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젊음과 열정의 사막축제 코우첼라 밸리 페스티벌 37년전 그 감동 재현

2006-04-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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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출범, 올해로 7회째
4월29~30일 이틀동안 열려

펑크록에 뉴에이지 접목된
얼터너티브 뮤직이 주류

‘이시대 최고의 콘서트’… 출연 원하는 가수-구경꾼 줄이어
년, 175에이커에 달하는 거대한 폴로 경기장에 무대와 대형 텐트를 설치하고 얼터너티브 유러피안 록 콘서트를 선두로 출발한 이래 올해로 7회를 맞는 이 행사는 전형적인 대중 음악계의 흐름에서 벗어난 개성 있는 장르를 다양하게 접하는 기회이고, 연 이틀간 외부 세계와 차단된 특별한 공간에서 마음껏 젊음을 발산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
2만명 관객이 모인 첫 해부터 디자이너 진과 보헤미안 스타일의 자유분방한 20~30대 신히피족이 주를 이루었고, 음악도 전통적인 록이나 R & B와 현저히 구분되는 뉴에이지 얼터너티브 스타일로 일관되어, 21세기 우드스탁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곳에서 공연한 대다수의 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은 80년대 펑크록에서 출발하여 언더그라운드를 중심으로 뉴에이지와 접목된 얼터너티브 음악(Alternative Music)이었으며, 그런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다음해인 2000년 공연이 무산되고, 2001년 제 2회 페스티벌이 개최되었을 때 ‘코우첼라’는 더 이상 미서부 지역에 국한된 이름이 아니었다. 롤링스톤 매거진에서 ‘이 시대 최고의 콘서트 페스티벌’로 극찬할 만큼 지명도가 높아지고, 영국과 유럽에서부터 출연을 원하는 가수와 구경꾼이 줄을 이었다.
2004년에는 무려 16만명이 쟈슈아 트리 국립공원(Joshua Tree National Park) 서쪽에 위치한 페스티벌 장소를 완전히 뒤덮었다. 폴로 경기장 안팎으로 잔디 깔린 곳마다 사막의 밤을 마다 않는 캠프객들이 진을 쳤고, 오전 11시 행사장 문이 열리기 무섭게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음악팬들이 100도를 넘나드는 더위에도 식지 않는 열정으로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5-6시간에 걸쳐 쉼없는 콘서트와 영화 상영, 미술 전시 등을 경험하고, 늦은 오후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석양을 수만명의 사람이 함께 바라본다는 것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의 경지를 이미 넘어선 것. 미국 사회가 심한 열병과 과도기를 겪었던 우드스탁 시절의 이념과 철학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사회로부터 스스로 소외된다고 느끼는 젊은이들이 음악과 예술이라는 매체로 결속되어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루었던 그 감동은 코우첼라 밸리에 아직까지 남아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사막에 밤이 오면, 코우첼라 밸리 페스티벌은 다시 한번 새 생명을 받은 듯 활기를 띠며 살아난다. 뉴올리언스의 마디그라를 방불케 하는 무절제하리 만큼 혼란스러운 축제 분위기. 화려한 조명과 함성이 바로 옆 사람의 말소리조차 알아들을 수 없도록 관중들을 뒤흔들어 놓고, 젊은이들은 음악과 분위기에 취해 어둠이 무색해질 때까지 온 몸으로 자신의 영혼을 털어놓는다.
마디그라에 한번 가본 사람은 그 열기를 평생 잊지 못한다고 하는데, 코우첼라 밸리 페스티벌도 한번 참석해 본 사람은 다음해, 또 그 다음해 그 곳을 찾게 되며, 음악이나 예술에 특별한 관심이 있지 않아도 친구들과 어울려 주말동안 야외 파티를 벌인다는 기분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계기로 알려져 있다.
올해 행사의 하일라이트는 뉴 로맨틱 스타일 영국 밴드 디페쉬 모드(Depeche Mode)와 팝뮤직의 상징인 마도나(Madonna).
디페쉬 모드는 80년대 뉴웨이브 밴드 중 드물게 아직까지 건재한 그룹으로서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90년대에 접어들어 테크노 및 하우스 뮤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2000년대까지도 꾸준히 신선한 매력으로 팬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실력 있는 밴드. 코우첼라 밸리 페스티벌과는 얼터너티브 뮤직이라는 맥락에서 잘 맞기 때문에 대단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마도나는 5월 LA에서 출발하는 새 앨범 컨페션스(Confessions) 순회공연에 앞서, 21년만에 처음으로 뮤직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게 된다. 일요일인 30일, 공연 텐트 중 하나인 댄스 텐트(Dance Tent)에서 인기곡과 신곡을 다수 부르게 될 예정이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개념의 자유, 평화, 평등을 누리겠다던 60년대 젊은이들의 음악 혁명 우드스탁(Woodstock) 페스티벌 이후 37년. 그 시절의 감동과 이념, 그리고 철학을 재현하려는 의도로 시작된 코우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은 2000년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혼란과 방황, 기쁨과 희열, 그리고 꿈과 사랑을 음악, 영화, 미술을 통해 표출하려는 시도이고, 자신들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화려한 축제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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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첼라 밸리 페스티벌은 최고 16만명까지 관객을 동원한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올해는 안전 유지를 위해 정원이 8만명으로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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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코우첼라 밸리 페스티벌에는 무려 80여개의 밴드가 등장하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라이브로 공연한다.

