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이전트 통하지 않고 소유주가 주택 직접 판매

2006-05-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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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격 16% 덜 받고
소요기간 17% 더 걸려

중간가격 기준 3만2,000달러 차이
수수료 5~6% 아끼려다 되레 손해

‘5~6% 아끼기 위해 16% 손해 본다’
부동산 관련 인터넷의 활성화와 주택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해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직접 집을 파는 주택 소유주(FSOB: For sale by Owners)들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의 셀러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주목을 끌고 있다.
전미부동산협회(NAR)가 전국적으로 매매가 성사된 7,813건의 주택 기록을 조사하고 바이어와 셀러를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에이전트를 통해 판매된 주택의 중간가는 23만달러였으나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소유주가 직접 판매한 주택의 중간가는 19만8,200달러로 집계됐다. 판매가는 3만2,000달러나 차이가 났으며 에이전트를 통해 팔린 주택에 비해 16%나 적은 액수다.
또 일반 에이전트보다 적은 커미션을 받거나 일정 액수를 받고 직접 주택을 파는 소유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www.ForSaleByOwner.com’ 등의 인터넷 주택 판매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에도 큰 혜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텍사스 주립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주택 판매 서비스를 통해 주택을 판매한 경우 일반 에이전트를 통한 주택보다 약 1.7% 낮은 가격에 팔렸으며 매매에 소요된 기간은 무려 17.1%나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같이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직접 주택을 판매하는 소유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마케팅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전트를 통할 경우 훨씬 많은 바이어들에게 주택을 홍보할 수 있게돼 판매가와 판매기간 면에서 아직은 경쟁이 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이전트간의 광범위한 인적 네트웍과 오픈 하우스 행사 등 각종 마케팅 전략을 일반 주택 소유주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또 주택 관련 조회가 가장 많은 인기 웹사이트의 대다수를 부동산 회사와 협회가 통제하고 있는 것도 큰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부동산 접속 1위 사이트인 ‘www. Realtors.com’의 경우 NAR 사이트이며 두 번째로 접속이 많은 ‘MLS’(Multiple Listing Service) 사이트 역시 해당 지역 에이전트와 브로커가 통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또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 판매를 시도하는 셀러가 범하기 쉬운 가장 큰 문제는 비현실적인 리스팅 가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에이전트의 경우 인근 지역 판매가격과 리스팅 가격 등을 조사할 수 있는 등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 자료를 활용할 수 있으나 주택 소유주는 이같은 정보를 접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현실과 떨어진 리스팅 가격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직접 집을 팔 경우 부동산 매매에 필요한 각종 서류와 법규를 잘 인식하지 못해 불필요한 불이익을 당할 확률도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조환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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