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7년만의 외출’

2006-06-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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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7년째 외톨이 가장 상상의 바람기
몬로-와일더 감독 콤비가 만든 코미디

무덥고 끈끈한 맨해턴의 여름 밤 지하철 통풍구 위에 서 있는 마릴린 몬로의 흰 드레스가 바람에 날려 위로 들어올려지면서 몬로의 늘씬한 다리가 노출되는 장면으로 유명한 1955년산 코미디. 동명 연극이 원작으로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도 몬로와 함께 일한 빌리 와일더가 감독했다.
결혼생활 7년째가 되면 남편들이 곁눈질을 하기 시작한다는 통념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자기 외모에 자신 없는 출판사 사장인 주인공 리처드(탐 이웰)의 상상과 현실을 섞은 즐거운 영화다. 재미있는 것은 리처드가 탐내는 여주인공의 이름이 없고 단순히 ‘걸’(The Girl)로 불려진다는 점. 몬로는 모든 남편들의 환상의 여인인 셈이다.
맨해턴에 사는 리처드는 일 때문에 집에 남고 아내와 아들만 여름휴가를 떠나 보낸다. 혼자 남게된 리처드가 자기 집 2층에 세든 광고필름 배우이자 모델인 몬로를 시원한 칵테일 한 잔 하자고 초대하면서 리처드의 온갖 상상력이 발동한다. 리처드가 몬로와의 바람이 소문 날까봐 걱정하는 상상장면들이 웃긴다.
리처드는 현실에서 몬로와 함께 외출, 저녁을 먹고 영화도 보는데 유명한 몬로의 드레스가 날리는 장면은 둘이 귀가하던 중에 있는 일이다. 이튿날 제 정신을 차린 리처드는 몬로의 응원을 받으며 아내가 있는 휴양지로 가기 위해 급히 집을 나선다. 맨발인 리처드에게 몬로가 창 밖으로 그의 구두를 던져준다.
Fox는 이 영화와 함께 몬로의 다른 작품 4편을 묶어 ‘마릴린 몬로: 80세 생일 축하’(Marilyn Monroe: 80th Birthday Celebration) DVD 박스 세트를 출시했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Gentlemen Prefer Blondes)-몬로와 제인 러셀이 돈 많은 남편 감을 고르기 위해 춤추고 노래한다. ▲‘사랑합시다’(Let’s Make Love)-억만장자와 연극배우의 로맨스로 이브 몽탕 공연. ▲‘나이애가라’(Niagara)-나이애가라를 무대로 벌어지는 사랑, 배신, 살인의 드라마. ▲‘돌아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몬로와 로버트 미첨이 공연한 웨스턴. 부록으로 몬로의 마지막 날들을 다룬 기록영화가 있다. 5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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