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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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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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의 카우보이’(Down in the Valley)
★★★½(5개 만점)

현대판 카우보이의 사랑과 좌절

LA 옆동네 밸리를 무대로 엮어지는 현대판 카우보이 액션폭력영화. 집념적인 사랑과 함께 전설이 된 미 서부라는 과거에의 동경 그리고 결코 될 수 없는 자기 아닌 다른 인격체를 모방하는 정신적 방랑자의 착시적 삶을 그린 별종 영화다. 주인공역의 에드워드 노턴의 뛰어난 연기와 이색적 내용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이고 변태적 영화로 폭력이 자심하다. 자동차와 말 탄 카우보이의 모습이 커크 더글러스가 나온 ‘용감한 자는 고독하다’를 연상시킨다.
샌퍼낸도 밸리에 카우보이 모자와 진 그리고 부츠를 신고 카우보이용 밧줄을 든 젊은 할랜(노턴)이 나타난다. 주유소에서 일하는 할랜을 보자마자 사랑하게 되는 여자는 셰리프인 홀아버지 웨이드와 어린 남동생 로니(로리 컬킨)와 사는 눈부시게 예쁜 18세난 토비(이반 레이철 우드). 할랜도 토비를 첫 시선에 사랑케되면서 둘은 즉시 애인사이가 된다.
도시 교외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카리스마 있는 카우보이와 고3생간의 로맨스는 웨이드의 부권 간섭에 의해 격랑을 일으키게 된다. 옛날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할랜을 좋아하는 것은(그가 쌍권총을 뽑아드는 모습이 로버트 드 니로의 ‘택시 운전사’장면과 흡사하다) 토비뿐 아니라 로니도 마찬가지. 고독한 로니는 할랜을 영웅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웨이드는 할랜의 사우스다코타의 카우보이 출신이라는 말을 허위로 파악하고 이 청년을 위험인물로 여긴다. 그리고 할랜과 토비에게 서로 만나지 말 것을 지시하나 둘의 관계는 이미 너무 깊어졌다.
토비는 뒤늦게 자기 앞의 할랜이 자기의 육안으로 보는 할랜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러나 할랜은 토비를 놓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함께 달아나기를 거부하는 토비를 총으로 쏜 할랜은 말을 타고 건축 중인 주택단지로 숨어들면서 멋있는 총격전이 벌어진다.
성적 매력과 순진성과 위험성을 캐멜레온처럼 순식간에 표현해 내는 노턴의 연기가 경탄할 만하다. 감독 데이빗 제이콥슨의 샤핑몰과 똑같이 생긴 주택단지들이 잠식하는 서부의 넒은 공간에 대한 조사같은 영화로 전반적으로 어두운 톤이다. R. 선셋5(323-848-3500), 모니카(310-394-9741), 플레이하우스(626-844-6500), 타운센터(818-981-9811) 등.


‘샤일로 구출작전’(Saving Shiloh)

인기 아동소설이 원작으로 귀여운 강아지 샤일로의 모험을 그린 가족용 영화. 이 소설의 작가는 필리스 레널즈 네일러로 ‘샤일로’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세 권 썼다. 네일러는 ‘샤일로’ 소설을 비롯해 모두 125권의 아동소설을 썼는데 글에서 책임과 정직과 친절을 얘기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마티와 그의 가족이 샤일로의 전 주인 저드가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고 갱생하려고 애쓰는 것을 돕는다. 저드는 전 얘기에서 음주운전으로 큰 사고를 냈었다. 이런 저드에게서 샤일로를 구해준 마티는 저드로부터 다른 개들을 구해내려고 저드가 동물을 돌보는 일을 하도록 돕는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의 불신을 사고 있는 저드가 살인혐의를 받으면서 저드와 샤일로가 다시 위험한 처지에 빠진다. PG. 일부 지역.

‘철창 속의 셰익스피어’(Shakespeare Behind Bars) ★★★

사나운 바다와 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섬 그리고 자연과의 연결과 궁극적 용서에 관한 얘기로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인 ‘폭풍’(The Tempest)을 교도소 내 죄수들이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그린 기록영화. 연극에의 참여를 통한 인간 승리와 개인적 해방을 얘기한 영화로 창조적 과정과 함께 치유와 구제의 능력을 지닌 예술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켄터키주의 루서 러켓 교도소 남자죄수들로 구성된 셰익스피어 극단의 1년간에 걸친 연습과 최종적 공연을 카메라에 담았다. 흉악범들로 구성된 이 극단은 자기들의 삶과 그들이 저지른 범죄에 상응하는 역을 무대에서 연출한다. 성인용. 페어팩스(323-655-4010).

‘세번’ (Three Times)
★★★½

다른 시간속 동일 남녀‘3색 사랑’

