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이전트 일기

2006-04-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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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일기

정학정

최대의 실수
공업용 건물을 매각하겠다는 문의가 왔다.
공업용 건물의 경우 요즘 매물이 적은데다 그 만한 건물은 흔하지 않았다.
6개월 내 팔았으면 좋겠다는 건물주의 말을 듣고 매매가를 분석해보니 스퀘어피트 당 110- 120달러. 공업용 건물은 스퀘어피트당으로 건물가를 환산한다. 건물주가 원하는 기간내 매각하려면 적당한 가격에 리스팅을 내놔야하는 것은 필수. 가격이 높으면 오랜 기간 임자가 나서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우리 팀은 건물주에게 125달러까지 리스팅을 내놓겠다는 견해를 전했다. 리스팅 가격을 130달러 이상으로 하면 6개월내 팔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건물주는 자신이 이미 130달러에 오퍼를 받은 상태라며 150달러에 리스팅 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130달러의 오퍼가 실제라면 그 바이어에게 매각하라고 강력히 권유했다. 가끔은 투자그룹들이 높은 가격을 설정하고 협상하면서 가격을 깎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150달러라는 리스팅은 사실 현실성이 없었다.
물론 우리팀도 150달러에 리스팅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팔 수 없는 가격이라는 분석이 나왔는데 리스팅을 받는 것은 셀러와 에이전트 자신들에게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에서 가장 큰 실수는 시장 가격보다 훨씬 높게 리스팅을 받는 것일 게다. 소위 말하는 ‘오버 프라이스드’(over-priced) 리스팅은 어느 에이전트든지 물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리스팅을 받는다는 것은 커미션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어떤 에이전트들은 어떤 가격에 어느 조건으로든 리스팅을 받으려고 한다. 일단 받아서 마켓에 내놓았다가 셀러를 구워삶든 설득해 가격을 조정하려는 것이다. 셀러와 에이전트 스스로가 리스팅 가격이 시장가 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안다고 해도 에이전트가 그 가격에 리스팅을 받으면 셀러는 그 가격에 팔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에이전트가 그 가격에 팔리지 않을 것을 확실히 알면서도 그 가격에 리스팅을 받는 다는 것은 어쩌면 셀러를 속이고,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흔히 셀러들은 리스팅 가격 이상으로는 매매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하여 어떡하든지 높은 가격에 리스팅을 내놓고 시장을 관측하려고 한다. 리스팅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고정 관념이다. 가격이 적절하고 건물이 좋으면 복수 오퍼가 들어와서 가격 경쟁이 시작되므로 리스팅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
한번은 180만 달러에 리스팅이 나온 건물에 10개의 오퍼가 들어왔다. 그 중에 하나가 내 손님이 넣은 오퍼였다. 그 손님이 결국 그 창고 건물을 구입했는데 가격은 230만 달러였다. 리스팅 가격보다 50만 달러를 더 주고 구입했지만 이 손님은 만족했다. 여러 건물을 보는 동안 이 건물이 이 정도의 가치가 된다고 확신을 했기 때문이다.
마켓 가격보다 엄청나게 높이 리스팅을 내놓는다면 아무도 그 건물에 오퍼를 넣지 않을 것이고 에이전트들은 바이어들이 다른 건물과 비교하도록 그 건물을 보여줄 것이다. 결국 오버 프라이스 건물을 다른 건물이 매매되는데 이용되는 것이다. 적절한 가격에 리스팅을 받는 것이 셀러에게 최대의 이익을 주는 것이다.
(213) 534-3243
www.charlesdu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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