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윤실 호루라기 한인이민교회의 사회적 책임

2006-06-27 (화)
크게 작게
얼마 전 한국정부의 통계청이 조사 발표한 바에 의하면 한국의 종교인구는 전체 인구의 53.1%인데 그 중에 불교도가 22.8% 다음으로 개신교도가 18%, 천주교도가 10.9% 로 나와 있다. 1995년을 기준으로 할 때 그 후 10년간 불교도는 3.9%, 천주교도는 74.4% 증가한 반면에 기독교인은 1.6%가 감소한 것으로 되어있다.
오늘의 한국 개신교는 교회수가 5만이 넘고 160여개국에 1만4,0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할 만치 세계 기독교사에 유례없는 성장을 했노라고 자랑해왔는데 이번 통계를 보면 최근 10년간은 성장을 멈추고 오히려 교인수가 감소하였으니 조금은 이상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동안 한국의 개신교는 개교회의 성장과 물량주의에 빠져서 교회당을 크게 짓고 기도원과 공동묘지를 마련하는데는 힘써왔으나 고아와 과부를 돌보고 이웃과 사회를 섬기는데는 등한했다. 기독교인의 신앙과 삶의 이중적인 모습이 때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거기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대형교회의 비리와 아름답지 못한 성직자의 이야기가 지상에 보도될 때에 세상사람들의 빈축을 샀고 그래서 기독교는 사회의 신용을 잃게 되었다. 과거 한국의 기독교는 선교 초기에는 인습의 타파와 절제운동 등으로 한국사회를 개화하는데 공헌하였고 3.1 독립운동을 주도한 것도 기독교인들이었다.
현재 미국에는 약 200만명의 한인들이 이민와서 살고 있다. 그 중에 3,500이 넘는 교회가 있고 반수 이상의 동포들이 교회에 출석한다. 이런 교회 중심의 한인 커뮤니티가 지금 주류사회와 우리와 같은 소수민족들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다. 한인들은 정직하지 못하고 법과 공중도덕을 안 지키고 민족 차별을 잘하며 이기적이고 폐쇄적이라는 것이 저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다.
연일 발생하는 한인관계 각종비리사건과 안으로 늘어나는 가정파탄과 청소년 비행 마약 도박, 갱, 성도덕의 문란 등이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가 없게 만들었다. 우리는 지금 미국이라는 새로운 사회환경에 이민 와서 살면서도 사고와 행동방식과 문화의식은 종전 그대로 이기 때문에 Korean American이 아니고 Korean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엊그제 있었던 올림픽 대로를 막고 펼친 대 스위스 월드컵 응원전을 보면서 왜 그런지 우리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이라는 큰 바다에 떠있는 외로운 섬으로 느끼게 되는 것은 나의 착각일까! 이제는 우리 한인사회가 과거의 어두운 이미지를 벗고 밝고 정직한 열린사회로 거듭나야 한다.
기독교는 개인의 영혼구원뿐만 아니라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서도 일하는 종교이다. 그래서 나는 여기에 우리 기독교인과 교회가 한인사회와 미국 전체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일들을 적어보기로 한다.
첫째로, 우리 신자들은 신앙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살자. 성경의 가르침대로 정직하고 검소하게 나누며 살고 미국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자.
둘째로, -교회 강단에서는 신앙에 관한 설교와 같이 생활 윤리도 가르치자.
-평일에는 교회 건물과 모든 시설을 외부에 개방하여 이용토록 하자.
-교인들에게 헌혈, 골수, 장기기증 등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마음과 기회를 만들어주자.
-지역사회에 대한 자원봉사활동과 미국시민으로서의 정치에도 참여하도록 권장하자.
-교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여러 자선, 사회, 시민단체를 재정적으로 적극 도와주자.
지금 이런 일은 LA에서는 나성영락교회가 3년에 걸쳐서 큰 재정을 들여서 모범적으로 하고 있고 금년의 남가주교회협의회도 한인회관 증축에 기부하였다. 그동안 미국 안에 있는 한인교회는 해외선교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그 힘의 절반은 안으로 돌려서 가까이 있는 우리의 자녀들과 한인동포 사회와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을 섬기는 일로 교회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 해나가자.
(213)387-1207, email: cem_la@yahoo.com

유 용 석
(LA기독교윤리실천
운동 공동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