’에 나왔다.
이밖에도 해적으로 나온 스타들로는 월래스 비어리(‘보물섬’), 폴 헨리드(‘카리브해’), 프레드릭 마치와 율 브린너(‘해적’), 앤소니 퀸(자메이카의 거친 바람’), 케빈 클라인(‘펜잔스의 해적’), 진 켈리(‘해적’), 월터 매사우(‘해적’), 더스틴 호프만(‘후크’) 등이 있다. 여배우로 해적으로 나온 사람들로는 모린 오하라(‘검은 백조’) 진 피터스(‘인도양의 앤’), 지나 데이비스(‘자객섬’) 등이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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