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언덕들은 보고 있다’

2006-03-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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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lls Have Eyes)

핵실험 기형 인간들의 인간 습격
갈데까지 간 잔혹 공포물

잔인하고 끔찍하고 가학적인 것의 갈 데까지 간 잔혹 공포물로 욕지기가 날 정도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유혈폭력과 살육이 자행돼야 하는지 의문이다.
아마도 자극을 좋아하는 10대 때문인 것 같은데 그들의 정신과 마음 건강에도 백해무익할 영화다. 인육과 죽은 개의 고기를 뜯어먹으며 살인을 자행하는 변종인간들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보시도록.
이 영화는 컬트영화가 된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동명영화(1977)의 리메이크로 이 영화에 비하면 원작은 분위기로 겁주는 기품마저 있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역시 끔찍하고 잔인하고 피가 튀는 프랑스 영화 ‘하이 텐션’의 감독 알렉상드르 아자의 미국 데뷔작.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소심한 평화주의자도 당하면 살인자가 된다는 소리를 하는 셈인데 주인공들이 돌연변이 공격자들을 살육하는 것이 마치 부시가 이라크를 까부수는 것을 연상시킨다.
첫 장면은 뉴멕시코의 핵실험장에서 방사능 검출작업을 하던 사람들이 정체불명의 인간들로부터 살해당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인간들이 곡괭이로 검출 요원들을 찍어 공중으로 내동댕이치는 것이 마치 고깃덩어리를 찍어 던지는 것 같다.
이어 총 좋아하는 공화당원으로 전직 형사인 밥이 아내와 사위 덕과 큰 딸 린 그리고 이들의 갓난아기 캐서린 및 두 10대 남매 바비와 브렌다와 함께 캠퍼를 몰고 뉴멕시코의 광야 한복판의 주유소에 정차하면서 얘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들 가족은 주유소를 경영하는 기분 나쁜 모습의 남자가 알려준 샛길로 목적지인 샌디에고를 향해 가다가 누군가 설치해 놓은 스파이크에 타이어가 찢겨 펑크가 나면서 언덕들이 에워싼 광야 한복판에 갇히게 된다.
여기서부터 핵실험에 의해 기형 인간들이 된 인육을 먹는 흉측한 모양의 살인마들이 밥의 가족을 공격하면서 피가 튀고 비명소리가 하늘을 찢는다. 과연 이 살육의 마당에서 누가 살아남을까. 쓰레기 같은 영화다.
R. 차이니스, 선셋5(323-848-3500), 유니버설 시네마(800-FANDANGO #707), 센추리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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