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웃는 사람과 함께 웃는 일

2006-02-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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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부동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 역시 매월 세일 실적이 가장 우수한 에이전트를 발표한다. 열심히 일한 사람을 축하하는 한편 다른 에이전트들에게는 자극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세일즈는 철저히 실적으로 평가된다. 지식, 경험 등이 참고가 되겠지만 결국 누가 얼마나 팔았느냐가 평가의 기준이다. 이 경쟁의 원리는 비단 세일즈에만 적용이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경쟁을 부추기고 승자를 축하한다. 경쟁이 있기에 향상이 있다고 많은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우승자를 축하해주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닌 것 같다. 콜로라도에 있는 큰 부동산 회사는 실적 순위를 발표하지 않는다. 1등을 한 한 사람을 발표함으로서 다른 천명이 넘는 에이전트들에게 시기심을 갖게 하고 싶지 않다는 회사 논리이다. 위의 회사 방침에서 엿본 인간의 본성은 시기심을 갖는 것이다.
최근 유정옥씨가 쓴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는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목사 사모로 사회에서 소외받고, 병든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자신의 어려움같이 품고 살아온 이야기이다. 제목같이 울고 있는 사람들과 같이 울어준 이야기이다. 모든 수필들이 마음에 와 닿았지만 ‘웃고 있는 사람과 같이 웃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제목의 수필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신학 대학에 다니는 두 아들이 같이 설교 경연대회에 참가했다. 이 경연의 우승을 한 사람에게는 장학금과 상품이 주어질 뿐만 아니라 목회 사역을 하는데 가장 좋은 경력으로 인정받는 좋은 기회가 된다. 두 아들 다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하였는데, 큰 아들은 예선에서 떨어졌다. 예선에 붙은 작은 아들을 위해 큰 아들은 자신에게 할 수 있는 것 보다 더 큰 정성으로 작은 아들을 도와준다. 작은 아들이 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전화로 전하는 큰 아들은 자신이 우승을 한 것 보다 더 기뻐하였다. 작은 아들이 우승을 했다는 사실보다 큰 아들이 동생의 우승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을 보고 유씨는 더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유씨는 이 책에서 우는 사람과 함께 우는 것보다 즐거워하는 사람과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고백한다. 다른 사람의 행복이 나의 실패를 더 비참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부유가 나의 가난을 더 곤핍하게 하기 때문이다. 웃고 있는 사람과 같이 웃을 수 있는 사랑이 가장 힘든 사랑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큰 소매 체인에 상품을 공급하는 손님이 그 체인과 더 큰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그 계약이 체결되면 지금 사용하고 있는 건물을 리스 또는 매매를 하고 더 큰 건물로 가야한다. 거의 매주 전화를 드려서 그 계약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본다. 그 계약이 되면 우리 팀이 그 건물의 리스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남이 잘 되면 나도 잘 되는 것이 세상사가 아닐까 한다. 우리 팀이 리스팅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손님이 주류 시장에 한인으로서 큰 역할을 할 상상을 하면 기쁨이 넘친다. 이제 한인 기업들이 주류 사회에 들어가서 같이 커야한다. 경쟁사이라 할지라도 서로 격려하고 축하해 주면 그 축하가 지금 당장 나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 것이 자신에게 돌아와서 자신이 축하해 준 사람들이 자신을 축하해 줄 날이 올 것이다. 웃는 사람과 같이 웃어보자. 나 자신이 행복해 질 것이다.

정학정
<상업용 전문 Charles Dunn Co.>
(213) 534-3243
www.charlesdu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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