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흥행작 ‘파경’여주연 제니퍼 애니스턴 인터뷰

2006-06-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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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작 ‘파경’여주연  제니퍼 애니스턴 인터뷰

제니퍼 애니스턴이 관계를 부식시키는 것은 대화의 부족이라고 말했다. 왼쪽은 영화 ‘파경’의 상대역 빈스 본.

“관계악화는 대화부족에서”
제니퍼 애니스턴이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사실 이 영화는 비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야 옳다) ‘파경’(The Break-Up)이 지난 2일 개봉돼 주말 사흘간 무려 3,92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고 박스 오피스 탑을 차지했다. 이 액수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1,000만달러나 웃도는 것이다.
‘파경’은 동거생활을 하던 두 연인이 헤어지기로 한 뒤에도 서로 콘도를 안 떠나면서 버티며 오기 대결을 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가 비평가들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받았는데도 장사가 잘된 까닭은 관객들이 영화를 찍다가 사랑에 빠진 애니스턴과 그의 상대역 배우 빈스 본 간의 화학작용을 확인하려고 극장을 찾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애니스턴은 남편 브래드 피트에게서 버림받고 상심중 이 영화에 나와 본과 애인 사이가 되면서 아이러니컬한 제목과 함께 큰 화제가 됐었다. 애니스턴은 이 영화 전의 두 작품 ‘탈선’과 ‘소문이 그렇더라’가 모두 흥행서 참패, 슬럼프에 빠져 컴백 작품이 절실히 요구되던 형편이었다. 이제 이 영화가 빅히트를 하면서 애니스턴은 A급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할리웃 외신기자협회는 ‘파경’의 개봉에 맞춰 최근 애니스턴과 본이 각기 기자회견식 인터뷰를 가졌다. 특유의 얼굴을 가리다시피 한 긴 머리에 소매 없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회견장에 나온 애니스턴은 소박한 이웃집 여인 같았다. 작고 마른 체구를 한 애니스턴은 기자들의 질문에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진지하게 답했다. 다음은 애니스턴과의 회견 내용.

-영화에서 당신은 애인에게 질투심을 일으켜 그의 마음을 돌리려고 하는데 과연 질투가 그런 약효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어쩌면 가끔 그럴 수도 있겠지만 .
-각본을 받았을 때부터 끝에 가서도 해피엔딩이 아니었는가.
▲처음부터 둘을 행복으로 묶어 끝낼 의사가 없었다. 나는 그것 때문에 작품을 좋아하게 됐다.
-왜 요즘 커플들은 30~40년 전 커플들보다 더 많이들 헤어진다고 생각하는가.
▲요즘은 사람을 비롯해 모든 것을 너무 쉽게 버린다. 관계에 대해 가치를 별로 두지 않는 것 같다. 헤어지기 전에 일단 관계 유지를 위해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믿는다.
-브래드와의 결별이 만천하에 공개된 시점에서 왜 이런 내용의 영화에 나왔는가.
▲처음 에이전트가 ‘파경’이라는 영화가 있다고 전화했을 때 난 농담인 줄 알았다. 제작자 등 모두들 조심스럽게 내게 접근해 왔다. 각본을 읽고 나서 고통을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것보다 더 좋은 상처 치료책이 없다는 생각이 났다. 타이밍이 좋았고 영화는 진짜로 내 고통의 치료제가 되었다.
-영화에서 나체로 집안에서 걸었을 때의 기분은.
▲마치 슬로모션으로 걷는 것 같았고 온 몸에서 땀이 났다.
-남자가 애정 표시를 어떤 것으로 해주길 원하는가.
▲물건은 필요 없다. 다만 상대방을 생각해 줄줄 알면 된다.
-빈스 본과의 공연 경험은 어땠는가.
▲그는 정말로 뛰어난 코미디언이자 드라마 배우다. 나는 언제나 배우로서의 그를 보는 것을 즐겼었다. 그는 정말로 관대한 배우이며 든 것을 시도해 보기를 좋아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동일한 입장에서 함께 즐겁게 일하면서 작품을 완성했다.(애니스턴에 이어 있은 인터뷰에서 영화의 각본을 공동으로 쓴 본은 주인공으로 제니퍼를 생각하고 글을 썼으며 자기는 제니퍼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첫째 각본, 둘째 감독 그리고 세번째로 누가 나오는가 하는 것이다.
-관계를 파괴하는 가장 큰 요소는.
▲거짓말과 언행의 불일치.
-매스컴의 광적인 초점을 받는 것에 익숙해졌는가.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그러나 그들도 직업이니 만큼 어쩌겠는가. 반드시 내가 브래드와 헤어져서라기보다 요즘에는 너무나 간행물들이 많아져서 그 열기도 자연 더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리얼리티 TV 때문에 사람들이 사실이라는 것에 더 집착하는 것 같다. 더 이상 신비라는 것이 남질 않게 됐다.
-영화에서 당신 친구로 나온 조이 로렌 애담스는 빈스의 전 애인이었는데 당신과의 관계는 어땠는가.
▲우리는 만나자마자 친해져 함께 일했다.
-당신은 그리스계인데 그리스 문화와 언어와의 관계는 어떤가.
▲어렸을 때는 일요 그리스어 학교에도 가고 매주 일요일 교회에도 갔다. 그러다가 나의 대모이신 할머니가 사망하면서 그리스적인 것과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그런데 이제 나이를 먹으면서 다시 점점 더 그리스적인 것과 연결 지어지고 있다. 나는 완전한 그리스인은 아니지만 늘 그리스 여자처럼 느끼고 있다.
-영화에서 왜 빈스와의 관계가 악화됐다고 생각하는가.
▲대화의 부족 때문이다.
-제작자가 되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지금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2편의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다.
-당신은 진지한 드라마 배우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가.
▲난 내 이미지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지 않는다. 어떤 장르의 영화에서 잘하면 다시 출연을 요구받게 마련이다. 난 다행히 드라마와 코미디에 모두 나와 두 장르에 모두 재미를 느낀다.
-미술가는 누구를 좋아하는가.
▲어렸을 때부터 샤갈을 좋아했다. 현대화가들을 좋아한다. 미술품 수집도 시작했는데 시대를 섞어 수집하고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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