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가주 유명 식물원·정원 봄맞이 축제

2006-03-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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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유명 식물원·정원 봄맞이 축제

데스칸소 가든 등 남가주 여러 지역의 식물원들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면서 봄맞이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봄이 오자 꽃도 피고

봄을 맞는 새싹과 봄꽃들에게는 충분한 비가 가장 좋은 양식이다. 지난 주 남가주는 올 겨울 시즌 최고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오랜 가뭄 끝에 풍족한 겨울비가 내린 남가주의 여러 식물원들은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면서 봄맞이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이맘때면 각 지역 가든과 정원에서는 각가지 봄맞이 행사를 시작하데 조류 관찰, 수채화 그리기 등 그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LA 한인타운에서 비교적 가까운 데스칸소 가든에서는 지난 2월 동백 축제에 이어 3월 중순부터 5월말까지 대형 스프링 페스티벌이 열린다. 남가주에서 정원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헌팅턴 라이브러리에서는 봄철을 맞아 무료 가든 투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LA카운티 식물원 역시 수채화 교실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봄맞이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식물들이 기지개를 키면서 1년중 가장 아름다운 때를 맞고 있는 데스칸소 가든, LA카운티 식물원 등 남가주 유명 정원으로 가족들과 봄나들이를 떠나본다.


화사한 봄햇살... 꽃들의 ‘웃음소리’


◆데스칸소 가든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동백나무 10여만그루로 더욱 유명한 라카냐다 데스칸소 가든(Descanso Garden). LA 카운티 소유 정원으로 산책로와 꽃길이 잘 정돈되어 가족 동반으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시민의 휴식공간이다.
지난 주 방문한 가든은 오랜만에 내린 비로 산책로에 물기가 촉촉하게 스며들어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봄기운을 가득 느끼기에는 조금 이르지 않을까 마음 졸였던 건 기우였음이 곧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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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우아함을 한껏 드러내고 있는 데스칸소 가든의 목련.

자두나무의 가지에는 잎새도 없이 꽃망울이 피기 시작했으며 짙은 자색의 목련은 그 우아함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평화의 등불’을 상징하면서 등장했던 칼라 릴리가 섹시하다는 표현이 적당하리만큼 길다란 흰색의 꽃으로 정원을 치장하고 있으며 앉은뱅이 팬지꽃도 수줍은 봉우리를 터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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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 팬지와 화려한 튤립으로 치장되어 있는 데스칸소 가든의 프로머너드 정원.

