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칼럼 유니폼 예찬론

2006-05-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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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을 즐겨 입는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왜 그 옷을 즐겨 입느냐고, 심지어 옷이 그것 밖에 없느냐고 묻곤 한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성장시켜온 만큼 우리 회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회사 이름이 적혀 있는 옷이 좋다. 이 옷 속에는 내가 살아 있는 생명감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아침에 이 옷을 입으며 나는 나의 회사와 하나가 된다. 그리고 저녁에 이 옷을 벗으며 쉼의 시간으로 들어가고 활기찬 내일을 기약한다. 이것이 나의 삶의 방식이다.
예전에 한 목사님에게 내게 조심스럽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는 항상 해병 전우회원들이 요란하게 하고 다니는 모습이 못마땅했다고 한다. 늘 ‘폼생폼사’나 하지 대체 하는 일이 뭔가 싶어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하루는 자기 동네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10명 정도의 아이들을 모집해서 무전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말 그대로 돈 없이 5일을 여행하는 것이다. 코스는 전라도 전역을 도는 것이다.
진도에서는 주민들이 노인정을 내주어서 하룻밤 잘 자고 마을 청소를 하고 나왔고 그 다음날은 교회 건축을 도와주고 교회에서 자고 먹고 했다. 이렇게 며칠을 여행하고 마지막 날 전주에 ‘입성’했다. 하지만 잘 곳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걷고 또 걷고, 창고를 하나 발견했는데 수위 아저씨에게 쫓겨났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밤 10시가 넘도록 잘 곳이 없어서 걷고 걸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지치고 날씨는 춥고 이거 큰일이다 싶어서 가슴을 조리는데 멀리 해병전우회 컨테이너가 있어서 무작정 찾아가 부탁했다. 당직을 서는 분이 난로 옆에서 신문을 보고 있기에 아이들이 상황을 설명했다. 우리는 충청북도에서 온 어린이들인데 무전여행 중이라고, 그래서 여기서 대충 밤을 보내고 갈 수 없냐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단호히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절망이었다. 너희들은 어리니까 여기는 불편해서 안된다며 여관에 방을 잡아 줄 터이니 거기서 자라는 것이다. 정말 돈이 없었기에 너무 고마웠다. 그런대 여관을 잡는데 하나를 잡아 줄 주 알았는데 여자는 따로 자야 한다고 하시면서 두개를 잡아주고 그 다음날 아침식사까지 사주시는 것이 아닌가? 이 분이 자기는 그때부터 해병전우회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기가 소속된 곳을 명예롭게 생각하는 사람, 자기가 복무한 해병대를 사랑해서 명찰과 모자와 그 옷을 입고 있기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그 유니폼에 먹칠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니폼을 즐겨 입는 자는,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적어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난 사업을 하는 처음부터 유니폼을 좋아 했고 이 옷을 입고 많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얼굴 있는 광고를 하면서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이름에 맞지 않은 말을 했을 수도 있고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었다.
행동도 잘 못한 것이 많이 있을 수도 있다. 난 내 마음대로 행동하고 말을 했을 수도 있지만 내 옷에 쓰여 있는 것에 대해, 내 얼굴에 대해 최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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