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십자가의 표지’

2006-06-09 (금)
크게 작게
로마 네로황제때 기독교박해 그려
지나친 가학장면 교계반발 받기도

‘십계’등 많은 종교영화를 만든 세실 B. 드밀 감독의 섹시하고 새디스틱한 영화로 로마의 네로 황제 시대 종교의 자유를 찾는 기독교도들과 이들에 대한 학대를 그린 흥미진진한 흑백영화다. 1932년작.
드밀은 종교영화를 만든다면서 기독교와 그 신도들을 주로 묘사하는 대신 로마시대의 문란한 섹스와 거의 나체이다시피 한 여자들을 내세워 영화를 팔아먹은 사람이었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의 대표작으로 너무나 성적으로 자극적이요 또 가학적인 장면들 때문에 기독교계의 강한 비판을 받았었다. 이 영화 때문에 결국 1934년 영화계 자체 검열제도인 프로덕션 코드가 제정됐다.
영화에서 불타는 로마 시가를 내려다보면서 수금을 타는 여성적인 네로로는 찰스 로턴이 나오고 그의 요부 아내 포페아로는 발가벗다시피 한 클로뎃 콜베르가 나온다. 콜베르는 가급적 옷감을 절약한 의상을 입고 나긋나긋한 육체를 보여주면서 우유목욕을 하는데 자기 시녀보고 함께 목욕하자고 유혹한다. 한편 기독교도가 되는 로마 장군 마커스로는 프레데릭 마치가 나온다.
로마 시민들 앞에서 처형되는 기독교 여신도들도 발가벗기다시피 한 뒤 십자가에 못을 박아 매달아 악어와 고릴라의 먹이로 만들었다. 이런 장면들은 그 뒤 TV 방영 때 모두 삭제됐는데 이번에 나온 DVD에는 복원돼 있다. (사진) 유니버설은 이 영화 외에 4편을 묶은 ‘세실 B. 드밀 컬렉션’(The Cecil B. Demille Collection) DVD를 출시했다. 60달러.
▲‘4명의 겁에 질린 사람들’(Four Frightened People·1934)-열대지방 섬에 표류한 사람들이 식인원주민들과 싸운다. 나체이다시피 한 남녀가 몸매 자랑을 한다. ▲‘클레오파트라’(Cleopatra·1934)-시저와 마크 안토니와 모두 놀아난 요부 클레오파트라로 클로뎃 콜베르 주연. ▲‘십자군’(The Crusades·1935)-사자왕 리처드의 십자군 전쟁을 그린 사랑과 대규모 액션이 있는 걸작. 로레타 영 주연. ▲‘유니언 퍼시픽’(Union Pacific·1939)-첫 대륙횡단철도 건설을 둘러싼 대하 웨스턴. 바바라 스탠윅, 조엘 맥크리 주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