게티센터 고흐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아이리스의 보라색 꽃망울들이 오후 햇살을 듬뿍 받고 있는 가운데 4월이 오면 프로머너드를 찬란하게 장식하는 튤립도 벌써부터 새싹을 돋고 있다.
남가주에서 가장 화려한 봄꽃 축제(Spring Festival of Flowers)가 열리는 이 곳에서는 축제기간에 온갖 꽃들이 소개되는데 이중 가장 단연 돋보이는 것이 바로 튤립이다.
데스칸소 가든의 아이보리 이카노미 홍보관은 “올해는 가든 사상 최고인 75종의 2만2,000송이의 튤립을 심어 지고 있다”며 “3월 중순부터 꽃이 피어나, 3월말부터 4월초에는 튤립의 개화가 절정에 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카노미 홍보관은 “튤립은 꽃이 피는 기간이 단 2~3주로 매우 짧다”며 봄꽃 축제를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가든의 봄꽃 축제는 5월22일까지 계속된다.
데스칸소 가든의 또 다른 봄꽃 구경은 바로 동백꽃이다. 가든의 전 주인이었던 LA 데일리 뉴스의 발행인 맨체스터 바디 일가가 ‘휴식 목장’으로 사용하면서 떡갈나무로 뒤덮였던 언덕바지에 동백꽃 정원을 조성하면서 이 곳의 동백나무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2월이면 피기 시작하는 동백꽃들은 현재 끝 무렵의 마지막 자태를 마음껏 자랑하고 있는데 여자들 입술 연지만큼 다양한 붉은 색의 탐스런 꽃들이 흐드러지도록 피어 있다.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장미꽃 외에 전 미주 장미꽃 품평회에서 입상한 품종이 매년 추가되어 현재 약 9,000그루의 장미꽃이 4월말부터 10월까지 아름다움을 다투는 로즈가든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봄꽃 축제와 때를 맞춰 각종 품평회와 설명회 그리고 세미나가 열린다. 오는 25일과 26일에는 정원수를 다듬는 방법을 소개하는 클래스가 열리고 어린이들이 정원수를 직접 다듬을 수 있는 디스커버리 테이블이 가든 내에 설치된다. 역시 어린이들을 위해 미니 기차가 매 주말 운행되고 있는데 요금은 2달러.
꽃구경을 하다가 지치면 일본 정원에 차려진 아담한 찻집에 들러 연못 속의 잉어 떼를 들여다보면 쉬엄쉬엄 차 맛을 음미해 보는 것도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멋이다.
또한 전 주인 바디 부처가 거처하던 언덕 위의 저택에서는 연중 미술전시회가 열린다. 현재는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수채화가들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메인 게이트에 있는 밴드켐프 홀은 비영리단체인 데스칸소 가든 길드가 1982년에 지어 카운티에 기증한 동양풍의 건물로 교실과 전시장 선물점 등을 갖췄으며 연중 각종 전시회와 행사가 개최된다.
160에이커에 달하는 가든을 자세히 돌아보기 위해서는 트램(tram) 투어를 이용하면 좋다. 트램 투어는 화~금요일 오후 1, 2, 3시에, 토·일 주말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차를 타고 정원을 답습한다. 요금은 1인당 3달러.
데스칸소 가든에는 이밖에도 남가주 산악지대의 낮은 사면과 능선을 뒤덮은 떡갈나무의 생태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학습용 코스인 샤파럴 네이처 트레일, 새들의 생태를 관측하는 버드 옵서베이션 스테이션, 결혼식을 비롯해 각종 행사가 열리는 파빌리언,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인공폭포 페더폴스 등이 있다.
개장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이며 입장료는 성인 7달러, 노인과 학생은 5달러, 어린이(5~12세) 2달러, 5세 미만은 무료.
주소:1418 Descanso Dr. La Canada.
문의:(818)952-4401, www.descans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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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원이 아름다운 헌팅턴 라이브러리.

◆헌팅턴 라이브러리
헌팅턴 라이브러리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귀중한 역사적 자료와 미술품보다는 넓게 자리잡은 식물원 때문일 것이다. 150에이커의 식물원과 정원은 팜 가든, 로즈 가든, 셰익스피어 가든, 젠 가든, 데저트 가든, 재패니스 가든 등 모두 15개 주제별로 나눠져 있다. 봄을 맞아 가든에는 벚꽃과 동백꽃이 한창이며 진달래도 분홍색의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데저트 가든에는 세계 각국의 희귀한 선인장들이 수천종 전시되어 있으며 재패니스 가든에는 일본식 전통 가옥과 붉은 색의 목조 다리, 잉어가 노니는 연못이 운치를 더해 준다. 젠 가든에는 바위에서 자라는 난 등 희귀한 식물들이 눈길을 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로즈 가든의 장미 숲이 아직 때가 일러 꽃들이 봉우리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식물원을 도는데 필요한 시간은 대략 2~3시간. 봄철을 맞아 오후 1시부터 가든을 소개하는 무료 투어가 시작됐다. 비지터 센터에서는 슬라이드 쇼도 매시간 방영된다. 도서관 안내 책자는 영어, 일본어 외에도 한국어로 발간되어 있어 한인 관람객들에게 친근감을 더한다.
개장은 화~금요일 정오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토·일요일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개장하며 월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성인 15달러, 노인 12달러, 학생 10달러(12~18세) 10세 미만은 무료.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샌개브리엘에서 내려 4~5마일 가다가 캘리포니아를 만나 우회전, 앨런에서 우회전해 직진하면 정문이 보인다. 주소 1511 Oxford Rd. San Marino.
문의:(626)405-2215, www.huntingt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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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새가 자유롭게 정원을 거닐면서 따뜻한 봄 햇살을 즐기고 있는 LA 식물원.