영국 밴드 디페쉬 모드·마도나 출연 하이라이트
이외에도 이번 이벤트에는 80여개의 쟁쟁한 밴드가 등장하는데, 주요 그룹은 다음과 같다.
쪾인디록(Indie Rock), 혹은 포스트 펑크(Post Punk) 밴드로 불리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프란즈 페르디난드’(Franz Ferdinand)
쪾프랑스 하우스 뮤직(House Music)의 대표 듀오 ‘대프트 펑크’(Daft Punk)
쪾프리폼 재즈(Freeform Jazz)부터 아카펠라까지 섭렵하는 뉴욕 보컬 밴드 ‘TV 온 더 라디오’(TV on the Radio)
쪾헤드 뱅잉으로 유명한 로스앤젤리스 출신 프로그레시브 메탈(Progressive Metal) 밴드 ‘툴’(Tool)
쪾얼터너티브 인디록 그룹 ‘머디스트 마우스’(Modest Mouse)
쪾뉴욕 게이클럽에서 시작되어 멤버 다섯 중 네 명이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이름과 의상 및 무대 매너로 활동하는 글램록(Glam Rock) 밴드 ‘시저 시스터스’(Scissor Sisters)
쪾재즈, 힙합, 얼터너티브를 오가는 영국 밴드 ‘매시브 어택크’(Massive Attack)
쪾헤비록과 펑크를 접목하여 신세대 고함소리를 만들어 내는 ‘예아 예아 예아스’(Yeah Yeah Yeahs)
쪾포스트 펑크, 인디록, 아트록(Art Rock) 스타일의 영국 밴드 ‘블록 파티’(Bloc Party)

콘서트는 중앙의 대형 무대와 소형 텐트들에서 분산되어 진행되며, 이와 동시에 그동안 있었던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를 모은 2시간짜리 필름이 상영되고, 다수의 설치미술 및 현대미술 작품이 소개된다. 또한 행사장 곳곳에 다양한 부스가 설치되어 기념품 및 가수들의 앨범 판매, 그리고 일부 출연진의 팬 사인회가 계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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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우드스탁(Woodstock) 페스티벌을 연상케 하는 히피 분위기의 관중들이 무대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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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특별손님으로는 페스티벌 공연 경력이 전무한 마도나가 이틀째인 30일, 댄스 텐트에서 관중들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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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에는 라이브 콘서트 이외에도 다양한 설치미술과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된다.

▲일시: 4월 29일, 30일
▲장소: 엠파이어 폴로 필드(Empire Polo Field, 81-800 Ave. 51, Indio, CA 92201)
▲티켓: 1일 입장시 85달러, 2일 입장시 165달러(5세 이하는 무료이며,
현장 구입시 1일 티켓이 90달러. 이틀 티켓은 현장에서 판매하지 않음)
▲캠프사이트: 18세 이상 3일간 1인당 35달러
▲문의: www.coachella.com, 800-977-9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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