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강을 선사하는‘찬양 대장정’

2006-07-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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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을 선사하는‘찬양 대장정’

16일까지 남가주서 찬양공연을 갖는 필그림앙상블.

필그림앙상블

뉴욕서 밴 몰고 8,000마일 횡단 순회공연
비발디 사계 등 클래식과 영상 결합
‘농익은 선율’믿지않는 사람에게도 복음
16일까지 남가주 무대… 내달 중국 공연

필그림앙상블 단원 6명은 LA까지 8,000마일을 달려왔다. 5월23일 15인승 밴을 직접 몰고 뉴욕에서 출발해 13개 도시를 거쳐 여기에 이르렀다. 대륙의 동서를 가로지르자 계절도 봄은 지고 여름으로 바뀌었다.
그 사이 40여 곳에서 찬양 음악회를 열며 강행군을 펼쳤다.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단원 모두 큰 변화를 체험해 기뻤단다.
“시편 8편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를 지금까지는 입술로만 불렀죠. 그런데 이번에 긴 여행을 하면서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보고,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에 놓인 지평선을 봤어요. 하나님이 지으신 대단한 자연을 보니 이젠 그 가사를 마음에서 우러나와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소프라노 김수진)
그런 공력이 쌓인 덕택인지 9∼16일 남가주에서 갖는 필그림앙상블의 6차례 찬양 공연은 농익었다. 친숙한 선율이 계속 흐르니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도 쉽게 하나가 된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해 모두가 행복을 느끼는 공연이 목표”라는 바이얼리니스트 김신형의 말이 괜한 소리는 아니었다.
필그림앙상블은 영화음악, 비발디의 사계 등 친근한 클래식과 함께 찬양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고 있다. 영상을 틀면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도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편안하게 복음을 전할까 고민한 결과물이다.
1991년 “주님 사랑에 빚진 자의 마음으로 필그림앙상블을 창단했다”는 김신형은 현재 단장인 작곡가 김종문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만난 뒤 “하나님께 큰 찬양을 드리자”고 뜻을 모았다.
이전까지는 찬양 집회가 있을 때 간간이 모여 연습하던 단원들이 지난해 첫 미주 공연을 앞두고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모든 것 버리고 떠나라는 하나님의 말을 순종했던 아브라함을 따라했다”는 김신형은 SBS방송 관현악단에 사표를 냈다.
그런 ‘순종’에 중국 10회 공연이라는 ‘하나님의 선물’이 주어졌다. 한국으로 돌아가자마자 8월27일부터 중국 자치구를 찾아가는 힘든 일정이지만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소외된 곳을 찾아 작은 음악회를 여는 우리 목표에 딱 맞기에 공연을 갖는다”고 김신형은 말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초청 공연을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기도에 응답 받을 때까지 공을 기울이겠다고.
필그림앙상블은 12일 드림교회, 16일 나성연합감리교회와 수정교회에서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피아니스트 박계정은 “떠날 때 김밥 싸서 밴에 넣어주시던 분들의 손을 잊을 수가 없어요. 이민생활에서 수고하신 분들 위로하러 미국에 왔는데 저희가 더 큰 힘을 받았어요. 그러니 더 좋은 공연을 해야죠”라고 다짐한다.
공연 문의 (770)876-3474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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