◆LA 카운티 식물원
명실공히 LA를 대표하는 정원으로 광산업으로 거부가 된 러키 볼드윈의 저택이었던 곳이다. TV 시리즈 ‘타잔’ 등이 촬영됐던 곳으로 현재 복숭아, 살구, 벚나무 등의 꽃망울들이 막 벌어지고 있다. 화단마다 팬지, 베고니아, 아이리스, 파피 등 갖가지 봄꽃들이 만발하고 그 사이를 돌아다니며 고운 깃털을 활짝 펴대는 공작새들이 볼만하다.
이 곳에서 현재 여러 가지 봄맞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 중 하나가 3~4월 매 주말 방문객들을 상대로 열리고 있는 수채화(water color) 교실. 가든의 아름다운 모습을 수채화로 옮기는데 꽃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각종 테크닉을 배우게 된다.
오는 25일 오후 3시에는 유명한 영국의 가든 전문가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가든을 방문해 관객들과 봄철 꽃 관리에 대한 세미나를 연다. 로이드는 가든에 관련된 수많은 서적을 출판했는데 그의 책은 매년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오르고 있다. 세미나 입장료는 35달러이다.
이밖에 식물원에서는 봄철에 생산되는 허브를 이용한 요리 강연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동백꽃에 대한 설명회도 매 주말 열고 있다. 식물원은 매일 오전 9시~오후 4시30분에 개장하며 입장료는 성인 7달러, 어린이(5~12세) 2.50달러. 트램 투어 요금은 3달러.
가는 길 2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볼드윈(Baldwin Ave.)에서 내려서 우회전하면 식물원에 도착하게 된다.
주소:301 N Baldwin Ave. Arcadia.
문의:(626)821-3222, www.arboretum.org


남가주 기타 식물원 및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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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러튼시와 칼스테이트 풀러튼 대학이 운영하는 풀러튼 식물원.

△풀러튼 식물원
풀러튼시와 칼스테이트 풀러튼 대학이 운영하는 이 곳에는 3월 들어 담황색의 수선화와 나팔 수선이 한창이다. 26에이커의 비교적 작은 규모의 식물원이지만 희귀한 과일나무와 꽃나무들이 정원을 가득히 메우고 있다.
식물원 가운데는 이 지역 지주였던 클라크 박사가 거주하던 빅토리아풍의 저택(heritage house)이 있으며 이 저택은 일요일 오후 2~4시에 일반에게 공개되어 19세기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
매일 오전 8~오후 4시45분에 개장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주소: 1900 Associate Rd. Fullerton. 문의: (714)278-3579, www.arboretum.fullerton.edu

△글렌데일 브랜드팍
신랑신부들이 결혼기념 사진을 찍는 곳으로 유명하다. LA 한인타운에서 가까우며 3~4월이면 진달래꽃이 만발한다. 입장은 무료.
주소: 1601 W. Mountain, Glendale.

△랜초 샌타애나 식물원
포모나의 클레어몬트 대학에서 관리하는 식물원으로 샌타애나 강이 시작되는 샌개브리엘산 아래 있다. 86에이커에 달하는 식물원에는 캘리포니아 토착식물들이 많은데 3월부터 5월까지는 야생화들이 볼만하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장하며 입장료는 무료.
주소: 1500 N College Ave. Claremont. 문의: (909)625-8767, www.rsabg.org

△오컷 랜치 식물센터
밸리 웨스트힐 지역에 있는 식물센터로 데이턴 크릭(Dayton Creek) 옆으로 있는 가든이다. 700세가 된 오크나무가 있으며 로즈 가든, 대나무 숲, 식물 미로 등이 유명하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장하며 입장료는 무료.
주소: 23600 Roscoe Bl. West Hills. 문의: (818)346-7449, www.laparks.com

△UC어바인 식물원
각종 알로아 선인장들이 있는 이 곳은 나비 가든이 유명하다. 난초와 야생화 쇼가 3월부터 시작된다.
UC어바인 교정 내 캠퍼스 드라이브와 잼보리 로드가 만나는 곳에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문의: (949)824-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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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사우스코스트 가든.

△팔로스버디스 사우스코스트 가든
세계 각국의 희귀한 식물들이 87에이커의 가든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어린이 가든이 있으며 연못, 그리고 식용 약초 밭들을 견학할 수 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장하며 입장료는 성인 5달러, 어린이 1달러. 주소: 26300 Crenshaw Bl. 문의: (310)544-6815.


글 백두현·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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