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은 시들하고… 샤핑센터 투자는 어떨까

2006-07-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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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뜨겁게 달아올랐던 주택붐이 이젠 많이 식었다. 집을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고, 가격도 몇 개월 전만큼 받기가 어렵다.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젠 부동산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시절은 지난 것일까. 단독주택이나 콘도 전매 또는 투기로 한몫을 챙기던 때는 확실히 지났다. 그러나 부동산에서 기회가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주택시장은 둔화 기미가 확연하지만 부동산 투자신탁(real estate investment trusts-REIT)에서는 아직도 상당한 기회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이 부문은 여전히 상승세다.

“단독 주택·콘도 전매로 재미 보던 때는 지났다”
호텔 샤핑몰 아파트 등 상업용 건물에 투자하는
부동산 투자 신탁(REIT)은 올해도 여전한 상승세
“피크 지났지만 기회 있다” 큰손들 열심히 매입

부동산 투자신탁은 일반 소액 투자자들도 대형 상업용 건물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REIT 뮤추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REIT는 주택을 매입하지 않는다. 대부분 호텔이나 아파트, 샤핑센터 등 상업용 건물에 투자한다. 단독주택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어 걱정되지만 상업용 부동산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상승세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입주자에게서 렌트를 더 올려 받음으로써 좋은 수입과 실적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경제가 좋은데 힘입어 REIT의 가격은 상승세가 지지되고 있다”고 아이비 부동산 증권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조셉 베틀은 말한다.
REIT를 소유하고 있는 뮤추얼펀드들은 지난 수년동안 여러 펀드 중에서 손꼽히는 좋은 투자 실적을 내고 있다. 뮤추얼펀드 실적 조사기관인 리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REIT 뮤추얼펀드는 평균 12.7%나 솟았다. SNL 파이낸셜의 REIT 지수는 상반기 중 13%가 상승했다.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고전한데 비하면 같은 부동산이면서도 대단한 투자실적을 거둔 셈이다.
주택 투자로 재미를 보는데 한계가 왔다면 일반 소액 투자자들도 REIT 펀드에 투자함으로써 상승세가 지지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 동승’ 쪽을 택하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물론 REIT도 주택시장 둔화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반기 투자실적은 상당히 좋았지만 2·4분기를 보면 REIT 주식들이 고전했다. 리퍼사에 따르면 이 기간에 REIT 뮤추얼 펀드는 1.1% 떨어졌다. 상승세에 변화가 오고 있지만 상반기 중 REIT가 거둔 실적은 상당히 부러운 것이다. 주택시장은 고전하는데도 불구하고 REIT가 이만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큰손들의 각별한 관심- 대형 프라이빗 에퀴티 투자자들이 공개 REIT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들 큰손들은 막대한 현금을 동원, REIT를 나오는 대로 삼키고 있다. 지난달 블랙스턴 리얼 이스테이트 및 브룩필드 프라퍼티즈는 ‘REIT 트라이젝 프라퍼티즈’를 50억달러에 매입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프라이빗 투자 그룹에 의한 최대의 거래다.
대형 프라이빗 투자 그룹들이 REIT를 열심히 사들이고 있다는 것은 지난 6년간 크게 상승했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올라갈 여지가 있다는 좋은 반증이라고 SNL 파이낸셜의 디렉터 케벤 린데만은 파악한다.
▶높은 수익성- 수익을 낼 수 있는 푼더멘털이 강하다. 아파트와 오피스 공간에 대한 수요가 아주 높아 많은 수익을 내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CGM 리얼티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켄 히브너는 말한다. 아파트 수요는 높고 공급은 달리기 때문에 REIT는 동종 산업 내에서 최대의 승리자가 됐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REIT의 배당을 노리는 대신 가격 상승을 보고 REIT 투자에 달려들도록 한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REIT의 모든 분야-리테일과 아파트, 오피스를 포함해서-가 수익성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SNL 파이낸셜이 집계하는 지수상으로는 올해 상반기 중 아파트 REIT는 가치가 21% 상승했고 뒤를 이어 오피스가 19%, 호텔 REIT가 18%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REIT들이 자신들이 소유하는 아파트나 오피스의 렌트를 인상시킴으로써 수익성을 제고시켜 투자자들을 몰리게 하고 있다. 지난달 중 LA의 대형 오피스 빌딩 오너인 더글러스 이메트가 주식공모를 했을 때 많은 투자자들이 달려들었던 것은 기회가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고 달려들었던 것이 좋은 사례다.
REIT라고 해서 걱정이 없을 수는 없다. 올라가는 이자율은 중요한 변수다. 투자에서 소득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지금은 REIT는 맞지 않다. 전형적인 REIT 투자자들이 바로 소득을 원하는 사람들이지만 지금은 10년 재무부 공채도 5.18%의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에 평균 4.25%의 수익을 안겨주는 REIT는 전혀 매력적이지 못하다.
이자율이 상승함으로써 소비지출이 둔화되고 나아가 샤핑센터나 몰의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NL가 집계하고 있는 지역 몰 REIT 지수는 상반기 중 관련 산업 가운데 가장 낮은 4% 상승에 그쳤다.
REIT 시장은 지난 수년간 월등한 실적을 내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만한 실적을 내는데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매 분기가 지날 수록 이전과 같은 수익률이 지탱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린데먼은 말한다. 주택보다는 낫겠지만 REIT도 이전 같은 고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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