굼벵이 기어가는 식으로 진행 속도가 느리기로 유명한 대만의 오퇴르 후 샤오-시엔 감독의 시간과 기억에 관한 3부작으로 주제는 모두 사랑이다. 세 시간대 속에서 같은 남녀 배우가 사랑의 뜻을 탐구하는데 배우들의 연기와 촬영이 아름답다. 후 감독의 영화 치곤 접근하기가 쉬운 편으로 첫번째와 두번째 얘기는 향수에 젖어 있다. 셋 중 첫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잘 만들었다.
첫번째 이야기는 ‘사랑의 시간’이란 제목을 가졌다. 1966년에 일어나는데 감독의 과거를 이야기한다.
한 작은 마을의 당구장에서 일하는 여자 메이(슈 키의 모습이 현혹적인데 그녀의 주위에서 과거의 그리움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른다)와 이 당구장을 찾아온 군인 청년 첸(챙 첸)의 이야기. 몇 년 후 군에 갔다 돌아온 첸이 당구장을 떠난 메이를 찾아 나선다. 촬영이 그윽하니 고운데 플래터즈가 부르는 ‘스모크 게츠 인 유어 아이즈’(Smoke Gets in Your Eyes)가 영화 분위기에 잘 맞는다.
두번째 얘기는 ‘자유의 시간’. 1911년의 고급 사창가. 예쁘게 단장한 창녀와 일본의 대만 강점 하에 독립운동을 하는 창녀의 연인의 이야기. 창녀의 해방에 대한 갈망이 대만 해방 내용에 그림자처럼 작용한다. 이 영화는 인터타이틀과 음악이 있는 무성영화로 찍었다. 전체적으로 색깔이 노란 갈색.
세번째 이야기는 ‘청춘의 시간’으로 셋 중 가장 염세적이다. 2005년의 대북. 간질병을 앓는 클럽 여가수 징과 그녀와 비연속적 관계를 갖는 사진사 첸의 사랑 이야기. 여기에 징과 동거하는 동성연인의 이야기가 개입된다. 성인용. 일부 극장.


‘내 팔자야’(Just My Luck)

뉴욕 홍보회사의 고급 간부 애슐리(린지 로핸)는 세계에서 가장 운 좋은 여자. 자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일이 없다. 애슐리는 맨해턴 다운타운서 열릴 음반업계 재벌 데이몬을 위한 가장무도회를 준비중. 이 무도회가 성공하면 애슐리의 출세 길은 탄탄대로.
제이크는 세상에서 가장 운 나쁜 청년으로 직업은 볼링장 화장실 청소부. 그의 꿈은 자기 록밴드의 음반 출반. 제이크는 데모 CD를 데이몬 손에 쥐어주려고 가장무도회에 잠입한다.
여기서 우연히 함께 춤을 추게 된 애슐리와 제이크는 서로 첫 눈에 반해 키스를 하는데 키스가 끝나자마자 둘의 운이 완전히 뒤바뀐다. 애슐리는 직업 여성으로서 내리막길을 달리게 되는가 하면 제이크는 데이몬의 목숨을 구해주면서 자기 꿈을 실현케 된다. PG-13. 전지역.

‘40정의 총’
(Forty Guns·1957)

검은 가죽옷을 입고 총을 좋아하는 강인한 여인역의 바바라 스탠윅의 살인적 매력이 넘쳐흐르는 이색적인 웨스턴. 툼스턴 테리토리의 대목장주 스탠윅은 법도 자기 마음대로 집행하는 서부의 독재자. 그녀 앞에 온건한 보안관(배리 설리반)이 나타나면서 목장주는 이 남자에게 애증의 념을 갖게 된다. 딘 재거, 존 에릭슨, 진 배리 공연의 멋있는 웨스턴.

‘대나무집’
(House of Bamboo·1955)
2차대전 직후 전직 GI들로 구성된 범죄조직이 판을 치는 도쿄에 이들을 잡으려고 수사관이 도착한다. 조직의 두목(로버트 라이언)은 이 젊은 수사관(로버트 스택)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나 수사관은 사망한 갱스터의 아름다운 일본인 미망인을 사랑한다. 마지막 높은 지붕 위에서의 총격전 장면이 멋있다.(사진) 둘 다 샘 풀러 감독. 13일 하오 6시30분 이집션(6712 할리웃 ) 동시상영.

‘와-와’(Wah-Wah) ★★★½

가족 붕괴와 식민지 통치의 종말

영국배우 리처드 E. 그랜트의 감독 데뷔작으로 그가 소년시설 부모와 함께 영국의 식민지였던 스와질랜드에서 보낸 삶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그린 자전적 드라메디. 연기와 경치가 내용이 모두 훌륭하다.
1969년 스와질랜드 독립 직전 11세난 랄프의 붕괴되어 가는 가족을 통해 영국의 식민지 통치의 종말을 반영하고 있다. 랄프의 어머니(미란다 리처드슨)가 정부 관리인 아버지(게이브리얼 번)의 친구와 간통을 저지르는 바람에 이 집안은 풍비박산이 난다. 부모는 이혼하고 랄프는 기숙사 학교로 보내진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은 아버지는 술독에 빠진다.
14세가 돼 집에 돌아온 랄프는 아버지가 미국 여자(에밀리 왓슨)와 재혼한 것을 발견한다. 영국사회의 위선을 비웃는 새 어머니에게 랄프는 처음에 저항감을 느끼나 차차 그녀의 솔직함과 인간성에 감동돼 둘은 모자의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아버지의 음주는 더 심해진다. R. 파빌리언(310-281-8223) 등.

‘친절한 금자씨’ ★★½

박찬욱 감독 복수 시리즈 최종편

새디스티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제3편 마지막 영화로 버켓으로 피를 담아 화면에 들이붓는 무모한 폭력영화. 피에 웃음을 섞은 다크 코미디다.
30대 초반의 금자(이영애)는 13년반만의 옥생활 끝에 출옥하면서 속죄와 복수를 시도한다. 우선 자기가 납치 살해한 소년의 집에 찾아가 속죄 표시로 식칼로 손가락을 자른다. 그 후 금자는 감옥동기들과 함께 복수를 준비하는데 금자의 복수 상대는 왕년의 자기 두목 백씨(최민식).
백씨는 유치원 선생인데 그는 유아납치 연쇄살인범. 금자는 백씨를 납치해 산속 집에 가둬놓은 뒤 그가 살해한 아이들의 부모를 소집한다. 이들이 온갖 흉기로 백씨를 계속해 찌르고 쑤시고 자른다. 성인용. 25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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