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즈니스칼럼/ 보험과 도박, 무엇이 다른가?

2006-05-2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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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전 대뉴욕지구보험재정협 회장

보험과 도박, 무엇이 다른가? 보험의 기본적 개념을 생각하면서, 보험과 도박의 다른 점을 생각해 본다.보험이란 무엇인가? 보험이란 인간이 안전(Security)을 추구하는데 장애물이 되는 위험(Risk = Chance of Loss)에 대처하는 기술의 일종이다. 위험은 투기적 위험(Speculative Risk)과 순수위험(Pure Risk)이 있는데, 보험은 순수위험만을 대상으로 한다. 투기적 위험은 도박이나 주식투자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득과 손실의 양면성이 있지만, 순수위험은 오직 손실의 가능성만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손실의 가능성에 대처하는 기술은 소유를 포기함으로서 위험을 회피하는 수도 있고, 일종의 비상준비기금(Contingency Fund)을 설치함으로서 위험을 보유(Retention)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전자는 소유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유용성이 없고, 후자는 기금이 충분히 마련되
기 전에 손실이 생길 때는 소용이 없게 된다. 그러므로 제 3의 다른 방법이 요구되는데, 이것이 바로 위험을 남에게 전가시키는 기술이다.
보험은 손실을 예측할 수 있을 만큼 큰 한 집단의 노출을 결합해서, 예측된 손실을 그 집단의 구성원들 사이에 분산(전가) 시킴으로서 한 개인의 감당하기 어려운 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도구라고 말할 수 있다.
도박을 하면 크게 딸 수도 있지만, 반대로 크게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도박은 내기를 하지 않으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보험은 가입한다고 손실의 가능성이 줄어들거나 없어지지 아니한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손실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항시 열린 손실의 가능성에 도박을 걸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도박은 전에 없던 위험을 만들어낸다. 반대로 보험은 도박처럼 없는 위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상존하는 위험에 대해서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언제나 열려있는 손실의 가능성을 구성원들 사이에 분산 또는 전가시킴으로서, 개인의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으로부터 오는 손실을 줄이는 사회적 도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을 들지 않는 것이 도박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보험 의존적 사회다. 우리들의 생활 주변은 보험과 무관한 것이 없을 정도로 보험은 이미 우리 생활과 밀착되어 있다. 우리들의 생명을 비롯해서 우리가 소유하는 자동차, 주택, 건물, 사업체 등등 보험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거의 없다. 생명보험은 죽음
이라는 필연적 손실의 가능성에 대해서, 건강보험은 건강의 상실이라는 손실의 가능성에 대해서, 은퇴연금은 노화라고 하는 필연적 손실의 가능성에 대해서, 그리고 재산에 대한 보험은 ‘화재’와 ‘상해’라고 하는 손실의 가능성에 대해서 보험을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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